정비업계에 부는 신탁 바람…왜?

등록 2023.06.18 06:00:00 수정 2023.06.18 06:00:05

[FETV=김진태 기자] 아파트 재개발·재건축 방식을 두고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기존 조합 방식에서 신탁 방식으로 바뀌는 것인데 가장 큰 원인은 공사비 갈등인 것으로 분석된다. 

 

18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 지역에서 재개발·재건축 단지에서 신탁 방식의 도시정비사업 협약을 체결하는 곳이 늘어나고 있다. 실제로 최근 한달 간 서울 지역에서 예비신탁사를 선정하거나 신탁 방식으로 재개발·재건축을 진행하는 곳은 10곳이 넘은 것으로 집계됐다.

 

최근 재개발·재건축 사업에서 잇따라 신탁 방식으로 진행되는 것은 원자재 가격 인상에 따른 공사비 갈등이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된다. 원자재 가격이 올라 기존 수주한 금액으로 공사하면 손해가 발생한다. 이에 시공사는 공사비 인상을 요구하지만 조합 측은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갈등이 생긴다.

 

문제는 이로 인해 재개발·재건축 일정이 늦춰진다는 점이다. 사업 진행이 더딜수록 대출금에 대한 이자 비용은 늘어나고 이는 조합원에게 부담으로 작용한다. 이에 공사비 갈등이 발생할 소지가 적은 신탁 방식의 재개발·재건축을 선호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작년 말 기준 전체 부동산시탁 수탁고 규모는 460조원이다. 이 중 부동산 전업신탁사의 수탁고 규모는 392조원에 달한다. 전년 말(342조원)과 비교하면 14.5% 증가했다. 이 기간 전체 신탁사의 총 수탁고는 4.9% 늘어난 데 스쳤다. 부동산 전업신탁사의 수탁고 증가세가 눈에 띄는 이유다. 

 

서울 중심부에 위치한 여의도와 목동 등 주요 재건축 단지가 신탁방식을 선택한 것도 위와 같은 이유에서다. 최고 70층 높이의 아파트 재건축이 가능해진 여의도에선 시범아파트와 광장·수정아파트가 한국자산신탁을 사업시행자로 선정했다. 삼익아파트는 재건축 시행자에 한국토지신탁을, 은하아파트 재건축위원회는 하나자산신탁을 재건축사업 예비신탁사로 선정했다. 

 

올해 초 안전진단을 통과해 재건축에 속도를 내는 목동재건축 단지도 신탁 방식을 선택했다. 양천구 신정동에 있는 목동 14단지아파트 재건축 추진위원회는 KB부동산신탁과 손을 잡고 신탁 방식으로 사업을 추진한다. 또 목동 9단지는 한국자산신탁을 재건축사업 예비신탁사러 정했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신탁방식으로 재개발·재건축 사업을 진행하는 곳이 증가하는 추세"라며 "조합 방식과 비교해 이익은 줄어들지만 공사비 갈등에 대한 우려가 적고 사업속도가 빠른 만큼 조합원들의 선호도가 늘어나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김진태 기자 kongmyung11@fetv.co.kr
Copyright @FETV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PC버전으로 보기

제호: FETV | 법인명: ㈜뉴스컴퍼니 | 등록및발행일: 2011.03.22 | 등록번호: 서울,아01559 | 발행인·편집인: 김대종 | 주소: 서울특별시 마포구 월드컵북로 59 레이즈빌딩 5층 | 전화: 02-2070-8316 | 팩스: 02-2070-8318 Copyright @FETV. All right reserved. FETV의 모든 컨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복제 및 복사 배포를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