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김진태 기자] 코오롱글로벌이 자본을 넘기는 수천억원의 우발채무에도 거뜬하다는 평가다. 미분양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도 90%를 웃도는 분양률을 달성하는 등 실적이 양호하다는 이유에서다. 분양률이 호조세인 만큼 우발채무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낮다는 것이다.
다만 아직 착공에 들어가지 않은 사업장이 있어 변수라는 지적도 나온다. 줄어든 수익성도 개선해야 한다. 인적분할 후 첫해를 맞은 코오롱글로벌이 두 가지 고민을 해결하고 실적 개선을 이룰지 관심이 쏠린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코오롱글로벌의 우발채무는 올 1분기 기준 7609억원이다. 이 회사의 총 자본이 5757억원인 것을 고려하면 우발채무 규모가 자본을 훌쩍 상회하는 셈이다. 현재 건설 업황이 좋지 않은 데다 지난해 9월 레고랜드 사태로 대출 문이 좁아진 것을 감안하면 우발채무에 대한 위험성이 그 어느 때보다 커졌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코오롱글로벌의 우발채무에 대한 위험성이 높아지는 가운데서도 업계에서는 이 회사의 우발채무 가능성에 대해 큰 우려는 없는 모양새다. 코오롱글로벌의 분양실적이 우수하다는 시각에서다.
우발채무는 향후 채무 상환이 어려울 때 발생하는 데 통상 미분양으로 현금이 돌지 않을 때 일어난다. 하지만 코오롱글로벌은 분양 시장에서 견조한 성과를 내고 있다. 현금유입이 되지 않아 우발채무가 발생할 가능성이 적은 것으로 보는 이유다.
실제로 지난해 코오롱글로벌의 민간 주택사업 평균 분양률은 90%대를 웃도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대구와 경주, 인천 등 위험 지역으로 손꼽는 사업장의 분양률은 95%에 이른다. 또 이들 지역 사업이 정비사업(대구 신암1 재개발)이거나 단순도급(대전 봉명) 사업이어서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낮다는 평가다.
다만 아직 착공에 들어가지 않은 사업장에서 변수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코오롱글로벌은 현재 대전에서 선화동 코오롱하늘채 신축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문제는 해당 사업이 아직 브릿지대출 상태에 머물고 있다는 점이다.
브릿지대출은 본 PF 대출로 전환하기 전 부지를 확보하기 위해 받는데 통상 본 PF보다 이자가 높고 대출 상환 기간이 짧다. 여기에 대구가 사업지라는 점도 위험요소다. 대구는 국내에서 가장 미분양이 많은 지역이다. 미분양에 대한 위험성이 타 지역보다 크다는 뜻이다. 해당 사업장에서 변수가 나올 가능성이 제기되는 이유다.
인적분할 이후 수익성이 떨어진 것도 풀어야 할 숙제다. 최근 공시한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는 올 1분기 매출은 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보였지만 영업이익은 절반 넘게 줄었다. 이 기간 회사의 영업이익은 355억원에서 134억원으로 감소했다. 원자재 가격이 올라가면서 수익성이 줄어든 데다 캐시카우 역할을 했던 자동차 사업 부문이 분할된 게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코오롱글로벌의)우발채무 규모가 자본을 상회하는 것은 맞지만 분양에서 성과를 내고 있는 만큼 우발채무가 현실화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말하면서도 “원자재 가격이 계속 오르는 만큼 당분간 수익성이 줄어드는 것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