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ETV=김진태 기자] GS건설이 HDC현대산업개발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철근을 빼먹은 부실시공으로 GS건설의 브랜드 ‘자이’에 대한 이미지가 추락하고 있어서다. 부실시공은 안전과 직결되는 만큼 인터넷을 중심으로 GS건설의 ‘자이’를 걸러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사고의 후속 조치 비용에 대한 것도 부담이다. 다만 GS건설의 곳간이 넉넉한 데다 사고 이후 발 빠른 대처는 다소 긍정적 전망을 예고하고 있다. ‘자이’ 불신이 팽배한 소비자 마음을 어떻게 풀어낼지 GS건설의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GS건설이 시공하는 인천 검단신도시 인근 한 공사현장에서 지하주차장이 붕괴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날 공사 현장에선 지하주차장 1~2층 상부 구조물인 슬래브 등 970㎡가 맥없이 무너져 내렸다. 풍괴 사고가 발생한 시각이 자정에 가까워 다행히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GS건설은 사고 이후 자체 조사를 병행했다. 이 조사에서 GS건설은 지붕층 전체 700여곳 중 30여곳에서 상부와 하부 철근을 연결해주는 전단보강근이 누락된 점이 있었다며 공개 사과했다. 전단보강근은 철근콘크리트의 전단 파괴를 방지하기 위해 투입되는 것을 말한다.
GS건설 측은 “이번 사안은 공기 단축은 없고 원가 감소도 최대 1000만원 안팎으로서 단순 과실이 원인으로 자체 조사됐지만, 그동안 시공사로써 안전과 철저한 품질 관리를 자부해 온 입장에서 있을 수 없는 과오”라면서 “이번 사고를 계기로 설계사 업역인 구조 설계 자체에 대해서도 철저하게 재확인해 입주예정자들의 불안감을 해소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GS건설은 이번 사고 이후 발 빠른 조사와 공식적인 사과를 했지만 ‘자이’에 대한 브랜드 이미지 하락은 피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GS건설이 작년 광주 붕괴사고로 어려움을 겪었던 HDC현산의 전철을 밟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감을 표시하고 있다. 당시 붕괴사고 이후 HDC현산은 신규 수주는 물론 기존에 수주했던 사업지에서도 손을 떼야 했다.

실제로 부동산 관련 카페와 한 직장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GS건설의 ‘자이’를 걸러야 한다는 공감대가 생기는 모양새다. 네이버 카페 부동산스터디의 한 회원은 “(GS건설은)믿고 거르는 시공사죠. 건축설계하는 사람들은 GS 안 좋아한다”며 “설계 감리업체에 자재 빼도 되는지만 물어본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회원은 “자이 아파트가 겉은 멀쩡한데 괜히 하자 1위가 아니다”라며 GS건설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다.
GS건설의 이번 사고가 지난해 예견됐다는 점도 입주민의 불안을 높이는 요인이다. 직장인 커뮤니티앱인 블라인드에 따르면 2020~2021년 당시 시공에 들어간 아파트들이 철근 부족과 원가 상승으로 철근이 적게 들어갔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당시 자재값 폭등으로 철근콘크리트 사용을 당초 설계보다 줄인다는 것이 골자다. 그러면서 해당 글의 작성자는 2020년부터 2021년까지 시공한 아파트엔 입주하면 안 된다고 경고했다. 이번에 사고가 발생한 검단신도시의 공사도 지난 2021년 5월 시작했다. 단순히 끼어맞추기가 될 가능성이 높지만, 아파트에 입주하는 입주민의 경우 불안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사정이 이렇자 업계 일각에서는 과거 HDC현산처럼 GS건설 자이에 대한 불매운동이 벌어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HDC현산은 작년 초 광주 붕괴사고로 소비자들의 ‘NO 아이파크’ 운동이 거셌었다. 이에 HDC현산은 신규 수주는 물론 기존에 수주한 사업지에서도 시공에서 손을 떼는 결과를 받아들여야 했다.

다만 GS건설이 붕괴사고 이후 발 빠른 조사와 공식적인 사과로 불매운동까지 확산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게다가 HDC현산은 붕괴사고가 1년새 2번이나 발생한 데 따른 영향도 컸다. GS건설이 이번 사고로 ‘NO 자이’와 같은 불매운동이 일어나진 않을 것으로 보는 이유다.
불매운동에 대한 우려는 적더라도 이번 사고로 GS건설이 책임져야 할 재무부담은 크게 늘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아직 추후 대응에 대해 확정하진 않았지만 만약 HDC현산처럼 전면 철거 후 재시공으로 간다면 투입될 자금도 급증한다. 하지만 GS건설이 사내에 쌓아둔 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만 3조원에 가까운 만큼 재무체력엔 문제없다는 인식이 지배적이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사고로 GS건설의 아파트 브랜드 ‘자이’에 대한 이미지 하락은 피할 수 없겠지만 불매운동으로 이어지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회사내 쌓아둔 현금도 넉넉한 만큼 추후 대응을 잘한다면 이번 문제는 큰 후유증 없이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