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ETV=김진태 기자] 호반건설이 부동산 경기불황에도 불구하고 기대 이상의 호실적을 거두며 호반그룹 캐시카우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전년보다 분양수익이 대폭 늘면서 외형 성장을 이끈 데 이어 원자재 가격 급등에도 수익성 개선 효과를 거뒀기 때문이다. 호반건설이 지난해에 이오 올해도 이같은 고속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호반건설은 지난해 3조원이 웃도는 매출을 올렸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37.6% 증가한 수치다. 지난해 초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건설업계에 어려움이 가중됐던 것을 고려하면 놀라운 성장세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건설기업 경기실사지수(CBSI)는 전년(92.5)보다 40포인트(p) 가량 낮은 54.3을 기록했다. 건설기업 경기실사지수는 기준선인 100보다 낮을 경우 건설경기를 비관적으로 보는 시선이 많다는 것을 뜻한다. 반면 100보다 높으면 건설경기를 긍정적인 것으로 평가한다.
건설경기의 어려움이 커지는 가운데서도 호반건설은 외형 성장과 수익 개선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데 성공했다. 이 기간 호반건설의 영업이익은 3903억원에서 5973억원으로 2배 가까이 늘었다. 주목할 점은 이 기간 매출원가는 더 늘었다는 점이다.
호반건설의 매출 원가율은 74%에서 75.2%로 1.2%p 증가했다. 매출 원가율은 매출에서 원가가 차지하는 비율을 말한다. 통상 원가율이 높을수록 기업의 이익은 줄어든다. 하지만 호반건설은 원가율이 늘어남에도 수익성은 높이는 데 성공했다. 실제로 호반건설의 영업이익률은 이 기간 16.7%에서 18.6%로 2%p 가까이 상승했다.
호반건설의 매출 원가율이 늘어났음에도 수익성을 높일 수 있었던 것은 긴축 경영에 돌입해서다. 지난해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된 이후 건설업계에는 고금리 기조가 계속되면서 부동산 시장에 한파가 닥쳤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으로 원자재 가격은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호반건설의 원가율이 커진 것도 원자재 가격이 인상된 영향이 크다.
이에 대다수 건설사들의 수익성이 급감했지만, 호반건설은 판매비와 관리비(판관비) 줄이기에 나서면서 매출 성장과 함께 수익성까지 한 손에 움켜쥔 것이다. 실제로 이 기간 호반건설의 판관비는 2153억원에서 1957억원으로 200억원 가까이 줄였다.
호반건설은 판관비는 줄이면서도 직원들 임금은 높여줬다. 회사의 성장을 위해선 인재가 우선이라는 경영 방침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 기간 호반건설이 임직원에게 지급한 총 급여는 475억원에서 675억원으로 200억원 증가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원자재 가격 인상이 올해에도 계속되는 추세지만 지난해보단 한풀 꺾였다”며 “지난해 천정부지로 치솟는 원자재 가격에도 호반건설이 수익성을 거둔 만큼 올해에도 호반건설이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