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ETV=김진태 기자] 포스코건설에서 이름을 바꾼 포스코이앤씨가 다시 한번 기업공개(IPO)를 추진할 것이란 소문이 증권가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사명을 바꾸고 친환경 경영을 선언한 것이 SK에코플랜트와 비슷하다는 시각에서다.
감소 추세이던 경영실적이 최근 가파른 반등세로 돌아선 것도 소문에 힘이 실리는 호재로 읽힌다. 다만 국내 증시가 어려운 데다 건설업에 대한 디스카운트는 여전해 시기상조라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15년 이상 해묵은 포스코이앤씨(구 포스코건설)의 IPO가 이번에는 진행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포스코건설은 최근 포스코이앤씨로 사명을 바꿨다. 기존의 건설업에서 벗어나 친환경 경영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이에 포스코이앤씨는 저탄소 철강 분야인 수소환원제철과 이차전지 원료소재 분야의 경쟁력을 강화한다. 동시에 신재생 에너지 시장 선점에 나서는 한편 친환경 주거모델을 상품화하는 등 미래 신성장 사업 확대에 주력할 계획이다. <▶관련기사 : 7일자 건설업계, 사명에서 '건설' 지운다…왜?>
포스코이앤씨로 사명을 바꾸고 친환경 경영을 선포하면서 업계 일각에서는 회사가 2015년 무기한 연기했던 IPO를 다시 진행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SK건설의 경우 성공적인 IPO를 위해 2021년 SK에코플랜트로 사명을 바꾸고 친환경 경영에 나선 것처럼 포스코이앤씨의 이번 행보가 IPO를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시각에서다.
포스코이앤씨의 실적이 우상향하고 있다는 점도 IPO 추진설에 무게를 더한다. 포스코이앤씨는 2008년 처음으로 IPO를 진행한 이후 총 세차례에 걸쳐 IPO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장 최근에 진행했던 것은 2015년이다. 당시 모기업인 포스코가 보유중인 포스코건설 주식 매각에 나서면서 IPO로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급물살을 타다. 하지만, 포스코건설의 실적이 좋지 않아 결국 IPO는 불발됐다. 상장의 기준이 되는 순이익이 303억원에 그치면서 제대로 된 기업가치를 인정받을 수 없다는 우려에서다.
하지만 지난해 기준 포스코이앤씨의 순이익은 1306억원을 기록하며 양호한 실적을 나타내고 있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8조1245억원과 2716억원으로 2015년 당시보다 매출은 2조원 가량, 영업이익은 300억원 안팎의 증가했다. 포스코이앤씨의 IPO 추진설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포스코이앤씨가 실제로 IPO를 진행할 경우 예상되는 시기는 2025~2026년이다. 사명을 바꾸고 친환경 경영을 선포했지만, 기존의 사업 포트폴리오 구성을 바꾸고 안정적인 매출이 나오기까진 최소 2~3년 정도 소요되기 때문이다. 현재 IPO의 9부 능선을 넘었다고 평가받는 SK에코플랜트도 2020년부터 막대한 돈을 들여 친환경적인 포트폴리오를 구성했지만 매출 성과가 나타난 것은 겨 지난해부터다.
다만, 업계에서는 포스코이앤씨의 IPO가 시기상조라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해부터 미국발(發) 금리인상이 시작되면서 국내 증시가 여전히 어두운 터널을 지나고 있어서다. 특히 건설업 디스카운트는 2015년과 비교해 더 커지고 있다.
기업가치를 산정할 때 통상 사용되는 비교기업 밸류가 낮아지는 추세라서다. 2015년 포스코이앤씨의 비교기업은 현대건설, 대림산업(現, DL이앤씨), GS건설 등 3개사다. 당시 3개사의 평균 PER은 19~20배 수준이었는데 지난해 기준 6배 정도로 낮아졌다. 코로나19와 부동산 시장 침체, 중대재해처벌법 등 건설업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건설업종을 선호하지 않는 현상이 더 뚜렷해진 셈이다.
이에 포스코이앤씨 관계자는 “사명을 바꾸고 친환경 경영에 나선 것과 IPO 진행과는 전혀 무관한 사안”이라고 선을 그으면서 “건설업의 환경이 바뀌면서 친환경 부문을 확대하는 것이다. 사업다각화 측면에서 봐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