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에서 아군으로”…경쟁사로 돌아온 보험사 전직 CEO

등록 2023.03.28 05:00:00 수정 2023.03.28 05:00:03

농협생명 신임 사외이사 정재욱 전 KDB생명 사장
KB라이프생명은 이병찬 전 신한생명 사장 재선임

 

[FETV=장기영 기자] NH농협생명이 경쟁사 KDB생명 최고경영자(CEO) 출신의 정재욱 전 사장을 사외이사로 영입한다.

 

농협생명을 비롯한 보험사들은 올해 새 회계기준 도입으로 경영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다양한 경험과 지식을 갖춘 경쟁사 전직 CEO들을 잇따라 이사회에 합류시키고 있다.

 

2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농협생명은 오는 31일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해 정재욱 전 KDB생명 사장을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할 예정이다.

 

신임 사외이사인 정 전 사장은 임기 만료로 사외이사직에서 물러나는 김영과 전 금융위원회 금융정보분석원장의 자리를 대신하게 된다.

 

정 전 사장은 금융·보험을 전공한 학자 출신으로, 경쟁사 KDB생명 대표이사직을 역임한 인물이다.

 

정 전 사장은 1961년생으로 한양대 금속공학과 졸업 이후 미국 조지아주립대와 위스콘신메디슨대에서 각각 경영학 석사,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97~1999년 보험개발원 부연구위원, 1999~2004년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을 거쳐 2004년 3월부터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로 재직했다.

 

그는 2018년 2월 KDB생명 대표이사로 선임돼 당시 최대 30억원의 성과급이 걸린 지분 매각 작업을 추진하다 2021년 3월 계약 만료로 퇴임했다. 이후 다시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 자리로 돌아가 강단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정 전 사장은 KDB생명 대표이사 재임 전 하나HSBC생명(현 하나생명), LIG손해보험(현 KB손해보험) 사외이사로 활동하기도 했다.

 

농협생명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지난 23일 정 전 사장을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하면서 “정 후보자는 KDB생명 대표이사,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 등을 역임해 금융, 경영 관련 분야의 실무 경험과 전문 지식을 보유하고 있다”며 “특히 경영학(금융·보험) 박사 학위를 보유한 전문가로, 폭넓은 식견을 바탕으로 회사 발전에 기여할 것”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앞서 다른 보험사들도 경쟁사의 전직 대표이사를 사외이사로 선임해 이사회 구성원으로 합류시켰다.

 

특히 올해부터는 보험 국제회계기준(IFRS17), 신(新)지급여력제도(K-ICS)가 시행되면서 어느 해보다 경영 불확실성이 커져 경험과 지식을 갖춘 전직 대표이사들을 중용하는 분위기다.

 

IFRS17은 보험부채를 기존의 원가가 아닌 시가로 평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새 회계기준이다. 이에 따라 자본 변동성 확대 등 위험 요인을 반영해 리스크를 정밀하게 측정하는 K-ICS가 함께 시행된다.

 

KB라이프생명은 지난 22일 정기 주주총회를 열어 이병찬 전 신한생명(현 신한라이프) 사장을 사외이사로 재선임했다.

 

이 전 사장은 1955년생으로 경복고와 고려대 수학과를 졸업했으며, 삼성생명 영업기획부장, 마케팅팀장 등을 거쳐 2001년 신한생명에 합류했다. 이후 신한생명 상무, 부사장 등을 거쳐 2015년 BNP파리바카디프손해보험(현 신한EZ손해보험) 상근감사로 재직하다 2016년 3월부터 2019년 3월까지 신한생명 대표이사를 맡았다.

 

이 밖에 재보험사 코리안리는 오는 31일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해 구한서 전 동양생명 사장을 사외이사로 재선임할 예정이다.

 

구 전 사장은 1957년생으로 경기고와 연세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했으며, 미국 일리노이대 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동양선물 대표이사, 동양시스템즈 대표이사, 동양그룹 전략기획본부장 등을 거쳐 2012년부터 2018년까지 약 6년간 동양생명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구 전 사장은 지난 2013년 12월 동양생명의 동양그룹 계열 분리 과정을 거쳐 2015년 9월 최대주주가 중국 안방생명(현 다자생명)으로 바뀐 이후에도 대표이사직을 수행했다. 이후 2017년 9월부터는 안방생명 출신의 뤄젠룽(Luo, Jian Rong) 전 동양생명 사장과 공동대표이사로 재직하다 자리에서 물러났다.



장기영 기자 jky@fe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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