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곽재선號, 사명 바꾸고 새출발 “부르릉”

등록 2023.03.21 10:44:48 수정 2023.03.21 10:58:17

전환사채 발행·감사보고서 제출 등 주식거래 재개 ‘초읽기’
‘신차’ 토레스 앞세워 호실적…작년 4분기 흑자전환 
부지 이전·전동화 숙제…“평택시와 부지 이전 협의”

[FETV=김진태 기자] 곽재선 KG그룹 회장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쌍용자동차(쌍용차)의 정기주주총회(주총)에서 KG모빌리티티로 사명을 바꾼다. 쌍용차의 새출발과 함께 재도약의 원년으로 삼겠다는 것인데 업계에서의 관측은 긍정적이다. 전환사채 발행과 감사보고서 제출로 주식거래 재개에 청신호가 켜진 데다 토레스 돌풍에 매섭기 때문이다. 다만 부지 이전과 전동화 문제는 해결해야 할 숙제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쌍용차는 오는 22일 열리는 주총에서 정관 일부 변경의 건을 부의안건으로 올렸다. 현재 사명인 ‘쌍용자동차’를 ‘KG모빌리티’로 바꾸기 위해선 먼저 정관을 바꿔야 해서다. 이날 주총에서 정관 변경이 승인될 경우 쌍용차는 1988년부터 이어온 사명을 35년 만에 바꾸게 된다. 

 

단 사명 변경까지는 한 달여의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정관을 바꾼 이후 사명을 바꾸기까지 로고 제작 등 세부적인 사안을 처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쌍용차 관계자는 “로고 등 세부적인 사안을 만들어가야 하는 상황이다”며 “주주총회 이후 출시되는 차들부터 KG의 이름으로 선보이게 될 것 같다”고 전했다.

 

곽 회장이 그리는 쌍용차의 재도약은 KG모빌리티로 사명을 바꾼 이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곽 회장은 주총 일정에 맞춰 1000억원이 넘는 자금조달에 나선 상태다. 

 

실제로 쌍용차는 지난 13일 1085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 발행을 예고했다. 1085억원 중 785억원은 유진투자증권에서 발행하고 나머지 300억원은 블라인드펀드가 인수한다. 블라인드 펀드는 사모펀드(PEF) 운용사 큐캐피탈파트너스(큐캐피탈)가 지난 2018년 결성한 곳이다. 청약일과 납입일은 오는 24일이다. 

 

CB는 일정 기간 뒤 주식으로 바꿀 수 있는 권리가 더해진 회사채의 일종이다. 투자자는 계약 기간 동안 이자를 받다가, 채권을 해당 기업의 주식으로 바꿀 수 있다. 쌍용차가 발행하는 CB의 전환청구기간은 2024년 3월 24일부터 2028년 2월 24일까지다. 

 

곽 회장의 CB 발행으로 자금 조달에 나선 것은 주식거래 재개를 염두에 두고 있어서다. 앞서 쌍용차는 지난 2020년 12월 법원에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주권 매매거래가 정지됐다. 이어 2020년 사업연도 재무제표에 대해 감사의견 거절을 받으며 상장폐지사유가 발생했다. 하지만 KG그룹이 쌍용차 주식거래 재개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실제로 쌍용차는 지난 15일 2022 사업연도 감사보고서를 제출하면서 이날 관리종목 지정에서 해제됐다. 한국거래소는 “동사의 개선계획 이행 여부 등을 심의한 결과 감사인 의견 미달 관련 상장폐지 사유 해소를 결정했다”며 관리종목 지정 해제 사유를 밝혔다. 

 

쌍용차의 관리종목 지정이 해제되면서 주식거래 재개도 가시화되는 모양새다. 한국거래소가 다음 달 4일까지 쌍용차에 대한 상장적격성 실질심사를 열고 거래재개를 결정할지 아니면 기업심사위원회(기심위)로 이관할지 여부를 결정하기 때문이다. 

 

쌍용차의 주식거래 재개가 이르면 다음 달 중 결정되는 것인데 업계에서는 긍정적인 견해가 지배적이다. 그간 적자기업이란 오명을 썼던 쌍용차가 신차 토레스를 앞세워 흑자전환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쌍용차는 별도 기준으로 작년 4분기 41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2016년 4분기 이후 24분기 동안 계속됐던 적자 고리를 끊는 데 성공했다. 쌍용차의 주식거래가 이르면 4월 중 재개될 것으로 관측하는 이유다. 

 

다만 쌍용차의 평택공장 이전은 곽 회장이 풀어야 할 숙제다. 지금의 평택공장은 라인이 노후화돼 하이브리드차, 전기차 등을 생산해내기에 적합하지 않은 데다 생산 효율성도 크게 떨어지기 때문이다. 이에 쌍용차도 평택공장을 인근에 있는 평택 항만 부지로 옮길 계획이지만 현재 평택시와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동화 문제도 곽 회장의 몫이다. 이미 주요 완성차 브랜드들이 전동화 전환을 마치고 본격적인 전기차 생산에 들어간 시점에서 쌍용차의 전동화 전환이 너무 뒤처졌기 때문이다. 쌍용차도 이를 위해 전기차 전용 플랫폼 개발과 생산 설비 구축에 나서고 있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미국에서 인플레이션감축법(IRA)까지 발효되면서 BYD와 전기차 협력에도 제동이 걸린 모습이다. IRA는 미국에서 생산되지 않은 핵심 광물·부품을 사용한 전기차 배터리를 보조금 대상에서 제외하기 때문에 쌍용차가 BYD 배터리를 채택하면 북미 시장 진출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중국과 협력하다가 미국 시장에 못 팔게 될 수 있다”며 “전기차를 생산하려면 공장 시설도 개선하고 부품 등 공급망도 확보해야 하는데 쌍용차의 상황에서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진태 기자 kongmyung11@fe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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