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계열사 MMT 4000억원어치 연달아 매수했다는데...왜?

등록 2023.01.18 10:28:03 수정 2023.01.18 10:28:17

MMT, 일반예금처럼 입출금 자유롭고 유동화 용이해
현대차·기아 중심으로 MMT 거래 늘어…작년 3조원↑

[FETV=김진태 기자]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새해들어 단기 유동자금 확대에 팔소매를 걷고 나섰다. 현대차를 중심으로 이달에만 특정금전신탁인 머니마켓트러스트(MMT)에 4000억원을 투자했다. 정의선 회장이 전기차에만 20조원이 넘는 돈을 투자하는 데다 레고랜드 사태 이후 금융위기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면서 미래대응력을 강화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차그룹 계열사인 현대차·기아·현대글로비스는 이달 현대차증권으로부터 MMT를 총 4000억원 매수했다. 이자율은 시장금리며 거래 목적은 안정적 자금운용 및 수익성 제고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정의선 회장은 단기 금융상품으로 현대차증권이 내놓은 MMT 상품을 꾸준히 애용하고 있다. 정의선 회장이 아직 부회장 시절이던 2014년에도 현대차그룹은 현대차증권(당시 HMC투자증권)이 내놓은 MMT 상품을 애용했다. 이 기간 현대차는 2조6300억원을, 기아는 8000억원을 MMT에 투자했다. 

 

현대차·기아는 2014년 이후 MMT에 대한 투자를 꾸준히 늘렸다. 현대차는 해당 기간 이후 꾸준히 2조원대의 MMT를 사들였다. 2020년 들어 가장 많은 MMT를 사들였는데 당시 현대차가 사들인 MMT는 2조9700억원에 달한다. 

 

기아 역시 MMT 규모를 확대해왔다. 2014년 당시 1조원이 채 되지 않았던 MMT 매수는 2020년 1조원을 돌파했다. 이후 2021년엔 1조4600억원, 2022년엔 1조6500억원의 MMT를 사들였다. 현대글로비스의 MMT 투자는 현대차·기아처럼 늘어나진 않았지만 줄지도 않았다. 현대글로비스는 2017년 현대차증권으로부터 2000억원을 MMT에 투자한 이후 매년 같은 금액의 MMT를 사들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의선 회장이 MMT에 대한 투자를 늘린 이유는 간단하다. 현금 사용처가 많기 때문이다. MMT는 일반예금처럼 입출금이 자유롭고 시장금리 이상을 보장하는 상품이라 다른 단기상품보다 현금 활용 목적에 따라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현대차그룹은 내연기관에서 전기차로의 전환을 가속화하면서 광폭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정의선 회장은 지난해 5월 발표한 미래 전기차 투자계획을 통해 2030년까지 21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30만대 수준이던 전기차 생산량을 연 140만대 수준으로 대폭 끌어올리겠다는 복안이다. 

 

레고랜드 사태 이후 금융위기가 찾아올 것이라는 경각심이 높아진 것도 정의선 회장이 MMT 투자를 늘리는 이유로 손꼽힌다. 해당 사건 이후 금융업계가 대출 문턱을 높이면서 대출을 받기까지 더 까다로워진 것은 물론 이자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작년 9월 1일 기준 기업어음(CP) 금리는 3.07%였다. 하지만 지난해 9월 말 레고랜드 사태가 불거지면서 CP 금리는 연일 급등하더니 지난 17일 기준 4.86%를 기록했다. 반년도 채 안되는 기간에 1.79%포인트(p) 상승한 셈이다. CP금리는 통상 기업의 단기자금 조달시장이 좋은지 나쁜지를 나타내는 척도로 사용된다. 금리가 낮을수록 자금조달 시장의 상황이 좋은 것으로 평가된다. 

 

재계 한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이 단기 현금활용 능력을 통해 인수합병(M&A) 등에 신속하게 대응함과 동시에 향후 진행될 대규모 투자활동을 위한 안정적 현금관리를 꾀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김진태 기자 kongmyung11@fe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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