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ETV=박제성 기자] 금호석유화학 백종훈 사장이 주력 화학제품중 하나인 NB라텍스 생산라인 증설(캐파)을 4개월 가량 지연하는 색다른 결단을 내려 주목된다. 백 사장은 작년부터 원자재 가격상승과 수요 둔화 등으로 투자보다는 자금 안정을 추구하는 게 내실경영을 선택했다.
증설지연 결정은 이미 지난해 11월초에 이뤄졌다. 다만 언제 NB라텍스 생산라인을 늘리지에 대한 구체적 시점은 알려진 바 없다. 이런 가운데 최근 생산라인 증설 일정에 대한 윤곽이 드러났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백종훈 사장은 향후 4개월 후 시점에 NB라텍스 생산라인을 증설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파악됐다.
금호석유화학(금호석화)은 2024년까지 2765억원을 투자해 23만6000톤 규모의 NB라텍스 생산라인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기준 전체 자본 대비 8.78%에 이른다. 생산라인 확대 장소로는 울산석유화학단지 내다. NB라텍스는 합성고무인데 주로 의료 및 조리용 장갑 재료로 쓰인다. 원재료는 부타디엔과 니트릴 등이 사용된다.
금호석화의 NB라텍스 수요는 2021년 급증했다. 당시 코로나19 확산세로 전세계 의료용 장갑의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작년 하반기 상황은 달라졌다. 코로나 백신접종률 상승으로 NB라텍스 의료용 장갑도 수요량에도 영향을 받았다. 현재 금호석화의 NB라텍스는 정상적으로 생산, 공급하고 있다. 다만 지난해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 사태, 고환율, 글로벌 수요둔화 여파로 경기의 영향을 받는 상황이다.
이로 인해 백 사장은 지난해 말 NB라텍스 생산라인 증설을 미룬 것이다. 올해 백 사장은 NB라텍스 생산라인 확대를 위한 투자확정 시점을 저울 중이다. 백 사장은 NB라텍스가 자사주력 제품이다 보니 생산 규모를 더욱 확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인식한다. 다만 현재 글로벌 경기 분위기로는 투자를 늘리는 것 보다는 재무를 안정화하는 것이 더 현실적인 판단이라는게 백 사장의 판단이다.
NB라텍스뿐 아니라 전통 석유화학제품 시황이 전반적으로 좋지 않다. 따라서 금호석화 뿐만 아니라 주요 화학 대기업들이 포트폴리오(사업다각화)에 주력하고 있다. 이에 금호석화는 첨단소재 미래먹거리인 탄소나노튜브(CNT)에도 상용화에도 본격화 했다.
앞서 금호석유화학은 지난해 2월 CNT 본격 판매에 돌입했다. CNT는 고부가가치 합성수지로 산업용 정밀부품에 제격이다. 화학업계 관계자는 “금호석유화학이 NB라텍스를 생산라인을 4개월 뒤로 미뤘다. 다만 정확한 시점은 아직도 정해지진 않았다”면서 “고원자재값과 수요 안정화 단계를 넘어서면 투자를 전개할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