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ETV=김진태 기자] 삼성물산이 올해 수익성 개선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원자재 가격인상에 따른 공사비 상향 조정 움직임이 수익성 개선 효과로 나타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실제로 삼성물산은 지난해 말 4개 사업지의 공사비를 높여 잡는 등 원자재 가격 인상분을 반영했다. 다만 공사비가 오른 4개 사업지 모두 삼성그룹 계열사에서 나와 그룹에 대한 의존성을 줄여야 한다는 지적도 함께 제기됐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의 작년 4분기 영업이익은 6022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전년 동기(3272억원)대비 2배 가까이 늘었지만, 전 분기와 비교하면 2000억원 가까이 줄어든 수치다. 영업이익률도 지난해 3분기 7%를 기록한 이후 5%대로 내려앉았다.
상승세를 기록하던 삼성물산의 수익성이 감소세를 보이는 것은 원자재 가격이 올라서다. 삼성물산의 주요원재료 가격변동 내역을 보면 2021년 말 기준 톤(t)당 66만7000원이었던 철근 가격은 지난해 3분기 기준 100만원을 웃돌았다. 시멘트와 레미콘 가격도 같은 기간 각각 26.3%, 14.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3분기를 기점으로 삼성물산의 수익성이 다소 주춤하는 모양새지만 올해 이후 다시 좋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삼성물산이 줄어든 수익성을 회복하기 위해 올라간 원자재 가격 만큼 공사비를 높이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삼성물산은 지난해 12월에만 4개 사업지에서의 공사비 인상 계약을 체결했다. 가장 먼저 삼성전자 평택공장의 복합동 골조 및 단지 토목 공사의 공사비를 기존 2조1000억원에서 2조1800억원 규모로 800억 넘게 늘렸다.
이후 일주일가량의 시간차를 두고 같은 사업장의 △평택 V2L 상층Ph3/하층 FAB동 마감공사 △P3 Ph2 FAB동,복합동 마감공사 △P3L 하부동편 FAB동/복합동 마감공사 등 3개 사업지 모두 400억~600억 가량의 공사비를 증액했다. 줄었던 삼성물산의 수익성 회복에 청신호가 켜진 셈이다.
다만, 건설업계 일각에서는 삼성물산의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해선 삼성그룹의 의존성을 낮춰야 한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이번에 공사비 인상 계약을 체결한 사업지 모두 삼성전자에서 나왔기 때문이다. 삼성그룹의 물량만 가지고 수익성을 개선하는 데엔 한계가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삼성물산의 수주 현황을 보면 국내에서의 올린 건설사업의 경우 삼성전자와 호텔신라, 삼성디스플레이 등 삼성그룹 계열사들의 수주 물량이 대부분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 외 우리은행과 한국수력원자력, 경상남도 등 은행과 공기업, 지방자치단체에서 발주한 물량도 있었지만, 비중은 작았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공사비 인상 계약 체결로 삼성물산의 수익성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하면서도 “그룹계열사뿐만 아니라 타 사업지에서도 원가 인상에 맞는 수익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