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박제성 기자] SK에너지, S-OIL, 현대오일뱅크, GS칼텍스 등 정유 4사가 올 한해 천문학적인 매출과 영업이익을 거두는 등 괄목할 만한 경영실적을 올렸다. 2분기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국제유가가 치솟아 덩달아 정제 마진이 폭등한 효과 때문이다.
정제마진 초대박으로 SK이노베이션 계열사 SK에너지를 비롯해 S-OIL, 현대오일뱅크, GS칼텍스 등은 올해 상반기 합산 영업이익이 12조원이 넘는 사상최대의 실적을 기록했다. 올 1분기에는 4조7568억원, 2분기에는 7조5536억원으로 집계됐다. 2분기 국제유가가 상승세가 멈출 기미가 보이지 않고 계속 치솟았다. 정제마진은 한 때 배럴당 30달러 후반까지 이르렀다. 통상 정제 마진이 5달러 가량 되면 손익분기점(이익도 손해도 아닌 지점)으로 간주한다.
그러나 이같은 대박 실적의 기쁨은 오래가지 않았다. 하반기 길목인 3분기부터 국제유가가 안정화되면서 휘발유값이 예전 수준으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국제3대 유가로는 서부텍사스유(WTI), 두바이유, 브렌트유가 있다. 브렌트유는 유럽을 중심으로 두바이유는 아시아, WTI는 북미지역을 주로 관할한다.
9월 2째주부터 정제마진이 손익분기점 구간은커녕 배럴당 3달러 가량까지 곤두박질쳤다. 9월 4째주에는 0달러까지 주저앉았다. 나아가 한 때 마이너스를 기록한 바도 있다. 아직 러·우 사태가 진행형임에도 국제유가가 하향 안정화되고 있다. 이유는 기름 공급량은 늘어나고 있지만 석유화학 제품 수요가 부족해진 탓이다. 즉 화학산업 에 따른 전방위적 글로벌 경기침체로 기름값이 하향 안정화되고 있는 셈이다.
이로 인해 3분기 성적표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정유4사 3분기 합산 영업이익은 2조7355억원으로 2분기 대비 4배 가량 급감했다. 상반기까지만 하더라도 정치권에서도 특정기업에 과도한 이익에 세금을 부과하는 이른바 횡재세 논의도 명분히 사라졌다.
4분기에는 3분기보단 실적이 늘어날 것으로 정유업계는 전망한다. 애프앤가이드에 따르면 SK에너지의 모회사인 SK이노베이션의 4분기 영업이익은 전망치(컨센서스)는 9031억원이다. 이는 3분기(7040억원) 대비 28.3% 늘었지만 2분기(2조3292억원) 대비 38.7% 수준이다. 같은기간 S-OIL도 7032억원으로 전망한다. 이는 3분기(5117억원) 보다 37.4% 많지만 2분기(1조7220억원) 대비 39.6% 수준이다. 즉 3분기 대비 4분기에 정제마진이 더 살아났음을 의미한다.
정유업계에선 내년에는 올해보다 다소 낮은 실적을 거둘 것으로 전망한다. 그럼에도 내년 성적을 안정적으로 내다본다. 이에 나이스신용평가는 ‘2023 산업전망’을 통해 “글로벌 경기침체로 석유제품 수요 증가세의 둔화, 중국 보호무역주의 확대로 올해보다 내년 실적이 저하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다만 “글로벌 정제설비 투자 규모와 석유제품 재고 수준이 정제마진의 하락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이다. 이 두 가지 요인으로 인해 내년에도 올해보단 아니지만 안정적인 이익 창출은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