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박제성 기자] 올해 화학 4사의 경영성적이 희비가 엇갈려 기상도가 '맑음', '흐림', '비' 기상도 성적으로 나뉠 전망이다. 한화솔루션은 '맑음', LG화학과 금호석유화학은 '흐림', 롯데케미칼은 '비'의 기상도로 관측된다.
올해 고물가-고환율 등 글로벌 경기 불황에도 한화솔루션의 경영성적표는 우수 등급으로 예고됐다. LG화학은 석유화학 제품 불경기에도 배터리 소재로 나름 선방했다. 금호석유화학도 합성고무 제품의 원자재값 폭등에도 글로벌 경기 수요를 앞세워 충격을 최소화 했다. 이 두 업체는 전년대비 실적은 낮지만 조단위 규모의 실적을 나타냈다는 점은 기대 이상의 성적표다.
올해 기상도에서 비가 예보된 업체는 롯데케미칼이다. 회사는 올해 흑자는 커녕 영업손실의 적자로 전망된다. 롯데케미칼의 올해 매출은 역대 최대치이지만 마진율에서 플러스는 커녕 마이너스의 손해를 봤다.
이들 화학 빅 4사의 올해 경영성적의 차이는 ‘사업다각화’에서 갈렸다. 올해 LG화학은 배터리 소재로 한화솔루션은 태양광 소재 사업다각화의 재미를 톡톡히 봤다. 특히 한화솔루션의 영업이익은 4사 중 유일하게 전년대비 흑자를 기록했다.
LG화학도 글로벌 불경기 여파에도 배터리 소재 사업다각화로 충격을 최소화 해 수조원의 이익을 창출했다. 금호석유화학도 전년대비 실적은 급감했지만 조단위의 이익을 창출해 나름 선방했다.
내년에는 롯데케미칼과 금호석유화학도 LG화학과 한화솔루쳐처럼 사업다각화에 총력전을 펼칠 방침이다. 사업다각화를 통해 포트폴리오(수익 분산화)를 일군다는 방침이다.
올해 화학업계의 기존 주력 석유화확 제품 사업은 그야말로 불황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고유가 ▲고원자재값 ▲고환율 ▲고물가 등 4중고를 한꺼번에 경험한 한 해다. 이로 인해 전방산업 중 핵심 산업인 화학산업이 고스란히 피해를 껴안고 있다.
여기에 최대 수요국 중 하나인 중국발 변수도 크게 악재로 작용했다. 중국 정부의 오미크론 봉쇄조치가 화학 수요에 영향을 미쳤다. 여기에 더해 중국의 자국 보호무역주의 기조도 상황을 불리하게 만들었다.
이같은 악조건 상황에서도 화학 4사의 성적표는 뚜렷한 차이를 나타냈다.
◆한화솔루션, 태양광 사업 빛났다! = 한화솔루션은 올 한 해 펄펄 날고 있다. 2년 6개월 간의 태양광 부진을 말끔히 털어내 가운데 초대박 실적을 예고했다. 애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한화솔루션은 올해 경영성적 전망치는 매출 13조1882억원, 영업이익 1조1108억원, 순이익 6887억원으로 전망된다. 이는 전년대비 각각 23%, 50.4%, 11.75% 상승한 수치다.
한화솔루션의 태양광 사업은 한화큐셀이 맡고 있다. 올해 태양광 사업이 대박이 난 이유는 미국, 유럽 시장에서 판매량 확대와 더불어 태양광 모듈 평균판매값(ASP) 상승 혜택을 톡톡히 봤기 때문이다. 회사는 글로벌 태양광 점유율에서 톱티어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한화솔루션은 태양광 사업 외에도 주력으로 전통 석유화학 사업을 한다. 다만 올해 화학업계가 석유화학 사업이 부진의 늪에 빠져 허우적대는 모습이다. 올해 석유화학 제품사업은 최대수요국인 중국발 악재가 작용했다. 상반기 고유가와 하반기 고물가-고환율 중국 정부의 오미크론 봉쇄조치와 더불어 보호무역주의 기조를 내세워 K-화학이 수요 부진을 겪었다.
석유화학 사업은 케미칼(화학) 부문으로 플라스틱에 투입하는 소재 제품을 판매한다. 이러한 중국발 악재로 배터리, 태양광 등 사업다각화를 진행 단계에 있는 롯데케미칼과 금호석유화학이 피해를 껴안았다. LG화학과 한화솔루션은 이러한 사업다각화로 올해 충격을 흡수할 수 있었다.
◆올해 LG화학 배터리소재로 나름 선방 = LG화학의 올해 경영성적표는 매출 52조9016억원, 영업이익 3조5329억원, 순이익 2조8022억원으로 전망된다. 이는 전년대비 매출은 24% 증가한 반면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29.7%, 29% 감소한 수치다.
올해 LG화학의 영업이익과 순이익 전망치(컨센서스)가 전년대비 낮지만 고물가-고환율, 중국발 수요침체, 에너지 가격 불안정화 등의 요인에도 이 정도 경영성적은 나름 선방한 셈이다. 회사가 선방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배터리 소재 때문이다. 배터리 핵심소재 중 하나인 양극재(배터리 전압 및 용량결정) 사업이 미국, 중국 등에서 재미를 봤다. 양극재가 뒷받침을 하지 않았다면 이같은 선방은 물거품 됐을 가능성이 크다
LG화학은 국내(청주, 익산) 5만톤, 중국(우시)에 4만톤 등 총 9만톤의 양극재를 생산하고 있다. 올해 미국 테네시주 현지에 양극재 공장 12만톤과 구미에 6만톤을 짓기로 했다. 2025년부터 27만톤 규모의 양극재를 생산한다. 이를 통해 매년 배터리 소재 글로벌 판매량을 늘린다는 구상이다.
◆금호석유화학, 전년대비 실적 하락했지만 나름 선방 = 금호석유화학은 매출 8조2318억원, 영업이익 1조2596억원, 순이익 1조459억원으로 전망된다. 이는 전년대비 각각 2.7%, 47.7%, 46.8% 줄어든 금액이다. 금호석유화학도 롯데케미칼과 마찬가지로 판매량은 늘었지만 마진율이 올해 절반가량 하락할 것으로 전망한다.
실적 하락 요인은 상반기 고유가와 하반기 글로벌 고물가-고환율 여파, 중국 정부의 오미크론 봉쇄조치가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 여기에 중국의 자국 보호무역주의 기조도 한 몫 거들었다.
올해 실적은 하락했지만 글로벌 경기침체 여파에도 나름 선방했다는 것이 화학업계의 시각이다. 금호석유화학도 올해 화학업계의 후폭풍을 경험했기 때문에 내년에도 탄소나노튜브(CNT) 등 사업다각화에 초점을 맞출 방침이다.
올해 영업이익이 절반가량 하락한 이유는 나프타 가격하락 때문이다. 이로 인해 마진율에서 급격히 손해를 봤다. 여기에 더해 롯데케미칼타이탄의 동남아 시장 공급과잉으로 단가가 하락했다. 또 미국법인도 에탄 가격 폭등과 더불어 MEG(모노에틸렌글리콜) 제품 수급 악화로 수익성이 하락했다. MEG는 자동차 부동액, 섬유원료 등에 활용하는 필수 원료다.
◆롯데케미칼, 판매량은 늘었지만 마진율 ‘뚝’ 외화내빈…"배터리 소재 사업다각화 총력전" = 롯데케미칼은 올해 매출 22조5023억원으로 전년대비 24.2% 증가로 전망했다. 하지만 마진을 나타내는 영업순익 부문은 적자가 유력하다. 관련업계에선 영업손실을 4388억원으로 관측된다.
롯데케미칼의 석유화학 사업판매량은 올해 역대 최대로 봐도 손색이 없었다. 다만 팔아도 팔아도 남는거는 커녕 손해를 보는 장사를 겪었다. 즉 올해는 외화내빈이다. 올해 롯데케미칼은 배터리 핵심소재 사업에 수조원을 투입키로 했다. 내년에도 배터리소재 공장증설, R&D(연구개발) 등의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이를 통해 2025년부터 본격적인 매출을 발생시킨다는 구상이다.
화학업계 관계자는 “올해 러시아 우크라이나 사태로 국제유가와 원자재값 폭등에 불안정한 수급난을 겪었다”면서 “내년에도 만만치 않은 산업 경기가 예상된 가운데 화학업계가 사업다각화에 총력전을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