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ETV=박제성 기자] 13일 세계 최초 청정 암모니아 입항식이 롯데정밀화학 암모니아 터미널에 접한 울산항에서 열렸다. 청정 암모니아는 천연가스 등 화석연료를 원료로 한 암모니아 제조(그레이 암모니아)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포집한다.
생산 과정에서 탄소를 배출하지 않은 ‘블루 암모니아’와 태양광 발전, 풍력 발전 등 재생 에너지로 물을 전기분해해 만든 수소(H)에 공기중의 질소(N)를 붙여 암모니아(NH3)로 개질해 만든 ‘그린 암모니아’가 있다.
이번에 수입된 블루 암모니아 물량은 지난 10월 사우디 리야드에서 계약된 것이다. 사빅AN과 사우디 아람코(Aramco)가 생산해 세계 최초 글로벌 인증(독일 TÜV)을 받은 2만5000톤이 13일 입항했다. 나머지 마덴의 2만5000톤 물량도 올해 입항한다.
암모니아(NH3)는 질소(N)과 수소(H)의 화합물이다. 연소과정에서 이산화탄소(CO2)를 배출하지 않기 때문에 수소와 함께 탈탄소 에너지 전환의 대안으로 주목받는다.
롯데정밀화학은 이번 사례가 글로벌 청정 에너지 전환의 상징적인 전기가 될 것으로 평가한다. 그간 청정 수소/암모니아 공급 MOU(업무 협약)은 있었으나 실제로 상업 생산된 청정 암모니아가 공급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기 때문이다.
롯데정밀화학은 동아시아 1위 암모니아 유통기업이다. 현재 연간 50만톤, 5000억원 규모의 사우디산 암모니아를 수입하는 바이어(구매처)다. 수십년 간의 신뢰관계를 바탕으로 지난 1월 아람코와 블루 수소/암모니아 사업 협약을 맺어 관련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사우디는 2030년까지 세계 최대의 청정 수소/암모니아 수출국이 된다는 목표를 발표, 대대적인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한국 정부는 2030년까지 화력발전소의 탄소배출 감축을 위한 발전용 암모니아 수요가 500만톤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 이는 현재 연 130만톤 가량의 기초화학, 비료용 암모니아 수요의 4배가 새롭게 추가한다.
사우디가 첫 청정 암모니아 물량을 한국에 수출하기로 한 것은 한국의 수소경제 육성에 대한 의지와 정부간 MOU를 비롯한 정상회담, 장관회담 등의 외교적 노력이 영향을 준 것으로 평가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청정 수소/암모니아의 대규모 수요 창출과 그에 맞는 인프라-제도를 구축해 수소 생태계를 확장하겠다는 정책 방향을 발표한 바 있다. 글로벌 수소 공급망을 구축하기 위해 국제 협력도 강화할 예정이다.
롯데그룹 화학군 총괄대표인 김교현 부회장은 “세계 최초로 상업 생산된 청정 암모니아 도입은 롯데정밀화학 뿐만 아니라 롯데그룹 화학군의 탄소중립을 실현하는 중요한 발걸음”이라며 “롯데그룹 화학군은 글로벌 네트워크와 프로젝트 경험 등의 강점을 통해 생산부터 운송∙유통에 이르는 인프라 구축을 선제적으로 추진해 수소 산업 전 과정의 주도권을 확보할 것”이라고 했다.
롯데정밀화학 김용석 대표는 “이번 세계 최초 청정 암모니아 입항은 그동안 발표된 협약이나 계획이 아니라 실제 대량의 청정 에너지 공급이 실현된 첫 사례로서 의미가 있다”며 “자사의 동아시아 1위 암모니아 유통 인프라를 바탕으로 한국이 아시아 청정 에너지 허브가 되는데 기여 하겠다.”고 밝혔다.
울산시 김두겸 시장은 “울산은 국내 최대의 수소 생산지이자 운송과 저장, 활용 등 수소산업의 기반을 갖춘 수소에너지 선도도시로서 이번 블루 암모니아 입항이 울산 수소 산업의 새 장을 열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울산항만공사 김재균 사장은 “오늘 청정 암모니아 입항식을 발판삼아 2030년 목표로 220만톤의 청정 암모니아 저장능력을 추가하는 ‘그린수소/암모니아 물류허브 사업’ 를 성공적으로 추진시키겠다"고 말했다.
롯데그룹 화학군은 2030년까지 120만 톤 규모의 청정 수소를 생산한다. 암모니아 수소 개질 기술 상용화를 위해 미국의 시지지와 암모니아 광분해 기술 공동 실증을 진행한다. 국책과제로 선정된 암모니아 열분해 기술 실증을 위한 파일럿 설비를 울산에 구축할 예정이다.
행사에는 롯데그룹 화학군 김교현 부회장, 롯데정밀화학 김용석 대표, 사빅AN 야지드 부사장, 아람코 코리아 무타이브 대표, 울산시 김두겸 시장, 산업통상자원부 박일준 2차관, 울산항만공사 김재균 사장 등 관계자가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