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ETV=박제성 기자] 포스코케미칼의 미국내 음극재 생산공장 건설이 초읽기에 돌입했다. 포스코케미칼은 양극재(배터리 전압 및 용량 결정), 음극재(에너지밀도 주행거리 결정) 모두 양산해 배터리 소재계의 욕심쟁이로 통한다. 국내 기업 중 양극재와 음극재 모두 생산하는 곳은 포스코케미칼이 유일하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포스코케미칼은 미국 음극재 생산 공장 설립을 위해 막바지 단계에 들어섰다. 포스코케미칼이 미국 현지 음극재 생산 공장 건설에 적극적인 이유는 미국 IRA(인플레이션 감축법) 법안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IRA의 핵심조건은 두 가지로 압축된다. 첫번째는 미국 현지에 공장을 짓는 것이다. 두번째는 FTA(자유무역협정) 체결국과 배터리 소재 및 광물 비중을 최소 40% 이상 투입하는 것이다. 이래야만 세제 혜택 등의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다.
◆놓쳐서는 안 될 미국 배터리 시장…GM과의 파트너십도 관건 = 미국은 배터리 관련 제품, 소재 사업에 있어 최대 규모의 시장을 자랑한다. 따라서 결코 놓쳐서는 안 될 지역으로 꼽힌다. K-배터리(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K-배터리소재(포스코케미칼, LG화학 등)는 IRA 대응법의 첫 단추로 현지 공장설립과 소재 공급 다양화에 초점을 둔다.
포스코케미칼도 미국 내 배터리 시장공략에 적극 뛰어든 이유도 이같은 맥락에서다. 상황이 이렇자 포스코케미칼도 미국 내 음극재 공장을 짓는 걸 적극 검토 중이다. IRA뿐 아니라 GM(제네럴모터스)과의 돈독한 관계도 중요한 과제다. 포스코케미칼에 있어 GM은 가장 중요한 VIP 고객사다.
올해 7월 GM과 무려 13조7696억원치의 양극재 공급협약을 체결했다. GM이 VIP 고객사인 이유는 LG에너지솔루션과의 관계 때문이다. LG에너지솔루션과 GM과의 합작사인 얼티엄셀즈배터리에 포스코케미칼 양극재를 공급한다. 포스코케미칼은 현재까지 GM과 수주한 누적 양극재는 무려 21조8000억원치를 넘었다.
이번 음극재 공장 설립은 JV(합작사) 방식으로 진행하는 것이 유력하다. 앞서 11월 초 민경준 포스코케미칼 사장은 ”미국 완성차 업체 3곳을 포함한 여러 기업과 JV 방식의 음극재 공장 증설에 대해 협상하고 있다. 연내 의미있는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포스코케미칼은 글로벌 완성차 3곳(GM, 포드, 스텔란티스)과 음극재 JV를 통해 공장을 짓는 것을 검토한다. 최근 미국 현지에서는 전기차 종류 중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픽업트럭에 대한 수요량 늘고 있는 추세다. 포스코케미칼은 차세대 음극재로 실리콘 음극재를 낙점했다. 향후 이 음극재가 미국 내 수요량을 높여 줄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넘어야 할 산도 있다. 바로 중국이다. 중국은 전세계 음극새 시장에 70%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포스코케미칼은 투트랙(양극재+음극재) 전략으로 중국을 맞서고 있다. 이같은 투트랙 양산 체계를 갖춘 업체는 포스코케미칼이 유일하다.
포스코는 배터리 핵심 소재인 음극재뿐 아니라 양극재에도 집중한다. 양극재의 경우 국내(광양, 포항, 구미)를 거점으로 생산량을 늘리고 있다. 올해 10만5000톤의 양극재를 생산해 2025년 27만5000톤까지 늘릴 방침이다. 중국은 저장성 통샹시 내에 화유그룹 합작사를 통해 양극재 공급량을 확대하고 있다.
현재 북미, 중국뿐 아니라 유럽, 인도네시아 등 해외 각국에 양극재 현지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오는 2025년까지 양극재 34만톤을 생산할 방침이다. 아직까지 배터리 핵심소재 중 시장규모 1위는 양극재다. 지난해 양극재 시장규모는 173억 달러로 핵심소재 중 1위를 차지했다. 음극재(37억 달러), 분리막(43억 달러), 전해질(29억 달러)로 월등히 높았다.
세계 최대 규모인 연산 9만톤의 양극재 광양공장을 완성, 본격 가동에 나선다. 광양공장에는 차세대 전기차 배터리 소재인 하이니켈 NCMA(니켈, 코발트, 망간, 알루미늄)와 NCM(니켈, 코발트, 망간) 양극재를 주력으로 생산해 글로벌 배터리사와 완성차 업체에 공급한다.
김철중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북미 전기차 예상 판매량을 보면 음극재는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라며 “국내 배터리 3사의 음극재 수요도 30조 원에 달하는데 현 시점에서 그 수요에 대응할 수 있는 글로벌 업체는 사실상 포스코케미칼밖에 없다”고 밝혔다. 포스코케미칼 관계자는 "미국 현지 음극재 공장 건설여부에 대해 논의 중인 것은 사실"이라며 "다만 세부사항은 조율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