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ETV=박제성 기자] SK이노베이션이 올해 3분기(7~9월) 경영성적은 좋았다. 다만 전년도와 2분기(4~6월) 대비 사업별 성적에서 뚜렷한 차이를 나타냈다. 우선 3분기에는 배터리 적자 규모를 50% 줄였고, 윤활유 사업은 창사 이래 분기최대 실적을 챙겨 대들보 역할을 했다. 다만 국제유가 하락세와 더불어 석유 정제 마진 축소 여파로 석유 사업 영업이익이 반토막 쪼그라들었다. 이러한 점들이 주요 달라진 실적 내용이다.
SK이노베이션(SK이노) 3분기 경영성적은 매출 22조7500억원, 영업이익 703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동기 대비 매출은 10조2000억원, 영업이익은 352억원 각각 늘었다.
2분기만 하더라도 러시아 우크라이나 사태로 국제유가가 고공행진을 펼치면서 석유 사업의 마진율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 기간 SK이노베이션은 석유 사업으로 매출 12조4684억원, 영업이익 6687억원을 벌었다. 이같은 초대박 실적으로 2분기에만 석유사업이 실적이 전체의 90% 정도를 차지했을 정도다.
3분기 경영 실적의 상황은 달라졌다. 국제유가가 안정화 되면서 정제 마진까지 덩달아 하향 세로 전환돼 마진 개선에 차질을 줬다. 이로 인해 SK이노 계열사인 SK에너지에 석유사업 마진도 절반 가량 줄어들었다. 그럼에도 영업이익은 3165억원을 달성했다.

◆3분기 실적, 효자는 윤활유…석유는 국제유가 하락으로 마진 축소 = 이번 실적에서 단연 으뜸은 윤활유 사업이다. 윤활유는 항공기, 자동차 등 모빌리티 엔진 혹은 기계 등에 첨가하는데 3분기 대박을 터트렸다. 윤활유 사업에만 매출 1조4146억원, 영업이익 3360억원으로 집계됐다. 결과적으로 윤활유 사업이 석유 사업보다 더 많이 벌었다.
사업별 영업이익 순위로는 ▲윤활유(3360억원) ▲석유(3165억원) ▲석유개발(1605억원) ▲화학(1083억원) 등이 차지했다. 또 3분기에 눈에 띄는 사업은 배터리다.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배터리 공급량을 늘리면서 2분기 배터리 영업손실(적자)가 3266억원이였는데 3분기 영업손실이 136억원으로 절반가량 줄였다.
물론 배터리 사업이 이익이 생겨 현금으로 바로 유입된 건 아니지만 2분기 대비 적자를 대폭 줄였다는 건 3분기부터 본격적으로 배터리 판매량이 확대되고 있다는 의미다. 관련업계에선 4분기에는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내비친다. 하지만 현재까지 인정해야 할 건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보다는 배터리 사업 실적에서 격차가 크다.
하지만 2023년를 기점으로 2025년까지 배터리 사업에서 본 때를 보여주겠다는 각오가 비장하다. 2025년이면 본격적인 어닝서프라이즈(초대박) 달성이 가능하다. 해당 기간에는 총 220GW(기가와트) 규모로 글로벌 배터리를 양산한다.
다만 이번 3분기 실적에서 아쉬운 점도 있다. 매출은 전년대비 10조원 이상 늘어 판매량이 부쩍 늘어났는데 영업이익은 매출대비 352억원 늘었다. 일각에서는 판매량은 늘어 외형은 커졌는데 결과의 아쉬움이 남는 이른바 외화내빈 아니냐는 평가도 나온다. 하지만 분명한 건 고환율-고원자재값 여파에도 3분기 경영성적(매출 22조7500억원, 영업이익 7039억원)은 양호했다는 점이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3분기 윤활유 사업이 분기기준 역대최대 영업이익 달성과 배터리 사업 수익성이 개선됐다. 다만 아쉬운 점은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에 따른 유가 및 정제마진 하락 영향으로 전분기 대비 영업이익이 대폭 감소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매출이 전분기 대비 10조원이 늘어난 이유는 석유사업의 CDU(상압증류공정) 가동률 상향과 배터리 사업의 신규 공장 생산능력 향상 등에 힘입어 2분기 대비 증가했다”며 “4분기에는 러·우 전쟁 등 글로벌 정세 변화와 동절기 진입으로 인한 난방유 수요 증대 등으로 정제마진은 점차 회복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