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ETV=박제성 기자] 롯데케미칼 사렴탑 김교현 부회장이 재무개선과 배터리 소재사업 강화 등 두 마리 토끼몰이에 승부수를 던졌다. 최근 김교현 부회장이 재무개선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롯데건설 레고랜드 사태로 계열사에 자금을 지원하면서 부터다. 올해 경영성적도 신통치 않다는 점도 김 부회장이 재무개선에 주파수를 맞추는 주요 요인중 하나다.
이런 와중에 전방위적으로 배터리 소재 사업에 글로벌 톱티어(일류) 달성을 위해 수조원의 자금을 투자하고 있다. 배터리 소재사업을 강화하겠다는 포석이다. 롯데케미칼은 이를 위해 배터리 핵심소재인 양극재, 음극재, 분리막, 동박 등 배터리 소재 다양화 및 양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글로벌 4위 규모의 동박 업체인 일진머티리얼즈 인수전에 나선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일진머티리얼즈 인수엔 2조7000억원 상당의 자금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건설이 지난 10월 18일 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문제는 롯데케미칼이 롯데건설의 지분 43.8% 가량을 보유하고 있어 롯데케미칼의 몫은 최소 875억원에 달한다. 롯데케미칼은 지난 20일 롯데건설에 단기자금 5000억원을 연 6.39% 이자로 빌려준다고 공시한 바 있다.
강원도 레고랜드 사태는 롯데건설이 시공사로 참여중인 서울 둔촌 주공아파트 재건축 사업과 관련이 있다. 레고랜드가 채권 채무불이행 사태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생(PF) 시장이 경직되면서 해당 사업의 PF 차환 발행이 어려워졌다.
이때부터 롯데건설을 포함한 4개 건설사가 자비로 자금을 상환할 처지가 된 것이다. 이에 최대주주인 롯데케미칼이 긴급 자금 수혈에 나선 것이다. 레고랜드 여파로 최근 주가도 곤두박질쳤다. 이달 19일만 하더라도 16만6000원대 주가가 형성했는데 21일 이후부터 15만 아래로 가라 앉았다. 상황이 이렇자 김 부회장도 주주 가치제고를 위해 자사주 매입의 카드를 꺼냈다.
25일 기준 김교현 부회장, 황진구 기초소재사업 대표, 이영준 첨단소재사업 대표 등 경영진 16명이 총 2760주(4억4000만원)의 자사주를 취득했다고 25일 밝혔다. 취득 단가는 16만1000원이다. 김 부회장은 금번 자사주 매입으로 총 640주의 주식을 보유했다. 취득 금액은 1억168만7000원이다.
이러한 자금 사정으로 김 부회장이 롯데케미칼에 재무개선에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여기에 더해 올해 롯데케미칼이 2분기(1~2분기)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해 김 부회장에 얼굴은 밝지가 않다. 올해 상반기 경영 성적표는 매출 11조973억원, 영업이익 612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2분기 매출은 5조5110억원, 영업손실 214억원을 기록해 팔아도 손해보는 장사를 했다.
◆김교현 부회장, “배터리소재 사업 글로벌 톱티어 일구자” = 김 부회장은 기존의 주력 플라스틱 소재, 건축자재 등 석유화학 제품군만 가지고는 미래가 불확실하다는 판단에 따라 미래사업에 눈을 띈 분야는 배터리 소재다. 김 부회장은 배터리 핵심소재 기술력과 양산은 물론 다양화까지 확보한다는 당찬 목표를 갖는다.
롯데케미칼은 ▲동박(전류흐르는 이동경로 역할) ▲전해액 ▲분리막(+,-극 화재방지 역할) 소재 ▲바나듐이온 배터리 ▲양극박 등의 수천억원을 투자해 글로벌 배터리 핵심소재 기업군 톱티어(일류)로 도약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배터리 사업은 수익을 거두는 단계는 아니다. 이를 위해 미국 현지투자 등을 통해 배터리 소재공장 건설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러한 점을 비춰 올해는 배터리 사업을 통한 수익보다는 체계적인 투자가 우선순위로 행해진다. 2025년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배터리소재 사업을 통해 매출 실적을 일으킬 방침이다.
롯데케미칼은 고부가 스페셜티 및 그린 사업 비중을 2030년까지 전체 매출의 60%로 확대하겠다는 비전을 발표했다. 롯데케미칼은 전지소재 사업을 2030년까지 총 4조원을 투자해 연간 매출 5조원 규모로 성장시킨다는 계획이다.
화학업계 관계자는 “올해 롯데케미칼이 재무 부분에서 힘든 한 해를 치루고 있지만 이와 동시에 배터리소재 사업에 대한 과감한 투자를 전개하고 있다”며 “롯데케미칼은 현재 재무개선과 더불어 배터리소재 등 미래사업을 함께 아우러야 하는 입장”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