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ETV=박제성 기자] 금호석유화학이 생산 품목 다각화에 총력을 경주하고 있다. 과거 단순한 화학 제품 중심이던 생산품목이 최근 합성고무, 합성수지, 고무 노화방지제 등 고부가가치 분야로 급격히 확대되고 있다. 글로벌 케미컬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포석이다.
이에 힘입어 수출 대상국이 늘어나고 수출액도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금호석유화학의 경우 전사 매출의 70%를 해외시장 수출을 통해 얻고있다. 특히 부가가치가 높은 합성고무의 경우 전체 매출중 절반 가량을 차지하는 등 금호석유화학의 수출전략 품목으로 자리매김했다. 금호석유화학 경영진이 합성고무, 합성수지 등 고부가가치 상품을 중심으로 수출품목 다각화에 공을 들이는 이유다.
21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금호석유화학은 동종 화학업계와 마찬가지로 전체 매출중 70% 이상이 수출에서 발생할 만큼 수출의존도가 높다. 상반기 전체 매출(2조8138억원) 중 수출에서 무려 1조9449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체 발생하는 매출의 70%는 해외, 30%는 국내 몫이다.
◆합성고무-합성수지 등 사업다각화로 매출 재미 = 금호석유화학은 사업다각화(포트폴리오)에 초점을 맞춰 활발한 국내외 사업을 펼친다. 주요 제품별 매출에서 1등은 합성고무(타이어, 신발, 장갑 등 용도)다. 이어 합성수지(자동차 내장재, 전자제품 용도 등), 정밀화학(고무 노화방지제 순이다. 우선 합성고무는 라텍스, 스티렌 부타디엔 고무(SBR) 등 소재를 가지고 타이어, 신발, 장갑을 만드는데 활용한다. 상반기 전체 매출에 51%(1조4416억원)를 차지했다.
합성수지는 주로 전자제품 및 자동차 내장재 등 플라스틱에 소재로 활용한다. 해당 소재는 ABS(아크릴로나이트릴-뷰타다이엔-스타일렌 수지), PS(폴리스타이렌) 등이 있다. ABS와 PS의 차이점은 둘 다 플라스틱 소재이지만 PS가 가볍고 성형성(모양을 변형)이 좋다. 대신 ABS는 PS보다 내구성이 우수하다.
금호석유화학은 합성수지로 상반기 9368억원으로 전채 매출의 33%를 거둬들였다. 또 고무 노화방지제로 1178억원의 매출을 발생해 전체 매출 대비 4.2%를 기록했다. 차세대 첨단소재인 탄소나노튜브(CNT), 임대 사업 등에서 3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발생시켰다. 이는 전체 매출에 11% 이상을 차지한다. CNT는 산업계의 첨단소재로 평가받는데 항공기, 자동차, 배터리(2차전지), 전자 분야에서 활용한다.
금호석유화학은 CNT를 차세대 주력 소재로 삼아 꾸준한 시장점유율 확대에 주력한다. 이같이 사업다각화 기반을 마련한 계기는 금호석유화학의 계열사(자회사)도 맡은 역할에 충실하기 때문이다. 계열사인 금호피앤비 화학은 산업용 플라스틱 원료를 만드는데 KER라는 상표로 판매한다. KER는 금호석유화학에서 가장 효자 상품이다. 상반기에만 1조2531억원의 매출을 발생시켰다. 금호피앤비화학은 플라스틱 소재 ABS 첨가제 부문에서 192억원의 매출을 발생했다.
또 다른 계열사인 금호폴리켐은 특수 합성고무를 만든다. 주로 차량용 부품고무 등 산업용 고무를 양산한다. 차량용 고무사업으로 상반기 4341억원의 매출을 발생시킬만큼 이 부분에서도 두각을 나타낸다. 금호티앤엘도 있다. 주력 사업은 유연탄(석탄용도) 사업을 하는데 상반기 350억원 가량의 매출을 발생했다.

◆매출은 늘었지만 마진은 어쩌나 금호석유화학의 ‘고민’ = 매출은 늘고 있지만 고민거리도 있다. 상반기 러시아 우크라이나 사태로 원자재값이 폭등해 마진의 어려움을 겪었다. 금호석유화학에 따르면 상반기(1~6월) 평균 원자재값이 작년평균 대비 더 상승했다.
합성고무의 경우 t(톤)당 224만4000원으로 지난해 221만1000원 대비 올랐다. 같은기간 플라스틱 원료인 합성수지는 톤당 243만1000원으로 작년 241만7000원 대비 역시 올랐다. 그중에서도 특히 고무 노화방지제 원료가 큰 폭으로 올랐다. 톤당 650만9000원으로 작년 423만4000원 대비 껑충 뛰었다.
여기에 더해 중국발 코로나 봉쇄조치로 현지 판매 확대에 어려움도 겪은 것도 주요 요인이다. 이로 인해 올해 2분기(4~6월) 매출 2조2439억원, 영업이익 354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동기 대비 매출은 2% 증가한 반면 영업이익이 53% 반토막 났다. 순이익도 전년동기 대비 50.8% 감소한 2869억원으로 집계됐다.
코로나 특수를 누렸던 위생용 장갑 소재 NB라텍스가 위생장갑 판매량 감소로 수익성이 악화됐다. 타이어용 범용 고무도 수요 약세와 원재료 가격 상승으로 스프레드(원재료 가격과 판매 가격 차이)가 축소됐기 때문이다. 금호석유화학 관계자는 "주요 주력 제품의 원자재값 인상과 더불어 전방산업의 수요 부진으로 지속하고 있다"며 "개선된 제품 포트폴리오(사업다각화)를 통한 수익성 유지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