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ETV=박제성 기자] 염증은 특정 조직의 손상 또는 감염에 대한 일종의 방어 반응이다. 외부 자극이나 감염이 있을 때 체내 면역세포를 통해 조직의 손상을 최대한 억제, 감염체를 제거하는 역할을 한다.
평소에는 외부 침입자로부터 우리 몸을 보호하기 위한 자연스러운 면역 반응이지만, 과하면 오히려 생명에 치명적인 결과를 끼칠 수 있는 양날의 검과 같다. 실제로 염증과 관련된 많은 연구결과에 따르면 염증이 오래 지속되면 건강한 세포를 손상시켜 암을 비롯한 다양한 질병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 급성염증 반복되면 만성염증으로 발전… 당뇨병, 비만, 심혈관질환, 암 등의 원인 될 수 있어 = 염증은 조직의 손상된 부위나 감염 부위에 따라 급성염증과 만성염증으로 나뉜다. 급성염증은 빠르게 발병해 열과 통증, 부어오름 등의 증상이 느껴지는 염증으로 환자 스스로 알아차릴 수 있다. 대표적인 예는 상처로 인한 염증이나, 화상, 목감기 등이 있다.
반면 만성염증은 급성염증에 비해서 경과가 길며, 급성염증이 지속 반복되거나 염증이 장기간 해결되지 않았을 때 나타나는 면역 기제이다. 만성염증은 당뇨병, 비만, 심혈관계질환, 암 등 다양한 질병의 주요 원인으로 알려져 있음에도 드러나는 특이 증상이 없어 발병을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신속한 진단과 치료가 필요하다.
염증을 진단하기 위해서는 염증반응을 통해 염증을 유발하는 다양한 원인과 심각도를 정확하게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과거에는 염증 진단 바이오마커로 적혈구침강속도(ESR)검사, C-반응성단백(CRP)검사, 프로칼시토닌(PCT) 검사를 주로 사용해왔다.
하지만 3 가지 검사법은 염증 원인 파악에 많은 한계가 있어 활용하기 어려웠다. ESR검사는 질병에 대한 특이도가 낮아 질환의 활동성을 평가하는 데 유용했으나 염증 원인을 진단하기에는 적절하지 않다. 또 CRPᆞPCT 검사는 주요 염증 원인 중 하나인 ‘바이러스’에 의한 염증에는 수치 변화가 미미해 바이러스성 염증 진단에는 활용도가 떨어진다.
◆ SAA검사, 초기 민감도 높고 빠른 진단 가능해… 수술 전·후 염증반응 확인하는데 유용 = 최근에는 기존 염증반응 검사의 현실적 문제를 개선해 염증의 빠른 진단에 도움을 주는 ‘혈청 아밀로이드 (SAA)검사’가 각광받고 있다.
SAA는 염증으로 활성화된 단핵구 및 대식세포에서 분비되는 사이토카인에 반응해 간에서 생성되는 단백질이다. SAA검사는 기존 염증반응 검사에 비해 초기 민감도가 높아 빠른 진단이 가능하다는 것이 강점이다. 염증 발생 후 3~6시간후부터 첫 번째 상승을 보이며 2~3일에 최고 농도에 도달하기 때문에 증상이 없는 염증 초기 단계나 신속한 진단과 처치가 필요한 수술 후 합병증 유무 판정 등에 적합하다.
세균 및 바이러스 감염을 식별할 수 있어 다양한 염증 진단에 활용할 수 있다. 약물의 영향을 덜 받아 치료 반응과 약물 효능 평가에도 효과적이다.
안선현 GC녹십자의료재단 진단검사의학과 전문의 “SAA검사는 다양한 염증 원인을 파악하기 어려웠던 기존 염증반응 검사법에 비해 활용도와 정확도가 높은 검사로, 박테리아 및 바이러스, 류마티스 및 허혈성 심장질환 등 다양한 급성질환에 활용할 수 있다”며 “특히 염증반응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수술 전·후로 염증반응을 검사하는데 유용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최근에는 SAA 수치가 코로나19 감염시 중증도 및 예후와 연관성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다수 보고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