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박제성 기자] 정유4사가 올해 3분기(7~9월) 경영 실적이 2분기(4~6월) 대비 급락할 것이라는 예상이 현실화 되고 있다.
올해 상반기까지만 하더라도 정유4사(SK이노베이션, S-OIL, GS칼텍스, 현대오일뱅크)의 합산 영업이익은 12조원을 넘어설 정도다. 사상 유례없는 초대박 실적이다. 러시아 우크라이나 사태로 국제유가가 고공행진 하면서 기름값이 천정부지 뛰어 덩달아 정제마진도 올랐기 때문이다.
정제마진은 석유화학 제품을 처리 가공을 위해 원유를 사들여 각 종 수송비용, 인건비 등을 차감한 순수 이익(마진)을 의미한다. 정제마진은 수익의 핵심 지표로서 통상 배럴당 4∼5달러가 이익의 마지노선으로 본다.
올해 7월 이후 국제유가가 안정세로 돌아서면서 국내 기름값도 하향화 추세로 전환했다. 이로 인해 정제마진도 다시 제자리로 움직이기 때문에 2분기 대비 실적급락이 현실화 되는 셈이다.
최근 증권업계에선 에쓰오일(S-OIL)의 3분기 실적이 시장 전망치를 가장 큰 폭으로 밑돌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에쓰오일은 SK이노베이션처럼 포트폴리오(여러 사업)를 통해 정유 사업을 하는 것과 달리 순수 정유사업만 하기 때문에 더 큰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에쓰오일의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컨센서스)는 전년 대비 32.6% 증가한 7285억원이다. 이는 2분기 국제유가 초강세에 힘입어 기록한 영업이익 1조7220억원 대비 절반 넘게 쪼그라들 것으로 관측된다.
하지만 최근 증권업계는 더 점수를 짜게 주고 있다. 주요 증권업체가 제시한 에쓰오일 전망치는 ▲유안타증권 5181억원 ▲신한투자증권 4783억원 ▲NH투자증권 4601억원 ▲하이투자증권 3888억원으로 전망한다.
S-OIL 뿐만 아니라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현대오일뱅크도 정제마진 급락 여파를 피해갈 순 없어 타격이 불가피하다.
러우 사태가 현재 진행형 속 올해 6월 4째 주 29.5달러까지 치솟았던 정제마진과 달리 고환율-고물가 경기침체 우려로 국제유가 하락세로 전환하고 있다. 올해 3분기 평균 싱가포르 정제마진은 7.1달러로 전 분기 대비 66.9% 내렸다.
이진명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 역대급 초호황 이후 국제유가와 정제마진은 '롤러코스터' 장세를 보였다"며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수요 둔화, 중국 수출 쿼터 확대에 따른 공급 증가 등 하방 요인이 강하게 작용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최근 정제마진 흐름은 2분기 이후 오히려 정상화 되려는 구간으로 판단한다"며 "연말로 갈수록 OPEC 플러스(OPEC+)의 감산, 미국 전략비축유 방출 종료, 동절기 수요 등 상방 요인이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