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ETV=김진태 기자] 환경기업 전환을 선언한 SK에코플랜트가 도시정비 사업을 확대하고 나서 주목된다. SK에코플랜트는 올들어 도시정비부분 수주고가 전년대비 2배 가까이 급증하는데다 수주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하이엔드 브랜드 론칭까지 서두르고 있다. 이에 업계 일각에서는 SK에코플랜트가 도시정비사업에 공을 들이는 건 ‘캐시카우’(현금 창출원)를 확보하기 위한 사전 포석아니냐는 해석이 팽배하다.
16일 도시정비업계에 따르면 SK에코플랜트는 올해 도시정비사업 수주에 적극적으로 나서며 현재까지 신규 수주액 8802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도시정비사업 수주고(4263억원)의 2배가 넘는 금액을 올해 상반기에 달성했다. 이는 지난해 2018년 이후 최대 실적이다.
SK에코플랜트는 올해 1월 인천 효성뉴서울(1201억원)·숭의현대(921억원) 2곳에서 재건축 사업을 따내며 마수걸이 수주에 성공했다. 그 뒤 이달 4,5일 각각 포항 용흥4구역 재개발(2368억원)·대전 법동2구역 재건축(2006억원)을 잇따라 따내는 등 도시정비사업 수주 활동에 속도가 붙고 있다.
리모델링 사업도 챙기기 시작했다. SK에코플랜트는 지난달 쌍용건설과 컨소시엄을 이뤄 인천 부개주공3단지 리모델링 사업(4707억원) 수주권을 확보했다. 사상 첫 리모델링 사업 수주다. SK쌍용건설이 51%의 지분을 가지면서 주간사로 나섰으며 SK에코플랜트의 지분은 49%이다.
이어 용인 수지 뜨리에체 아파트 리모델링 사업에 단독으로 참여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그동안 시공능력평가 10위권내 건설사 중 유일하게 리모델링 실적이 없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광폭 행보를 보이는 셈이다. 수주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하이엔드 브랜드도 새롭게 선보일 예정이다. SK에코플랜트는 ‘SK뷰’라는 단일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다. 최근 도시정비사업 시장에 고급화 바람이 불면서 하이엔드 브랜드를 갖춘 건설사들에 밀려 고전을 면치 못했다.
하반기 신규 하이엔드 브랜드를 론칭해 수주전에 적극 뛰어들겠다는 게 SK에코플랜트의 구상이다. 현재 10대 건설사중 현대건설(디에이치), DL이앤씨(아크로), 대우건설(써밋), 롯데건설(르엘), 등 4곳이 하이엔드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SK에코플랜트의 사업 포트폴리오가 친환경을 중심으로 개편되는 상황에서 도시정비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에 대해 건설업계 일각에선 캐시카우 확보를 위한 게 아니냐는 과측을 보내고 있다. 친환경 사업의 특성상 당장 큰 수익이 나오기 힘든 반면 초기 인프라 구축에는 막대한 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특히 SK에코플랜트는 내년 하반기를 목표로 IPO를 준비하고 있다. 성공적인 IPO를 위해선 친환경 사업 확장과 재무구조 개선이 필수적이다. 당장 현금을 확보할 수 있는 정비사업이 중간에서 버팀목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친환경 사업은 당장 큰 수익이 나오기 힘든 데다 초기 인프라를 구축하기까지 상당한 예산이 소요된다”며 “투자가 활발한 상황에서 현금 확보가 되지 않으면 장기적으로 재무건전성이 흔들릴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사업이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을 때까지 정비사업을 통해 현금 확보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는 말을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