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ETV=김진태 기자] 공사비 갈등으로 공사가 멈춘 둔촌주공 재건축사업이 ‘특정업체 밀어주기’를 둘러싼 진실게임으로 치닫고 있다. 당초 갈등의 씨앗이 된 공사비 문제가 사실 특정업체 선정을 위한 꼼수라는 시공사업단의 주장이 나와서다. 이에 둔촌주공 재건축조합 측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22일 시공사업단 주간사인 현대건설은 입장문을 내고 둔촌주공 재건축사업의 공사가 멈춘 갈등의 원인이 공사비 문제가 아닌 다른 것에 있다고 주장했다. 현대건설은 “(둔촌주공 재건축조합 집행부가)공사변경 계약을 부정하는 근본적인 원인은 공사비가 아니라 공사변경계약서에 적힌 각종 마감재를 특정업체에 몰아주기 위해서”라며 “특정업체의 마감재 이권 때문에 공사변경계약을 부정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실제 이날 현대건설이 밝힌 둔촌주공 재건축조합 공문에 따르면 마감 자재를 시공하는 업체 17곳이 변경됐다. 공개된 조합공문에는 T(천연대리석), Y(포세린타일), I(엔지니어스톤·도기질타일), H·N(리바트) 등 13개 업체와 브랜드가 명시돼 있다. 이 중 가장 많이 등록된 업체는 일신석재다. 주방상판과 주방벽 시공(조합·일반임대 물량)을 모두 일신석재가 맡게끔 둔촌주공 재건축조합 집행부가 시공사업단에 요청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현대건설은 입장문을 통해 “일반적으로 착공전 조합과 마감재를 확정하는 의사결정이 이뤄지고 견본주택에 적용하는 과정으로 공사가 시작되면 자재를 발주하고 시공하게 된다”면서 “조합은 전임조합에서 결정하고 견본주택에 적용한 마감재에 대해 승인을 반려하고 특정업체를 지정하는 공문을 발송해 정상적 공사진행을 하지 못하게 했다”고 주장했다.
현대건설은 또 “이전조합에서 합의를 마친 경량충격음 1급, 중량충격음 2급 층간차음재에 대해서도 공인성능인정서조차 없는 업체제품 적용을 요구하는가 하면 친환경무기질도료에 대해서도 계약을 마친 업체가 아닌 다른업체를 일방적으로 주장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둔촌주공 재건축조합 집행부는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조합 관계자는 “대부분 재건축 현장에서 마감재 선택은 조합이 투표로 하고 회사를 선정하는 것은 시공사가 입찰로 한다”면서 “조합은 좋은 제품을 채용해 달라는 것이지 특정브랜드를 요구한 적은 없다”고 해명했다.
관계자는 또 공사 중단 원인이 된 공사비 문제를 두고도 “지난해 10월부터 시공사가 원하는 금액인 3조2000억원을 그대로 반영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다”면서 “계약절차에 문제가 많으니 계약서를 새로 쓰자는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