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이 노년층 고객을 위한 서비스를 잇달아 내놓고 있다. 사진은 신한은행이 최근 개점한 금융권 최초 시니어 전용 '디지털 맞춤 영업점' 신림동 지점에서 한 고객이 직원의 도움을 받아 디지털 기기를 사용하고 있는 모습. [사진 FETV DB] ](http://www.fetv.co.kr/data/photos/20220101/art_16414325062038_cdb1c1.jpg)
[FETV=박신진 기자]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공과금, 세금 업무를 보기 위해 은행을 방문하던 김순희(66세)씨는 최근 모바일을 통해 은행 업무를 보고 있다. 매번 방문하던 영업점 직원이 친절하게 모바일뱅킹 사용법을 알려준 덕분이다. 김 씨는 처음에는 낯설다고 느꼈지만, 몇 번 경험해보니 간편함을 느끼고 만족하며 사용하는 중이다. 얼마 전에는 은행 직원이 기기에서 통장 없이 현금을 인출할 수 있다고 안내해 줘 손정맥 등록도 마쳤다. 젊지 않은 나이에도 변화된 은행 환경에 곧잘 적응하는 모습이었다.
주요 시중은행들이 대표적인 금융소외 계층인 '고령자'를 위한 적극적인 대응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은행 점포가 줄면서 디지털 소외계층에 대한 우려가 나타나고 있다. 우리나라는 지난 2020년 65세 이상 고령인구가 821만명으로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6.4%를 차지하며 본격적인 고령사회로 진입했다. 오는 2025년엔 65세 이상 노령인구가 총인구의 20% 넘어서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은행들은 보편화된 디지털금융 상황에서 디지털 사용을 어려워하는 노년층을 위한 다양한 대안을 마련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지난달 27일 금융권 최초로 시니어 고객을 위한 '디지털맞춤영업점'을 신림동지점에 오픈했다. 우선 시니어 고객이 더 쉽게 은행업무를 볼 수 있도록 업무목적에 따라 컬러 유도선을 설치하고, 스마트 키오스크를 설치해 디지털 기기 사용이 어려운 고객을 위한 안내 직원을 배치했다. 또한 시니어 맞춤 ATM 화면을 개발했다. 돈 넣기, 돈 찾기, 돈 보내기와 같은 쉬운 용어를 사용하고, 화면구성을 간결하게 편성했다.
이에 앞서 신한은행은 월계동지점 폐쇄로 지역 주민들과 한 차례 마찰을 빚은 바 있다. 월계동지점은 오는 2월 폐쇄되고 디지털 라운지로 전환될 계획이었지만, 지역 주민들이 고령층에 대한 금융 접근성이 떨어질 수 있다며 지점 폐쇄를 강력히 반대했다. 그 결과 해당 지점은 폐쇄 대신 출장소 형태로 전환해 대면 창구를 남기기로 했다. 고령층 이용이 많은 지점은 이러한 갈등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시니어 전용 디지털맞춤영업점은 한 가지 대안으로 자리할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부산은행은 65세 이상 고객을 위해 ‘어르신 전용상담센터’를 신설했다. 센터의 대표번호로 전화를 하면 전담 상담사가 연결된다. 이를 통해 예금, 대출, 신탁, 전자금융 등 모든 은행 업무 상담이 가능하다. 상담사는 금융 용어를 알기 쉬운 말로 천천히 설명하고, 유선으로 상담사와 연결되는 시간을 최소화하는 등 고객의 불편함을 줄이는데 중점을 뒀다.
이 밖에도 은행들은 금융소외계층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시니어 전용 상품을 출시하고, 금융교육을 실시하는 등 다양한 노력에 나서고 있다. 국민은행은 시니어 고객 대상 자산관리 서비스인 ‘KB골든라이프X(엑스)’를 출시, 운영중이다. 우리은행은 간결한 화면 구성과 중요한 금융 일정 알림 기능이 있는 시니어세대 전용 메인화면을 제공한다. 경남은행은 시니어 고객을 대상으로 디지털 교육을 실시하고 있으며, 교육에 참여하는 고객 인터뷰를 통해 개선사항도 서비스에 적극 반영하고 있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은행들은 고령층 고객을 위해 보이는 ARS 서비스, 쉬운말, 큰 글씨, 느린말 서비스 등을 제공해 왔다”며 “어르신 고객을 위한 다양하고 편리한 서비스와 교육 등은 확대될 것이며, 이들을 위한 점포 운영 및 디지털 서비스는 지속적으로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