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브컬쳐 게임, 레드오션인가 블루오션인가

등록 2021.12.23 14:47:50 수정 2021.12.23 15:50:03

블루아카이브 흥행에 다시금 경쟁 불붙은 서브컬쳐 게임 시장
확밀아, 소녀전선 흥행과 함께 우후죽순 나왔던 서브컬쳐 게임...1~2년 만에 사라져
마니아 팬심 잡기 위한 새로운 서브컬쳐 게임들의 롱런 전략은?

 

[FETV=최명진 기자] 최근 수면 위로 급부상한 게임 장르가 있다. 바로 서브컬쳐 게임이다. 게임사들은 기존의 퍼블리싱 방식과 함께 직접 개발까지 뛰어들고 있다. 애니메이션을 보는 듯한 캐릭터와 라이트노벨을 읽는 듯한 독특한 세계관과 스토리로 인기를 끌면서 서브컬쳐 마니아들을 이용자로 끌어들이려는 추세다. 이용자 층을 가늠할 수 있는 사전예약자도 대부분의 서브컬쳐 게임이 17~18년에 20만명 정도로 그쳤던 것에 비해 100만 명 가량으로 대폭 증가했다.

 

이번 서브컬쳐 게임 전쟁의 시작은 넥슨이 서비스하는 ‘블루아카이브’가 매출 5위권 안에 들면서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스타 개발자인 김용하 PD가 지휘봉을 잡은 블루아카이브는 아포칼립스 혹은 디스토피아 세계관에서 벗어나 밝은 분위기로 진행되는 스토리와 특색있는 캐릭터로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

 

이에 다른 게임사들도 속속 새로운 서브컬쳐 게임을 준비하고 있다. 카카오게임즈는 지난 3월 실존하는 경주마를 의인화한 일본 사이게임즈의 작품 ‘우마무스메’의 퍼블리싱을 확정하고 대대적인 마케팅에 들어갔다. 또한 모바일 수집형 게임 ‘에버소울’도 준비 중이다. 지스타 2021을 통해 공개된 이 게임은 캐릭터들을 수집·육성하고 연애 시뮬레이션 요소까지 포함했다.

 

에픽세븐으로 서브컬쳐 이용자 층을 끌어모았던 스마일게이트도 지난 11월 모바일 턴제 RPG ‘아우터플레인’의 인게임 영상을 공개했다. 또한 네오위즈도 22일 아이돌을 소재로 한 모바일 게임 ‘아이돌리 프라이드’의 퍼블리싱 계획을 발표했다. 여기에 시프트업의 ‘니케 승리의 여신’과 조이시티의 '프로젝트 M' 등 2022년 상반기는 서브컬쳐 게임의 3차 붐이 올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국내에서 불었던 서브컬쳐 게임의 1차 붐을 이끌었던 ‘확산성 밀리언아서’ 시리즈를 벤치마킹한 게임들이 출시됐지만 ‘밀리언아서’의 벽은 넘지 못한 채 사라져버리고 말았다. 그나마 오래 유지된 게임이 스마일게이트가 제작한 ‘큐라레:마법도서관’ 정도다. 이 시기에 출시된 일본 게임들도 살아남은 게임들만이 국내시장에 출시되기도 했다. 가장 큰 예시가 바로 넷마블이 퍼블리싱하는 ‘페이트 그랜드 오더’다.

 

지난 2017년에 출시된 ‘소녀전선’으로 다시금 불붙은 2차 붐에서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일본의 전함콜렉션을 벤치마킹한 ‘소녀전선’은 출시 3일만에 구글 플레이 인기 순위 2위, 매출 순위 7위를 달성하며 성공적인 한국 시장 데뷔를 성공했다. 캐릭터를 현금을 이용한 뽑기가 아닌 인게임 재화로 만든다는 BM 덕에 P2W이 만연하던 한국 게임에 지친 당시 일부 게이머들 사이에선 착한 게임으로 불리기도 했다.

 

그리고 1차 붐 때보다 훨씬 많은 아류작들이 출시되기 시작했다. 특히 총기를 모에화(사물을 미소녀로 변형시키는 것)한 소녀전선의 영향인지 음식이나 전함, 전투기 등을 소재로 한 게임들이 주를 이뤘다. 하지만 역사가 되풀이되듯 대부분이 1~2년 사이에 서비스 종료를 선언하면서 시장에서 모습을 감춰버렸다. 이 2차 붐에서 살아남은 게임은 ‘테이스티 사가’나 ‘벽람항로’ 같이 소수에 불과하다. 살아남긴 했지만 이마저도 명맥만 유지하는 정도다.

 

특히 2차 붐의 주도한 ‘소녀전선’도 ‘라스트 오리진’이나 ‘로드 오브 히어로즈’같은 국산 게임들에게 밀려나면서 이용자들에게 서서히 잊혀지고 있다. 이는 착한 BM보단 운영에 좀 더 무게가 실리면서 직접적인 소통창구가 없는 중국 게임보다는 한국 게임을 더 선호하게 됐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서브컬쳐 게임 3차 붐은 이제 막 시작됐다. 카카오게임즈, 네오위즈, 조이시티, 스마일게이트, 시프트업 같이 굵직한 회사들이 22년 상반기부터 다양한 서브컬쳐 게임의 출시를 예고한 상태다. 이를 벤치마킹한 게임들도 언제 나와도 이상하지 않다.

 

하지만 자칫 블루오션으로 보일법한 이 시장은 결고 블루오션이 아니다. 세계관이나 캐릭터가 끌리지 않으면 유입되지 않는 것이 서브컬쳐 마니아들의 성향이다. 유입되더라도 그저그런 분재게임(적극적으로 즐기지 않고 접속만 하는 게임을 일컫는 말) 이 되고만다. 또 2021년 게임업계 연쇄파동으로 인해 운영에도 큰 비중을 두고 게임을 평가하는 추세다. 캐릭터와 스토리, 운영 등은 이미 기본 조건이다. 1, 2차 붐보다 성공의 허들은 높아진 것이다. 수면 위는 푸르지만 아래는 레드오션인 셈이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서브컬쳐 레드오션에서 게임사가 선택해야 할 전략 중 하나로 환원을 추천했다. 미디어믹스나 관련 굿즈 출시같이 재투자를 통해 이용자들에게 게임 외적인 부분의 수집 욕구도 만족시켜주는 것이다. 아울러 이러한 환원 전략은 이용자에게 게임사가 해당 게임에 대한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척도로 작용한다.

 

전문가들과 게이머들은 “이미 환원 전략으로 게임과 IP를 장기간 유지해 온 일본의 게임사들이 많기에 한국 게임사들도 이를 적극 벤치마킹 해야한다”다고 공통된 의견을 보였다. 과연 2022년 찾아올 서브컬쳐 게임 3차 붐이 막 수면위로 떠오른 서브컬쳐 게임을 하늘 위로 날아오르게 할 추진력이 될 지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최명진 기자 ugaia7@fe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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