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김현호 기자] 최정우 포스코 회장이 격변하는 철강 시황에 대응하기 위해 지주회사 전환을 추진하기로 했다. 철강 사업회사 포스코는 물적 분할되어 지주회사가 100% 소유하게 되는 구조다. 지주사 ‘포스코홀딩스’는 상장 존속법인으로 유지되며 철강회사 ‘포스코’는 비상장 신설법인으로 운영된다. 포스코는 이를 통해 2030년까지 기업가치를 3배로 키우겠다는 각오다.

포스코는 10일, 이사회를 열고 이 같은 방식으로 지주사 전환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물적분할을 선택한 배경에 대해 포스코는 “기존의 주주가치 훼손을 방지하고 지주회사와 자회사 주주 간의 이해관계가 상충되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라며 “철강 사업을 포함해 향후 설립될 신규 법인들 역시 비상장을 유지하여 각 자회사의 성장 가치가 온전히 포스코홀딩스의 주주가치로 연결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물적분할로 포스코는 표대결에 나설 예정이다. 현재 포스코의 주요 주주로는 국민연금(9.75%), 씨티은행(7.30%)이다. 두 기관 모두 10%의 지분도 보유하고 있지 않아 주주총회에 분할안이 상정될 경우 표대결이 불가피한 것이다. 소액주주 비중은 70%에 달한다.
지주사 포스코홀딩스는 크게 ▲미래 사업 포트폴리오 개발 ▲그룹 사업 개편 및 시너지 확보 ▲그룹 R&D 전략 수립 ▲ ESG 경영 리딩의 역할을 맡게 된다. 철강 사업은 친환경 생산체제 기반 구축, 프리미엄 제품 판매 강화, 해외 투자 확대 등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더욱 공고히 한다.
포스코는 철강회사의 비상장 유지를 명확하게 하기 위해 신설 철강회사의 정관에 ‘제3자배정, 일반 공모’ 등 상장에 필요한 규정을 반영하지 않을 예정이다. 이로써 포스코는 기존의 ‘분할 후 상장’ 모델과는 차별화 된 글로벌 선진 지배구조 모델을 그룹에 정착시킬 방침이다.
향후 그룹 사업을 위한 자금이 필요할 경우 자회사 상장을 통한 자금 조달은 지양하고 지주사가 유상증자 등을 통해 주도적으로 사업을 이끌어나갈 계획이다. 또 지주사는 그룹 사업의 영역별 전문 인사를 보강하여 균형 성장에 걸맞은 이사회를 구성하고 사외이사 비중을 확대하는 등 이사회 중심의 선진 그룹 경영을 강화할 예정이다.
포스코그룹은 그룹의 핵심 기반사업으로 철강, 이차전지소재, 리튬·니켈, 수소, 에너지, 건축·인프라, 식량 등을 선정했다. 지주사는 각 사업들의 경쟁력 제고 및 시너지 창출, 미래 신사업 발굴 및 육성 등을 한층 강화함으로써 그룹의 균형있는 성장체제를 구축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철강사업은 글로벌 탄소중립 확산으로 CCUS(탄소 포집 및 활용·저장기술), 수소환원제철 기술 완성 등 친환경 생산체제로의 전환이 중요한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포스코는 국내에서는 2030년까지 사회적 감축 10%를 포함해 이산화탄소 배출량 총 20% 절감을 목표로 2조원을 투자하여 탄소중립 생산체제 구축에 나선다. 탄소중립의 첨병인 수소환원제철은 2030년까지 국책과제를 통해 포스코 고유의 수소환원제철 모델 HyREX(하이렉스)의 데모 플랜트를 구축하고 상용화 가능성을 검증할 예정이다.
이차전지소재 사업은 고객 파트너십 기반으로 2030년까지 양·음극재 생산능력을 68만톤까지 확대하고 선도 기술 확보를 통해 글로벌 Top-Tier로 도약한다는 방침이다. 리튬·니켈 사업은 이미 확보한 자체 광산·염호와 친환경 생산 기술을 활용하여 본격적인 개발에 착수하고, 추가 원료 확보에 총력을 기울여 2030년까지 리튬은 22만톤, 니켈은 14만톤 규모의 생산 능력을 갖출 계획이다.
수소사업의 경우, 7대 전략국가 중심의 블루·그린수소 글로벌 공급망 구축과 핵심 기술 개발 투자 등을 통해 2030년까지 50만톤, 2050년까지 700만톤 생산체제를 구축할 계획이다. 에너지 분야는 LNG, 암모니아, 신재생 에너지 등 수소경제와 연계한 사업을 확대하고, 건축·인프라 분야는 친환경 및 스마트 기술을 기반으로 스마트 시티, 모듈러 등 친환경 건축과 플랜트 사업을 강화할 계획이다. 식량사업은 조달 지역 다변화 및 밸류체인 확장을 통해 성장을 더욱 가속화한다는 방침이다.
포스코그룹은 “과거에도 수차례 지주사 전환에 대한 논의가 있었으나 과거 경험해보지 못한 혁명적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현 시점이야말로 경영구조 재편에 최적기라는 이사회의 공감대가 있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지주사 체제 전환으로 사업별 전문성을 강화하고 미래 신사업 기회를 발굴하고 육성함은 물론, 그룹 사업간 시너지 창출을 통해 기업가치를 제고하고 그룹의 지속가능한 성장 발판을 마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포스코는 내년 1월 28일 임시주총을 열어 지주회사 체제 전환 승인의 건을 안건으로 상정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