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황현산 기자] 국내 보험사가 북한 보험시장에 진출하려면 2단계에 걸쳐 점진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충분한 성장 잠재력에도 불구하고 위험성이 높은 만큼 우선 북한에 진출한 국내기업의 리스크 담보 등을 통해 남북경제협력 활성화를 지원한 다음 새로운 시장개척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것이다.

보험연구원의 안철경 선임연구위원과 정인영 연구원은 19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북한 보험산업의 이해와 대응’ 보고서를 발간했다.

보고서는 북한의 인구구조, 금융과 경제발전 수준을 고려할 때 개혁·개방 시 성장잠재력이 높을 것으로 진단했다.

안 선임연구위원은 “체제 전환국의 경우 초기에는 낙후된 인프라 투자를 통해 경제개발이 이뤄지면서 손해보험 중심으로 시장이 형성된다”며 “이후 점차 개인과 가계의 구매력이 증가하고 정부가 산업육성을 위해 저축을 유도하면서 생명보험으로 확산되는 경향을 띄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북한시장의 위험성을 감안해 1차적으로는 북한에 진출한 국내 기업의 리스크를 담보하는데 주력하고 2차적으로 신규 시장을 개척해 나가야 한다고 했다.

우선 북한 보험시장 개방 전까지는 경협기업의 리스크에 한해 국내 보험사에 직접 가입(민족 간 내부거래방식)하거나 북한 보험사와 업무제휴를 통해 재보험 방식으로 인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이후 부분적인 시장개방이 이뤄지면 자유경제구역 내에서 북한 보험사와 합영 또는 합작회사를 설립해 진출하고 끝으로 완전 개방 단계에선 시장 선점을 위해 현지법인 등 단독투자 형태로 진출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아울러 북한이 금융시장 개방을 추진하더라도 부족한 보험금융 인프라를 단기간에 확충하기 어려운 만큼 한국 정부와 보험사가 인프라 구축을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금융보험전문가 양성을 위한 교육·연수 실시와 보험인수시스템 구축 지원, 보험금 지급심사체계 마련, 보험료 산정을 위한 통계 구축, 보험업계·학계 전문가 교류, 보험제도 자문 등을 구체적인 방법으로 제안했다.

안 위원은 “미얀마와 베트남, 중국 등 체제전환국에 대한 지식 공유와 기술 지원 경험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중장기적으로는 북한 보험시장 진출에 따른 리스크 분담을 위해 해외 보험사들과 네트워크를 구축해야 한다고 했다.

금융당국에 대해서도 북한 보험시장의 선진화를 지원하는 한편 남북간 현존하는 제도 하에서 보험거래가 이뤄지는 것을 고려, 남북간 보험거래에 관한 명시적이고 구체적인 합의서를 마련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합의서에는 보험인수 원칙과 보험료·보험금 등 자금 송환 문제, 손해사정 공동사무소 설치, 보험분쟁 처리 등이 담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