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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균의 Zoom - 人


[정해균의 Zoom - 人] '부친'의 가르침 실천하는 재계 회장님들

 

[FETV=정해균 기자] 공자(孔子)는 춘추전국시대의 혼란의 원인을 도덕성의 타락으로 진단하고 혼란을 극복하고 올바른 사회를 건설하기 위한 핵심 요소로 '인(仁)'을 주장했다.

 

그리고 '효(孝)의 본질은 내 부모만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이 세상에 있는 모든 사람을 사랑하려는 인의 실천으로 보았다. 즉 타인을 사랑하고 배려하는 마음의 시작이 효인 것이다. '효성과 우애가 인을 실천하는 근본이다(孝弟也者 其爲仁之本與)'라는 공자의 말에서 그 의미를 유추 할 수 있다.

 

재벌 등 일부 사회 지도층의 일탈로 이래저래 우울한 요즘이다.  지도층의 도덕적 일탈은 사회통합의 최대 적(敵)이다.

 

미국 유럽 선진국에서는 사회가 흔들릴 때  ‘노블레스 오블리주(사회 지도층의 사회적 책임)’ 를 실천해온 리더들이 있었다.  우리나라에서도 부친의 뜻을 기르며 다양한 활동을 통해 대한민국 발전에 앞장서는 재계 회장님들이 눈에 뛴다.


성기학 영원무역 회장은 지난 9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 캠퍼스에서 열린 '우석(愚石) 경제관' 기공식에 참석했다. 우석 경제관은 서울대 경제학부 차원의 첫 독립 건물이다. 건물 이름 '우석'은 성 회장의 부친인 고(故) 성재경 선생의 호에서 땄다. 내년에 준공될 예정인 우석 경제관은 연면적 5906㎡(약 1780평)에 지하 1층~지상 5층 규모이며 경제학부 강의실·연구실·경제도서관 등이 들어선다.

 

성 회장은 기공식에서 “항상 배움의 중요성을 강조하셨던 선친의 가르침을 기리는 마음에서 기부했다”며 “후배들이 학업에 매진하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서울대 무역학과 66학번인 성 회장은 지난 2016년 사재 100억원을 모교인 서울대 경제학부에 냈다.  서울대 상과대학 총동창회장을 맡았던 성 회장은 100억원 기부에 앞서 서울대에 30여억원을 기부했고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도 국내 기업 가운데 가장 먼저 후원 기부를 했다. 수출과 섬유산업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2008년 금탑산업훈장을 받았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은 지난 2016년 9월 사재를 출연해 부친인 고 서성환 아모레퍼시픽 창업주의 유지를 받들기 위해 ‘서경배과학재단’을 설립했다.

 

아모레퍼시픽 재단, 아모레퍼시픽 복지재단 등을 설립한 서 회장의 부친은 ‘과학과 기술을 위한 연구개발에 투자를 아껴선 안되며, 회사 이윤도 좋지만 사회에 기여하는 기업으로 성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순수 생명과학분야를 연구하는 과학자를 지원하기 위해 설립된 재단은 서 이사장이 기부한 3000억원 규모의 개인 보유 주식을 기반으로 운영된다. 매년 공개 모집으로 3~5명을 선발해 5년 기준 최대 25억원의 연구비를 지원한다.

 

서 회장은 “20년간 회사가 급성장한 것이 많은 사람의 도움 덕분이고, 재단 설립을 통해 사회에 돌려주고 싶다”고 했다.

 


지난해 8월 서울 동대문구 왕산로(옛 용두동) 고 문태식 아주그룹 창업주의 생가(生家) 자리에 '아주 좋은 꿈터' 가 문을 열었다. 아주그룹이 지역 아동 및 청소년을 위해 마련한 교육문화 공간이다.

 

평소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해 온 문 창업주는 생전에 자신이 태어나 거주하던 생가터를 사회에 기부하겠다고 약속했다. 문 회장은 창업주의 뜻을 기려 단순한 부지 기부에 그치지 않고 교육문화 시설을 새로 지었다.

 

세계적인 건축가로 인정받은 재일한국인 2세 이타미 준의 장녀이자 유명 건축가인 유이화 ITM유이화건축사무소 대표가 직접 설계·공사를 맡았다. 이 건물은 독일 국제포럼이 주관하는 'iF 디자인어워드 2018'에서 건축부문 본상을 수상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얼마 전 타계한 고(故) 구본무 회장은 선친인 구자경 명예회장이 1987년 서울 여의도에 국내 민간기업 최초의 과학관으로 설립한 ‘LG사이언스홀’에 지속적인 투자를 단행하면서 과학꿈나무 육성에 앞장서왔다. 

 

구자경 회장은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과학관을 만들고, 아이들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사전에 충분히 검토하라"고 당부했다.

 

무료 관람으로 운영되는 LG사이언스홀은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과학의 꿈을 키워 미래를 이끌어나갈 인재로 커 나갈 수 있는 토대를 제공해왔다. 한 해 평균 방문객 수는 19만 명으로 국내 청소년 과학교육의 메카로 자리 잡았다. 특히 매년 평균 50억원의 예산을 투입, 최신 과학기술 체험전시물을 리뉴얼한데는 부친의 뜻을 이어받은 구 회장의 보이지않는 헌신적 지원이 뒷받침했기에 가능했다는 평가다.

 

구 회장은 평소 틈틈히 서울과 부산 LG사이언스홀을 찾아 관람하고 하루 방문객 수와 방문자 비중, 전시물 수준에 대해 자세히 질문하며 운영에 큰 관심을 보였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