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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이마트, 주 35시간 근무제 KEY “생산성 향상” 효과는…

대기업 최초 주 35시간 근무제 도입…“정시퇴근하면서 실적향상이 최고의 성과기준”
PC셧다운제·불필요한 업무제거 시스템 도입으로 단축근무 정착
근로시간 단축·생산성 향상으로 시급도 25%→40% 상승효과

 

[FETV=박민지 기자] 산업계 화두 중 하나가 근로시간 단축이다. 주당 52시간 노동시대가 개막되면서 노동생산성을 얼마나 끌어올리느냐가 제도 안착의 관건이다. 대기업 최초로 올해부터 ‘주 35시간 근무’를 도입한 신세계의 생산성 제고조치가 재차 주목받고 있는 이유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지난 12일 프레스센터에서 ‘근로문화 혁신을 통한 근로시간 단축 사례발표회’를 개최했다. 이번 사례발표회는 제도와 시스템, 업무 프로세스 혁신 등을 통해 근로시간 단축을 선도적으로 정착시킨 기업의 사례를 공유하고자 마련되었다. 근로시간 단축법 선행적으로 시행해 새로운 근로문화로 정착시켜 나가고 있는 이마트의 시스템을 자세하게 들어 볼 수 있었다.

 

발표자로 나선 이택진 이마트 급여후생팀 팀장은 “정시퇴근하면서 실적을 내는 것이 최고의 성과기준 으로 바뀌게 됐다”며 “근로시간 단축을 성공적으로 정착되기 위해서는 ‘업무 생산성 향상’이라 판단해 다양한 시스템을 제도화해 추진했다”고 설명했다.

 

 

이마트는 근로시간 단축법 개정에 앞선 올해 1월 1일부터 주 35시간 근무제를 선제적으로 시행했다. 소정 근로 근무시간 35시간과 연장근로 한도 6시간으로 총 41시간으로 진행하고 있다. 주 35시간 제도 도입 후 9 to 5 근무제를 철저히 지키고 있다. 9시 업무시작으로 11시30분에서 12시 30분에 점심시간으로 철저히 엄수하고 있다. 점심시간 이후 오후 5시까지 ‘집중 근무시간’으로 정해 근무 집중도와 몰입도를 향상했다고 설명했다.

 

‘PC 셧 다운제’를 도입하여 정해진 근무시간 이후 모든 임직원의 컴퓨터가 자동 종료된다. 초과근로를 위해서는 사유와 함께 임원·부서장의 승인을 받도록 제도화했다. 연장근로가 과다할 경우 부서장에게 페널티를 부여하는 정책도 병행하고 있다.

 

이 팀장은 “처음에 제도를 정착하기 위해서는 관리자의 인식 바뀜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관리자들한테 체감되는게 있어야 된다고 생각해 부서장 마다 KPI(핵심성과지표)를 반영해 연장근로를 하는 경우 페널티를 부여하는 정책을 만들었다 실제로 전년대비 5%미만의 연장근무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서별로 업무 우선순위를 정해 ‘불필요한 하위 업무를 스크랩(Scrap)’하는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회의‧보고체계도 간소화했다. 또 회의시간은 1시간으로 단축했고 보고는 구두, 메모, 유선 방식을 최대한 활용하고 있다. 실제로 평균 주 3회, 2시간 진행했던 회의를 현재는 절반 수준인 주 1.5회, 1시간으로 단축하는 긍정적인 효과를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3월부터는 해외업무 등을 담당하는 부서나 업무처리 기한이 명확한 재무부서 특성을 고려해 ‘유연근무제도’를 도입‧운영하고 있다. 1주 35시간, 정시퇴근 준수에 변수가 많은 업무특성을 고려해 선택적 근로시간제와 시차출퇴근제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한 것.

 

 

이에 대해 이 팀장은 “아무래도 해외바이어와 주요 업무를 처리하는 부서는 시차가 있기 때문에 업무시간 내에 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며 “그래서 업무시간 보다 2시간 더 많이 근무를 하게 되면 업무시간이 적은 날 2시간 더 일찍 퇴근하도록 PC를 설정하는 유연근무제 시스템이다”라고 덧붙였다.

 

짧아진 근로시간 내에 업무를 완수할 수 있도록 업무구조 혁신도 지속적으로 추진 중이다. 이마트 점포운영의 경우 고객이 직접 할 수 있는 무인 계산대 도입과 자동발주로 자동화 시스템으로 과감하게 도입했다. 진열도 패러다임을 바꿨다. 이전의 진열량보다 듬성듬성 채워도 되는 업무량으로 최대한 매출에 지장이 없을 만큼 줄였다. 이에 맞춰 인력충원은 추가인력이 필요한 경우 보완하고 있다.

 

하지만 이마트는 짧아진 근로시간의 업무 공백에 대응하기 위해 영업시간 단축을 시행했다. 이마트 점포 인원이 총 4만명이고 하루에 4만 시간이 단축된다. 이 팀장은 “하루 근무자 5700명 인원이 근무시간을 잃게 되어 대응책으로 과감하게 영업시간을 단축했다”며 “단축시간대 매출을 집중업무시간에 전이 되게 시행하고 있다 실제로 근로시간은 단축되고 생산성도 증가해 시급상승도 25%에서 40%로 향상됐다”고 설명했다.

 

양동훈 서강대 경영학부 교수는 이마트는 다른 기업보다 한 단계 더 나아간 35시간 근무제를 시행하고 있는 배경과 이유에 대해 물었다. 이에 대해 이 팀장은 “처음에 제도를 시행할 때는 선도적인 기업 이미지를 가질 수 있지만 근로시간 단축으로 생산성이 오히려 떨어질까 봐 걱정을 했다”며 “하지만 35시간 근무제도는 반드시 최종적으로 가야 할 과정이라고 생각했고 우리나라도 선진국에 가깝지만 근로시간이 과중한 것은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먼저 선행함으로써 트레이닝이 될 거고 선행 효과도 있을 거라고 봤다”며 “무엇보다 오프라인 유통업계의 미래에 대해서도 대응하는 방안이기도 하다 사람에 의지하는 것이 아닌 기술력으로 대체하고 근로시간을 단축하고 생산성을 높이자라는 방향도 취지에 포함돼 있다”고 덧붙였다.

 

근로시간 단축을 시행할 때 생기는 시행착오 해결에 대한 질문도 이어졌다. 그는 “일단 경영진의 의지가 필요하고 단축근무 시스템을 최대한 쉽게 쓸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며 “근로시간에 이외에 근무를 해야만 하는 부서에 유연근무제 도입·KPI 반영 등 시행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하면서 보완하는 방식으로 개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