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푸드경제TV)=김수민 기자] 구광모 LG그룹 신임 회장이 2일 첫 출근해 ㈜LG의 대표이사 회장으로서의 업무를 시작했다. 지난 달 29일 이사회에서 회장 직함을 부여받은 뒤 사흘 만의 첫 출근이다.
구 회장은 이날 오전 여의도 LG트윈타워의 동관 30층 집무실로 출근했다. 집무실은 故 구본무 전 회장이 사용하던 집무실 바로 옆방에 마련됐다. 구 전 회장의 집무실은 추모의 의미로 당분간 보존키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구광모호(號)는 별도의 취임식 없이 조용히 출범했다. 그룹 내부의 현안 챙기기를 더 시급한 과제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구 회장은 당분간 대외적 활동을 자제하고 그룹경영 현안에만 집중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구 회장은 이날 오전 LG의 사내 게시판에 “고객가치 창조·인간존중·정도경영이라는 LG Way에 기반한 선대회장의 경영 방향을 계승 발전시키는 동시에 변화가 필요한 부분은 꾸준히 개선해 시장을 선도하고 영속하는 LG를 만들어 나가겠다”며 짤막한 취임 메시지를 남겼다.
이는 지난달 29일 개최된 LG그룹의 이사회에서 구 회장의 인사말과 거의 동일한 내용이다.
구 회장의 그룹 경영권 승계는 구본무 전 회장의 갑작스러운 별세로 재계의 예상보다 빨리 이뤄졌다.
이사회가 열리기 전 재계에서는 구광모 회장이 지주사 사장이나 부회장 정도의 직위를 달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당시 재계는 구 회장이 LG그룹을 이끌기에는 나이가 어리고 경험이 적다고 봤다. 구 회장은 올해 40세로 1970년 구자경 명예회장이 45세, 1955년 구본무 회장이 50세에 회장직을 맡은 것을 감안하면 다소 젊은 나이다. 또 2006년에 LG전자 재경부문 대리로 입사해 근무 경력이 12년에 불과하다.
따라서 4세대 경영 시대의 막을 연 구 회장은 당장 경영능력을 입증하는 게 과제다.
주력 계열사를 책임지고 있는 6명의 대표이사 부회장들의 보좌를 받겠지만 그룹 경영을 주도하는 명실상부한 ‘구광모 시대’를 열기까지는 다소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4차 산업혁명 속에서 신성장동력을 발굴하고 사업 효율화를 위한 구조조정에도 나설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룹을 사실상 맡아온 삼촌 구본준 ㈜LG 부회장의 사업독립 과정도 부담스러운 숙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구 회장의 첫 대회무대는 현재로서 11월 사업보고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상반기 사업보고회는 하현회 ㈜LG 부회장이 주재를 맡았다. 오는 11월 올 한 해 실적을 점검하고 내년 경영전략을 수립하는 하반기 사업보고회는 구 회장이 처음 주재할 것으로 전망된다.
통상적으로 하반기 사업보고회 이후 인사가 진행됐던 만큼 올해 구 회장이 사업보고회 이후 자신만의 경영원칙으로 취임 이래 첫 인사를 단행할지도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