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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위기의 재계] ②LG그룹-구광모 시대개막...경영능력 시험대

LG家 4세 경영인 구광모 상무, 조직안정·신사업 발굴 등 현안 산적

[FETV(푸드경제TV)=김두탁 기자] 재계가 사정당국의 조사와 수사로 기업 활동에도 악영향을 받으며 시름하고 있다. 삼성, LG, 롯데, KT 등 많은 대기업들이 이미 여러 차례 압수수색을 받는 등 사정기관의 강도 높은 수사 압박은 계속되고 있고, 오너 리스크까지 시달리며 그야 말로 재계의 위기감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국정농단 사태를 촉발시킨 최순실 씨에게 뇌물을 준 혐의로 1심에서 법정구속 됐으나 2심에선 집행유예로 나왔으며, 현재 대법원 상고심이 진행 중이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역시 면세점 신규 특허 취득과 관련해 박 전 대통령에게 부정한 청탁을 한 혐의로 법원 1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 받고 수감됐다.

 

효성그룹은 8000억원대에 달하는 횡령, 배임 등의 혐의로 조석래 명예회장과 장남 조현준 회장이 모두 재판을 받고 있다. 지난 8일 서울고법 항소심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조 명예회장에게 징역 10년에 벌금 3000억원, 조 회장에게는 징역 5년에 벌금 150억원을 각각 구형했다.

 

 

◆ 구광모 상무 경영 시험대…성장 돌파구 마련해야

 

이 같이 검찰과 경찰, 공정거래위원회 등 정부의 재벌 개혁이 거센 가운데 상대적으로 오너 리스크에서 한 발짝 비껴 서 있었던 것으로 보였던 LG그룹도 사정당국의 칼날을 피해가지 못했다.

 

서울중앙지검 조세범죄조사부는 지난달 9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LG그룹 본사에 대해 전격 압수수색에 나섰다. 검찰은 지난 4월 국세청으로부터 LG그룹 사주일가가 계열사 주식을 양도하는 과정에서 100억원대 소득세를 탈루했다는 고발을 접수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LG그룹은 검찰 수사에 협조하겠다고 밝혔지만 예기치 못한 검찰의 압수수색에 크게 당황했다는 후문이다. LG그룹은 총수 일가가 연루된 사안인 만큼 대책 마련에 부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비상 상황에 그룹을 이끌던 구본무 회장까지 지난달 숙환으로 타계하면서 아들인 구광모 LG전자 상무에게 재계의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구 상무는 오는 29일 LG그룹 지주회사인 (주)LG 임시 주주총회를 통해 등기이사로 선임되면 LG家 4세 경영인으로 그룹 경영 전면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구 상무의 친부는 작고한 구본무 회장의 동생 구본능 희성전자 회장이다. 장자 승계 원칙을 고수하는 LG가의 전통을 지키기 위해 구 회장은 2004년 구 상무를 양자로 삼았다.

 

구 상무는 지주회사인 ㈜LG의 하현회 부회장을 비롯한 6명의 '전문경영인 부회장'에게 계열사별 경영을 맡기고, 또 이들의 보좌를 받으며 그룹을 이끌어갈 새로운 체제를 구축하면서 신성장 사업 발굴에 주력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그룹과 비슷하게 LG그룹도 자동차 전장부품 사업과 인공지능(AI), 바이오 등의 산업을 신성장 동력으로 보고 있지만 초기 단계 수준에 머물고 있어, 구 상무가 관련 사업에 대한 성장 돌파구를 어떻게 마련해 나갈지 경영 시험대에 올랐다고 할 수 있다.

 

또, 앞서 검찰이 100억원대 소득세 탈루 의혹으로 수사를 진행 중인 가운데, 수사 상황에 따라 그룹 계열사의 경영을 둘러싸고 지금까지 제기된 여러 의혹으로 수사가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LG그룹은 항공·해운 물류업체 판토스에 계열사들이 일감을 몰아준다는 의혹도 불거진 바 있다. 구 상무가 처한 현재 상황이 그리 녹록지 만은 않아 보인다.

 

반면 지금까지 LG그룹은 장자 승계 원칙을 철저히 따르며 이른바 ‘왕자의 난’ 한번 없이 총수자리를 다음 세대에게 넘겨주며 다른 대기업들보다 특별한 오너 리스크 없이 경영 환경이 안정적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LG그룹의 이러한 문화는 그동안 착실하게 경영수업을 받아 온 것으로 알려진 구 상무에게 안정적인 리더십을 확보하는데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