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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신한카드 노사 '운영사원제도' 갈등 해소…천막투쟁 8일만에 종료

운영사원제도 폐지 등을 놓고 노사 간 이견으로 갈등 고조
주중 최종안 마련하기로 합의… 11일 노조 농성 철수키로
'채용비리' 압박(?) 사측도 노조 눈치보기 나서… 검찰 11일 신한은행 압수수색

 

[FETV(푸드경제TV)=오세정 기자] '운영사원제도' 폐지를 두고 갈등을 빚어 온 신한카드 노사가 최근 극적으로 합의점에 도달했다.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진행돼 온 합의가 지지부진하자 노조는 길거리 투쟁에 나섰다. 투쟁 8일만에 사측이 운영사원제도 폐지 최종 합의안을 마련하기로 합의했다. 그동안 양측간 진전이 없던 협상이 급물살을 탸면서 그 배경에 또 다른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인사채용 비리혐의로 신한금융그룹을 주시하고 있는 금융당국의 시선을 피하기 위해  사 측이 갈등을 서둘러 봉합했다는 의구심이 제기 돼 주목된다.

 

11일 전국사무금융노동조합연맹 소속 신한카드 노조에 따르면 지난해 신한카드 노사는 임금단체협상에서 올 1분기까지 운영사원제도를 폐지하기로 합의하고, 관련 사항을 논의해왔다.

 

그러나 노사는 최근까지도 의견 조율에 실패하면서 최종 합의안 마련에 부진해왔다. 이에 노조는 지난 4일 운영사원제도 폐지 등을 포함한 인사제도개선 쟁취를 위한 농성에 돌입, 투쟁을 벌였다.

 

운영사원은 일반 정규직 외 급여·직무 체계가 다른 무기계약직이다. 당초 비정규직으로 회사에 들어왔으나 ‘기간제 근로법’으로 인해 2년 경과 후 계약 기간이 없는 무기계약직의 직군으로 전환해왔다.

 

현재 규모는 약 168명 수준으로 주로 콜센터에서 업무를 하며, 10년 이상 근무한 사원이 주를 이룬다. 직급 체계는 주임, 전임, 선임, 책임으로 구성된다. 선임 이상부터는 정규직 전환의 기회가 있는 만큼 대부분 전임 직원들이 많다.

 

운영사원은 정규직과 비교해 임금 수준도 낮다. 현재 대부분 운영사원들은 일반사원 수준의 임금을 받고 있다는 게 노조의 주장이다.

 

신한카드는 숙련된 운영사원들에 대해 정규직으로 전환해 오고 있었다. 지난해 임금단체협상에서 노사는 올해 1분기까지 운영사원제도를 폐지하고 완전 정규직으로 전환하기로 합의했다.

 

 

문제는 운영사원제도 폐지의 세부사항과 관련해 양측의 입장이 다르다는 점이다. 노조는 내년에 일괄적으로 운영사원제도를 폐지해 정규직화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사측은 2~3년에 걸쳐 순차적으로 운영사원제도를 폐지하겠다는 입장이다.

 

여기에 노조는 사 측이 최종 합의안 마련을 지연하는 등 불성실한 태도로 임했다는 점을 지적하며 지난 4일부터 길거리에 천막을 치고 나와 실력 행사에 나선 것이다.

 

이렇게 극으로 치달았던 양 측이 합의에 도달한 것은 농성 투쟁을 벌인 지 약 8일 만. 양 측은 이번 주 내로 운영사원제도 폐지 최종 합의안을 마련하기로 합의했고, 노조는 이날 농성장을 철수할 계획이다.

 

특히 지지부진해 왔던 합의안이 노조 측에서 투쟁에 나서자 마자 극적 타결된 이유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최근 금융당국이 금융권 채용비리 등과 관련해 신한금융그룹을 주시하고 있는 상황에서 당국의 눈 밖에 날 만한 노사 갈등을 서둘러 봉합하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논의는 오래 진행된 것으로 안다, 최근 금융감독원의 인사 관련 특별 검사나 인사 상 문제 등으로 사 측에서는 합의안 마련을 미뤄오다가 노조에서 천막을 치니까 서두른 것 같다”고 밝혔다.

 

신한카드 노조 관계자는 “운영사원은 콜센터 업무에 국한돼 있고 급여수준이나 복지체계도 낮은 수준이며, 승진에 한계가 있다. 운영사원 중에서도 조금씩 정규직으로 전환되고 있긴 하나 이를 일괄 전환해 달라는 것”이라며 “재작년부터 논의해 왔는데 최근까지도 합의안 마련이 늦어지면서 투쟁에 나섰고, 큰 틀에서 합의가 이뤄진 만큼 이날 천막을 철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운영사원 폐지와 일괄 정규직 전환은 형평성이나 비용 등의 문제로 내부 직원들도 시각 차가 있던 사안인 만큼 합의에 이르는 과정이 길어진 것”이라며 “최근 노조의 투쟁도 의사결정을 하는 과정에서 노조가 행동에 나선 것일 뿐이고 노사 간 갈등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신한카드는 이번주 중으로 운영사원 폐지에 관한 최종 합의안을 마련해 공지할 예정이다. 세부 사항에 대해서는 실무자 협의를 진행해 나갈 방침이다.

 

한편, 11일 오전 9시30분부터 검찰은 신한은행 등 본사를 압수수색하고 본격적인 수사에 나섰다. 검찰은 신한은행 본사 인사부와 감찰실, 인사담당자의 자택 등을 압수수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