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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분석] 신세계 ‘남매 분리 경영’ 성적표는…B+

정용진 흐림 vs 정유경 맑음 ‘희비교차’

 

[FETV(푸드경제TV)=박민지 기자] 신세계 정용진 부회장이 이마트를 맡고, 정유경 총괄사장이 백화점과 면세점 경영을 책임지는 ‘남매 분리 경영’에 속도가 붙는 가운데 주가와 실적 등 주요 지표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재계에서는 남매간의 선의의 경쟁을 통해 그룹 전체에 시너지를 일으키고 있다는 평가다. 다만 오빠인 정 부회장이 이마트 실적 악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반면 동생 정 사장은 면세점 사업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내고 있어 비교된다.

 

정 부회장과 정 총괄사장의 남매 분리 경영은 지난해부터 가속화됐다. 이마트는 지난해 6월 13일 신세계가 보유한 신세계프라퍼티 지분 10%(170만주)를 약 978억원에 양수하기로 결정했다. 스타필드 사업을 총괄하는 신세계프라퍼티 지분 100%를 이마트가 소유하게 된 것이다.

 

앞서 2016년 5월에는 이들이 각자 보유 중이던 신세계와 이마트 주식을 전량 맞교환하면서 본격화했다. 당시 정 부회장은 신세계 지분(7.3%)을 정 사장에게 1523억원에 매각하는 대신 이마트 지분(2.5%)을 정 사장으로부터 1286억원에 사들였다. 두 사람은 주식 교환으로 인해 서로 신세계와 이마트의 지분을 모두 정리했다.

 

현재 정 부회장은 이마트와 신세계건설 등 20여개사를 책임지고 있다. 정 총괄사장은 백화점을 비롯해 면세점 사업을 하는 신세계디에프 등 10여개사를 맡고 있다.

 

아직 지분 정리가 끝나지 않은 계열사로는 전자지급 결제대행업체인 신세계페이먼츠, 호텔사업 등이 있다. 향후 신세계와 이마트에 각각 흩어져 있는 사업도 교통정리가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다.

 

이처럼 신세계그룹 후계 구도가 명확해지면서 그룹 내 사업들의 경영성과가 주목받고 있다.

 

 

○이마트, 1분기 매출 증가 불구 영업이익 감소

 

이마트는 다소 고전 중이다. 이마트는 올해 1분기(1∼3월) 영업이익(연결기준)은 전년 동기대비 8.4% 감소한 1535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4조1065억원으로 9.7% 증가하고, 당기순이익은 1246억원으로 5.3% 줄어들었다.

 

영업이익이 줄어든 것은 최저임금 인상 비용과 더불어 이마트 점포 영업시간 단축에 따른 부진으로 풀이된다. 이마트는 신세계 그룹의 ‘주 35시간 근무제’도입에 따라 전국 매장의 폐장시간을 자정에서 오후 11시로 1시간 단축했다.

 

영업시간 단축 영향으로 이마트 할인점의 1분기 영업이익은 1474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15.7% 큰 폭으로 감소했다. 매출은 0.3% 소폭 증가하는 데 그쳤다. 기존점은 1.6% 역신장을 면치 못했다.

 

다만 신사업인 창고형 할인점 트레이더스와 이마트몰 등 온라인 사업의 성장세로 감소폭은 줄어들었다. 트레이더스의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30.4%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6.8% 늘었다. 온라인부문은 1분기 영업이익 2억원을 기록해 처음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온라인은 정 부회장뿐만 아니라 신세계그룹 차원에서 특히 신경 쓰는 사업분야다. 이마트와 신세계는 지난 1월 어피너티 에쿼티 파트너스, 비알브이 캐피탈 매니지먼트(BRV capital Management)와 1조원 이상의 투자를 유치하는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향후 두 회사의 온라인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해 별도법인을 설립할 계획이다.

 

정 부회장은 올 3월에는 경기도 하남 미사지구에 아마존을 능가하는 '온라인센터'를 짓겠다고 발표하는 등 시종일관 온라인사업을 주도해 나가고 있다.

 

특히 현재의 쓱닷컴이 이마트몰의 온라인장보기 서비스를 기초로 자리 잡았다는 점에서 신설되는 온라인 사업 법인의 지분을 이마트가 신세계보다 더 크게 가져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러나 하남 시민 일부는 온라인센터에 물류시설이 들어서면 주변에 소음, 매연 등의 공해를 유발한다며 건립을 반대하고 있어 신세계그룹의 온라인사업이 어떤 방향으로 진행될지는 예측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또 이마트 영업시간 단축과 최저임금 인상문제는 장기적으로 영업이익 감소로 이어질 수 있어 어떻게 해결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신세계, 면세점·패션사업 가시적 성과

 

신세계는 올 1분기 면세점과 패션사업에서 눈에 띌만한 실적을 거뒀다.

 

신세계의 1분기 영업이익은 1133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45.9% 증가했다. 매출은 1조979억원으로 19.8% 늘었고, 당기순이익은 149% 증가한 842억원을 기록했다.

 

사업부문별 신세계백화점의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2.7% 오른 4257억원을, 영업이익은 13.7% 증가한 592억원으로 집계됐다. 대구신세계는 19억원으로 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신세계는 2015년 서울 시내면세점 특허권을 따내며 면세 사업에 뛰어들었다. 이듬해 5월 신세계면세점 명동점을 오픈한 후 지난해 인천국제공항, 올해 상반기 강남점으로 사업장을 넓혀가고 있다.

 

특히 서울 시내면세점을 운영하는 신세계DF의 1분기 매출은 3395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85.4% 크게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236억원(전년 1분기 16억원 적자)으로 흑자 전환했다.

 

지난해 기준 국내 면세점 점유율은 1위 롯데면세점(42.4%)에 이어 신라면세점(29.5%), 신세계면세점(12.2%)로 추산된다. 이는 2016년 5월 신세계면세점 명동점이 문을 연 지 약 1년 반만에 달성한 성과다.

 

신세계면세점은 현재 진행 중인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T1) DF1‧5 입찰 경쟁에서 롯데를 제치고 신라와 함께 복수사업자로 선정됐다. 특히 신세계는 평가 대상인 임대료(가격)를 신라보다 더 높게 써내는 등 사업 의지를 적극적으로 드러냈다.

 

패션과 화장품 사업을 전개하는 신세계인터내셔날(SI)은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대비 11.8% 증가한 3044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118억원으로 169.2% 급증했다.

 

이는 화장품 브랜드 비디비치의 면세점 판매 증가에 따른 효과로 풀이된다. 비디비치는 현재 신세계면세점 명동점, 롯데면세점 명동점 등 면세점에8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비디비치는 지난 3월에만 지난해 전체 매출(229억원)의 절반 이상에 달하는 126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신세계 관계자는 "강남점 등 신규점 오픈 효과와 면세사업 실적 개선이 주효했다"며 "화장품 브랜드 비디비치 매출이 크게 오른 것도 호재였다"고 말했다.

 

지난 1일 신세계-신세계디에프-신세계디에프글로벌로 이어지는 지분 구조로 일원화해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총괄사장이 이끌게 됐다. 신세계는 경영 효율성 증대와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게 됐다. 올해 하반기(7∼12월)에는 새로 특허를 따낸 신세계면세점 강남점과 현대백화점면세점 무역센터점이 오픈을 앞두고 있다.

 

하지만 7월 오픈을 앞둔 신세계면세점 강남점에 샤넬, 루이비통, 에르메스 등 이른바 ‘3대 명품 브랜드’가 한 곳도 입점하지 않은 채 개점하게 됐다. 한국 시장의 명품 매장 포화로 후발 업체들의 명품 브랜드 유치가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남은 과제는 이명희 회장 보유 지분 정리

 

앞으로 남은 과제는 이명희 회장이 보유하고 있는 계열사 지분의 정리다. 이 회장은 올 상반기 말 기준 이마트 지분 18.22%(508만94주), 신세계 지분 18.22%(179만4186주)를 각각 보유하면서 각사의 최대주주 지위를 여전히 유지하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정용진 부회장이 대외 행사에 그룹을 대표해 나서고 있지만 지분 상으로는 정유경 총괄사장도 후계경쟁에서도 동일한 위치에 서있는 것”이라며 “두 남매의 사업 성과가 모두 뚜렷해 앞으로 후계구도 향방에 더욱 이목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