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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美 25% 고율관세 부과로 철강업계 ‘초비상’

긴급 민관대책회의 참석 CEO들 “수출타격 우려”

[FETV(TV)=송현섭 기자] 미국이 국내산 대미 수출용 철강제품에 25%에 달하는 고율관세 부과를 결정하면서 우리 통상당국과 철강업계에 비상등이 켜졌다.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국내 철강업계 최고경영자들은 9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미국 무역확장법 232조 민관 대책회의를 열고 통상현안 분석과 함께 대처방안을 논의했다.

 

특히 국내 철강업계 CEO들은 미국의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른 국산 철강제품 관세율 인상이 당장 대미수출이 감소하고 통상마찰이 심화되는 등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들 CEO는 대부분 미국의 관세장벽이 단기적으로 철강수출을 위축시킬 것이란 비관적 전망엔 동의했지만 각 사별 대미수출 의존도와 회사의 전략에 따라 일부 이견을 드러내기도 했다.

 

정탁 포스코 부사장은 미국의 이번 조치에 대해 “수출에 영향이 있을 것”이라며 “그것을 정부와 같이 풀어야 한다”고 즉답해 한미 통상문제 해결을 위한 정부 역할론에 방점을 찍었다.

 

반면 강학서 현대제철 사장은 “당초 12개국에 대해 (미국이 관세율을) 53%(로 올릴) 가능성이 상당하다고 봤는데 전체 국가에 25%가 나와 (예상보다) 관세부담이 상당히 줄었다”고 말했다.

 

강 사장은 이어 “미국 무역대표부와 적극 협의해서 좋은 결과가 있을 수도 있지 않겠느냐”면서 포스코와 마찬가지로 정부가 이번 사태에 적극 개입해야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강 사장은 “꼭 수출해야 할 부분은 관세를 물더라도 수출하고, 그렇지 않은 부분은 내수나 다른 지역 물량을 확보할 수 있다”며 현대제철이 앞서 시장 다변화로 한미 통상마찰에 따른 리스크를 상당부분 분산시켜 충분히 대비했다는 점을 시사했다.

 

심지어 일부 상위사는 미국이 우리만 겨냥한 것이 아니라 일본 등 경쟁국에도 똑같이 적용돼 차별적 조치로만 볼 수 없고, 현재 셰일오일·가스 개발을 위해 급증한 특정 철강재 위주의 수요상황 때문에 미국 현지 공급만으론 충족시킬 수 없다며 낙관적인 입장을 취하기도 했다.

 

실제로 임동규 동국제강 부사장은 “미국 내수가격이 벌써 올라가고 있는데 가격이 올라가면 그만큼 관세 (인상효과)를 상쇄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미국은 어차피 수입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단언했다.

 

임 부사장은 또 “이것보다는 사실 (덤핑 여부와 반덤핑 관세 부과가 결정되는) 연례 재심이 더 많이 걱정된다”며 “정상적으로 한다면야 크게 문제가 없을 것 같은데 다른 고려를 하니까 문제”라고 덧붙였다.

 

이는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지지세력이 러스트 벨트(rust belt:철강·자동차 등 제조업 집중지역) 백인 근로자들인 만큼 시장 수급상황에 따른 정책보다 자국 산업보호를 위한 보호무역주의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는 문제를 지적한 대목이다.

 

단기 수출 부진에 대한 국내 철강업계의 우려에 대해 박훈 휴스틸 사장은 “다들 생각하는 그 정도”라며 “관세가 부과되면 판매처에서 과연 한국물건을 계속 사야 하는지 생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사장은 회사차원의 대응책에 대해선 “동남아로 가려고 했는데 생각보다 어렵고 캐나다에도 들어갔는데 거기 물량은 미국만큼 많지 않다”면서 “미국에 간다고 해서 성공한다는 보장도 없기 때문에 심사숙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민간인들은 우리정부에 기대하는 수밖에 없다. 미국 정부에 봐달라고 하는 수밖에 다른 방법이 없다”며 역시 업계나 개별 업체 차원의 대응으론 한계가 있음을 내비쳤다.

 

이휘령 세아제강 부회장 역시 “철강업계 전체가 다 많이 힘들고 타격이 크다. 상당히 안타깝고 아쉽다”고 즉답했다.

 

이 부회장은 또 베트남 공장 등을 활용해 건설업 활황으로 수요가 급증한 동남아로 선회할 필요성에 대해 “베트남은 베트남 나름대로 하지만 정부와 현명한 방법을 찾아보겠다”고 말했다.

 

따라서 업계 전체는 대미수출 여건변화로 악영향을 우려지만 각론에선 시장 다변화로 미리 대비한 상위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중견업체들이 업황을 비관적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