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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경차의 눈물'...SUV 전성시대 맞아 맥 못추는 경차

현대·기아차, GV80 필두로 투싼·싼타페·쏘렌토 등 신차 융단폭격 예고
한국지엠, 벤츠 등도 SUV 신모델로 영역 확장 노려
과거 ‘첫차 상징’ 경차, 소형SUV 유행 이후 내리막길…“좁은 공간· 혜택도 미미”

 

[FETV=김창수 기자] 새해 들어서도 여전히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판매가 강세를 보이는 가운데 과거 ‘알뜰족’의 상징처럼 여겨졌던 경차시장은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차가 올해도 SUV 중심으로 신차를 쏟아낼 예정인 가운데 한국지엠과 벤츠 역시 SUV 모델을 교두보로 각기 영역 확장에 주력할 것으로 관측된다. 반면 소형SUV 붐 이후로 판매 내리막길을 걸었던 경차는 수요층 이탈이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내수시장에서 각각 세단 56만8645대, SUV 46만4592대를 판매했다. 세단과 SUV 판매량 차이가 10만대 넘게 나지만 제네시스 브랜드를 제외한 세단 판매량은 51만1853대로 격차가 크게 좁혀진다.

 

세단 판매는 2017년 59만4396대 기록 이후 매년 감소하고 있다. 2018년 57만6560대로 전년 대비 3% 감소했고 지난해에도 1.4% 감소했다. 반면 SUV 판매량은 2016년 37만9151대에서 2017년 37만1486대로 소폭 감소 후 줄곧 상승세다. 2018년 SUV 판매량은 43만6699대로 전년 대비 17.6% 크게 늘었고 지난해에도 전년 대비 6.4% 증가했다.

 

현대차는 지난 15일 제네시스 브랜드 ‘GV80’을 선보인데 이어 올해 SUV 인기 모델인 투싼 완전변경 모델과 싼타페 부분변경 모델을 출시한다. 투싼과 싼타페 라인업에는 각각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모델과 하이브리드 모델이 출시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6일에는 편의사양을 대폭 강화한 소형 SUV ‘2020 코나 일렉트릭’을 출시해 전기차 라인업의 외연도 확장했다.

 

전통의 SUV 강호 기아차 역시 다양한 차종으로 라인업을 재정비한다. 중형 SUV 쏘렌토를 비롯해 준중형 SUV 스포티지에 이어 대형 밴 카니발까지 다양한 차급에서 변화를 꾀한다. 판매가 다소 부진한 소형 SUV 스토닉 역시 부분변경 모델 출시로 재기를 노린다.

 

한국지엠도 준중형 SUV ‘트레일블레이저’로 그간 구긴 자존심 회복에 나섰다. 트레일블레이저는 기존 소형 SUV 트랙스와 중형 SUV 이쿼녹스 사이에서 전반적인 SUV 제품군을 강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지엠은 지난해까지도 수입 판매 차량을 통해 SUV 제품군 강화에 매진해왔다. 대형 SUV 트래버스와 픽업트럭 콜로라도 등이 대표적이다. 카허 카젬 한국지엠 사장은 “5년 내 내놓기로 한 신차 15종 중 7번째 모델인 트레일블레이저로 전체 제품에서 SUV 제품군이 60%를 넘겼다”며 “앞으로 70%를 넘길 것으로 기대한다”고도 밝혔다.

 

‘수입차 1위’ 벤츠도 벤츠코리아를 통해 더 뉴 메르세데스-벤츠 GLC 300 4매틱과 더 뉴 메르세데스-벤츠 GLC 300 4매틱 쿠페를 새해 첫 신차로 출시했다. GLC는 GLK의 후속 모델이다. 지난 2016년 1월 국내 출시됐으며 GLC 쿠페는 2017년 선보였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GLC 패밀리는 출시 이후 작년 12월까지 누적 2만4260대가 판매됐다.

 

벤츠코리아는 올해 GLC를 비롯, GLA, GLB 등 SUV 제품군을 강화해 5년 연속 수입차 1위 자리를 지키겠다는 계획이다.

 

 

이렇듯 완성차 업계가 일제히 SUV 판매에 열을 올리는 사이 한때 ‘생애 첫 차’로 통용되며 연간 판매량 20만대를 넘기기도 하던 경차는 점점 설 자리를 잃고 있다.

 

국내 경차시장의 전성기는 2012년이다. 당시 연간 판매대수 20만대를 돌파하며 최고점을 찍었으나 이후 7년 간 단 한 차례도 20만대를 넘지 못했다. 2013년 18만2000여대까지 감소했던 경차의 연간 판매량은 2015년 18만6000여대 규모에서 이듬해 17만2900여대로 급격히 줄었다. 이후 2017년 13만8000여대, 2018년 12만5900여대, 지난해 11만3700여대 등 해를 거듭할수록 시장은 더욱 위축됐다.

 

국내 완성차 브랜드 중에선 기아차가 모닝과 레이, 한국지엠이 쉐보레 스파크를 판매하고 있다. 지난 2015년 8만8400여대가 팔린 모닝은 2016년 7만5100여대, 2017년 7만400여대, 2018년 5만9000여대, 지난해 5만360여대로 지속 하락세를 보였다.

 

쉐보레 스파크는 2015년 5만8900여대에서 2016년 7만8000여대로 연간 판매량이 늘었으나 2017년 4만7000여대로 다시 급감했다. 최근 2년 간 연간 판매실적은 2018년 3만9800여대, 지난해 3만5500여대로 4만대를 넘기지 못했다.

 

경차 몰락의 이유로는 지난 2015년 등장한 소형 SUV 쌍용차 티볼리의 흥행이 꼽힌다. 경차의 투박한 디자인과 부족한 2열 및 적재 공간 등을 충족하면서도 가격차가 크지 않다보니 티볼리를 비롯한 소형 SUV들이 경차의 수요층을 흡수했다고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경차 차주에게는 공영주차장 이용료나 고속토로 통행료 감면 등의 혜택이 있지만 이 역시 비용 절감 효과가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시판중인 경차 차종의 상품성도 크게 개선되지 못하고 있다. 한국지엠의 한 관계자는 “스파크의 부분변경은 지난 2018년에 이뤄졌다”며 “올해는 이후 아직 계획된 것이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