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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힘내라! 2020 한국경제]<1>유통가, 젊음과 열정으로 新르네상스시대 연다

이마트, 현대백화점 등 실적부진에 젊은피 앞세운 정기인사로 ‘파격’ 선택
‘연이은 악재’ CJ 지주사 슬림화, 계열사 집중 경영으로 수익성 확보 나선다
‘실적정체’ 롯데그룹 인적쇄신 통해 뉴롯데 향해 나아간다

 

[FETV=김윤섭 기자] <<< 다사다난한 2019년을 지나 희망찬 '흰쥐의 해' 2020년이 밝았다. 한국경제號의 2019년은 내수경기 침체의 장기화와 한일 수출규제, 미중 무역전쟁 등으로 얼룩진 고통의 한해였다. 여기에 천정부지로 치속은 부동산 가격도 한국경제엔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했다. 정치와 사회 부문도 북핵실험과 조국논란 등으로 혼돈과 분열을 거듭했다.

 

한국경제號는 이같은 난류를 뚫고 희망의 2020년으로 다시 비상하고 있다. 전자와 자동차 반도체 등은 신기술과 우수한 전문인력을 발판삼아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유통과 항공, 철강, 바이오, 건설 등의 분야도 다양한 기술과 내수 및 해외시장 개척 등을 토대로 경쟁력을 재정비하고 있다.  FETV는 '흰쥐의 해' 경자년을 맞아 '미래로 세계로' 주제아래 각 기업들의 2020년 행보와 전략 등을 총 6편에 걸쳐 집중 조명해 본다. 편집자주>>>

 

과  한국경제호의 는 말 경기침체와 지난해 극심한 실적부진에 빠진 오프라인 유통업계는 연말인사에서 수장 교체카드를 꺼내들면서 생존을 위한 적극적인 대응에 나섰다. 온라인이 대세로 자리 잡고 있는 유통시장에서 머물러서는 안된다는 위기의식이 반영된 결과라는 평가다. 롯데쇼핑, 신세계, 현대백화점 등 ‘유통공룡’으로 불리는 회사들 모두 수장을 교체했다.

 

◆신세계 이마트, 현대백화점 실적부진에 젊은피 앞세운 정기인사로 ‘파격’ 선택

 

신세계그룹은 실적 부진에 빠진 이마트의 인사를 한달 이상 앞당기는 파격을 선택하면서 지난해 연말 인사의 신호탄을 쐈다. 2분기 창사 이래 첫 적자를 기록했던 이마트는 그룹 정기 인사보다 앞서 한 달 먼저 인사를 단행했다.

 

6년간 이마트를 이끌어온 이갑수 대표가 물러나고 창사 이래 처음으로 외부 인사인 강희석 대표(50)를 영입하면서 젊은 이마트로의 변신을 선언했다. 강희석 신임 대표는 1969년생으로 전임 이갑수 대표보다 12살이나 어리다. 임원 40명중 11명도 물갈이했다.

 

 

신세계그룹은 최근 차정호 신세계인터내셔날 대표와 장재영 신세계 대표를 맞교환하는 2020년도 인사를 단행하면서 ‘안정’을 선택했다. 신세계와 신세계인터내셔날 모두 유통업계 전반이 부진한 가운데서도 실적향상을 꾸준히 이어오는 만큼 극적인 처방이 필요하다고 판단하지 않았다.

 

신세계 관계자는 “신세계인터내셔날이 그동안 극적인 성장을 이어온 가운데 조직 안정화의 필요성이 강조되는데 장재영 사장이 여기에 적임자로 판단돼 신세계에서 자리를 옮겼다”며 “반대로 신세계는 최근 백화점 사업이 어려워지며 신규 먹거리 창출 등에 대한 필요성이 강조되는데 차정호 사장이 적임자로 판단돼 신세계인터네셔날에서 자리를 옮긴 것이다”고 설명했다.

 

 

구랍 12월 25일 인사를 발표한 현대백화점은 50년대 사장단인 이동호 부회장과 박동운 사장이 물러나고 1960년대생인 김형종 한섬 대표이사가 새 사장이 되면서 '세대교체'가 이뤄졌다. 함께 임명된 윤기철 현대리바트 대표이사 사정과 김민덕 한섬 대표이사 사장도 모두 60년대 생 인사다.

 

현대백화점도 ‘젊은피’ 수혈에 방점을 찍고 임원인사에 나선 셈이다. 김 신임 대표는 한섬 대표를 맡은 지 4년 만에 온라인몰 매출을 10배 이상 끌어올리면서 경영능력을 인정받았다.

 

 

◆ ‘연이은 악재’ CJ 지주사 슬림화, 계열사 집중 경영으로 수익성 확보 나선다

 

신세계, 롯데 등 유통업계의 연말 정기 임원인사가 속속 마무리 되는 가운데 최근 비상경영을 선언한 CJ그룹의 인사가 30일 발표됐다. 비상 경영 체제로 선언한만큼 분위기를 쇄신하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마련할 수 있는 인사를 위해 해를 넘길 것이라는 전망이 유력했으나 연내 인사를 마무리했다.

 

CJ그룹은 CJ제일제당 대표이사 겸 식품사업부문 대표에 강신호 총괄부사장(58)을 내정했다. 강신호 신임 대표이사는 지난해부터 식품사업부문 대표를 지내며 비비고 브랜드를 중심으로 K푸드 글로벌 확산을 가속화했다. HMR 등 국내 식문화 트렌드를 선도한 성과를 인정받아 이번에 제일제당 대표이사 자리에 올랐다.

 

CJ올리브네트웍스 대표이사 겸 그룹 CDO에는 차인혁 부사장(53)이 배치됐다. 차인혁 신임 대표이사는 SK텔레콤 IoT사업부문장과 DT 추진단장 등을 지내고 지난 9월 CJ그룹에 영입됐다. 오랜 기간 국내외 다양한 분야에서 쌓은 경험을 토대로 그룹 전반의 DT 전략 및 IT 신사업을 추진하게 된다.

 

CJ그룹 관계자는 "2020년은 그룹의 경영 패러다임을 전환하는 해로 사업별 초격차 역량 확보 및 혁신성장 기반을 다질 중요한 시기"라며 "철저한 '성과주의' 원칙에 따라 임원 인사를 실시했다"고 설명했다.

 

CJ그룹은 승진 규모 축소에도 불구하고 여성 임원 발탁 기조를 이어 나갔다. 특히 신임 임원중 4명이 여성으로 전체 신임 임원의 21%에 달했다. 영양사 출신으로 뛰어난 영업실적을 낸 CJ프레시웨이 배수영 FS본부장(45), 영화상영관을 복합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하는 데 기여한 CJ CGV 박정신 신성장담당(45) 등이 포함됐다.

 

신임 임원은 19명이 배출돼 예년에 비해 축소됐다. 평균 연령은 45.3세로 지난해(47세)보다 낮아지면서 유통업계에 대세로 떠오른 세대교체 흐름을 받아들인 모양새다. 그러나 지난해 상반기 CJ헬로와 투썸플레이스 매각에 이어 조 단위의 부동산 매각과 조직 개편까지 이어지면서 사내에 어수선한 분위기가 계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공격적인 인사합병으로 인해 채무가 급증한 CJ그룹은 최근 계열사·자산을 연이어 매각하며 내실다지기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2017년 브라질 사료업체 셀렉타를 3600억원에, 지난 2018년 미국의 식품업체 슈완스컴퍼니를 2조원에 잇따라 인수했다.

 

이 때문에 2015년 5조원 수준이던 CJ제일제당의 차입금이 2018년 7조원을 넘어섰고 지난해 3분기에는 9조5000억원에 육박했다. 불과 4년 만에 차입금이 2배 가까이 불어난 것이다. 여기에 CJ대한통운도 최근 2년간 베트남과 미국에서 3300억원대의 M&A를 단행하면서 그룹 전체의 채무가 13조원에 달하고 있다.

 

지난해 CJ헬로와 투썸플레이스를 잇따라 매각해 1조1800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확보했지만, 전체 재무 상황은 여전히 좋지 않다. 또 12월엔 서울 가양동 부지와 구로공장 부지, CJ인재원까지 매각하며 추가로 1조1300억원을 마련했지만 시장에서는 여전히 CJ올리브영 등이 추가 매각 대상에 올랐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이에 CJ그룹은 지주사와 계열사간 조직정비를 통해 조직효율화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지난해 말 CJ인재원을 포함한 지주사 인력의 절반가량인 200여명을 계열사로 보내기로 하고 재배치 작업을 대부분 마쳤다. CJ인재원 인력 감축에 따라 자연스럽게 그룹 차원의 대규모 채용 대신 계열사별 채용으로 채용 방식을 전환하기로 했다. 계열사 책임 경영을 강화하고 업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라는게 CJ그룹측의 설명이다.

 

CJ제일제당과 CJ대한통운 등 일부 계열사도 수익성이 나지 않거나 비효율적인 조직 및 인력에 대한 개편작업을 실시하고 있다.

 

 

◆‘실적정체’ 롯데그룹 인적쇄신 통해 뉴롯데 향해 나아간다

 

지난해 실적부진에 빠진 롯데그룹도 2020년 정기임원인사를 통해 인적쇄신에 나섰다.

 

2020년 롯데의 정기임원인사는 그룹의 미래 성장 전략에 연계한 조직 개편과 젊은 인재로의 세대교체로 요약된다. 급변하는 경영환경 속에서 변화에 휩쓸리지 않고 생존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트렌드를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시장의 틀을 바꾸는 ‘게임 체인저(Game Changer)’가 되어야 한다는 신동빈 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롯데지주를 비롯해 유통, 화학 등 그룹 주요 사업부문의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50대 중반의 CEO를 대거 선임하고 젊은 대표와 신임 임원을 적극 발탁하는 등 인사 쇄신을 통한 롯데의 체질 개선에 나섰다. 먼저 사령탑인 롯데지주는 주요 역량 집중 및 빠른 의사결정을 위해 두 명의 대표이사가 각각의 업무 권한을 갖는 체제로 조직을 개편했다.

 

호텔&서비스BU장을 맡아왔던 송용덕 부회장은 롯데지주 대표이사로 자리를 옮겨 인사, 노무, 경영개선 업무를 담당한다. 송 부회장은 호텔&서비스 BU장에 임명된 이봉철 사장과 함께 뉴롯데의 마지막 퍼즐인 호텔롯데 상장을 이끌 것으로 보인다.

 

송 부회장은 40년간 호텔에서 근무해온 베타랑이자 2015년부터 호텔롯데 상장을 주도해 온 인물이고, 이 BU장 역시 지주 출범 과정에서 계열사 분할·합병과 롯데정보통신 상장 등 굵직한 사안을 지휘한 경험이 있는 ‘재무통’으로 유명하다. 또 이 BU장은 지난해 3월 호텔롯데 비상무이사에 이름을 올리면서 상장에 대비한 업무를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호텔롯데 상장은 신동빈 회장의 ‘뉴롯데’건설의 마지막 퍼즐이다. 호텔롯데를 상장해야만 롯데그룹의 지배구조가 일본롯데에서 분리되고, 롯데지주를 중심으로 지배구조를 재편할 수 있을뿐 아니라 호텔롯데 상장이 신 회장의 지배력 강화와도 직결되기 때문이다.

 

황각규 롯데지주 대표이사 부회장은 그룹의 미래 사업 및 글로벌 사업 전략과 재무, 커뮤니케이션 업무 등을 담당한다. 그룹의 미래 먹거리를 모색하고 기업가치를 높이는 일에 집중하면서, 롯데지주 이사회 의장으로서의 역할도 계속해 나간다. 특히 지난해 실적부진이 뼈아팠던 유통BU장에는 롯데백화점 강희태 대표이사 사장이 부회장으로 승진 후 임명됐다.

 

유통계열사 12곳중 8곳의 수장을 교체하는 강수를 뒀다. 이 중 롯데쇼핑의 5개 사업본부는 사업부로 조정됐다. 통합 법인 대표가 모든 사업부의 투자, 전략, 인사를 아우르는 체제로 조직도 전면 개편됐다. 5개 사업부장 모두 1960년대생으로 지난해 연말 인사의 핵심이었던 세대교체가 이뤄진 점도 눈에 띈다.

 

롯데쇼핑은 지난해 3분기 연결 기준 누적 매출은 13조3079억원으로 전년대비 0.9%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3843억원으로 24.2% 감소한 실적을 보였다. 3분기 당기순손실은 232억원을 기록해 적자로 돌아섰다. 이는 사드 사태이후 최악의 실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