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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쥴·KT&G 등 액상형 전자담배 13개 제품서 '폐손상 의심물질' 검출됐다

쥴·KT&G, "해당 성분 원료로 사용 안해…사실관계 확인중"
정부 “인과관계 규명 전까지 사용중단 권고 유지”

 

[FETV=김윤섭 기자] 국내에서 유통 중인 일부 액상형 전자담배에서 중증 폐 질환 의심 물질로 지목된 성분이 미량 검출되자 종래 '문제의 성분이 없다'던 해당 업체들이 즉각 반발했다. 이들 업체는 정부 검사 결과를 분석하는 등 사실 관계 재확인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국내 판매 중인 153개 액상형 전자담배(일반담배 16종, 유사담배 137종)의 유해성분 분석 결과를 12일 발표했다.

 

검사 대상이 된 유해물질은 ▲대마유래성분 THC ▲비타민E 아세테이트 ▲가향 물질 3종(디아세틸, 아세토인, 2,3-펜탄디온) 등 7종이다.

 

미국 중증 폐질환 환자 대부분이 사용한 것으로 알려진 대마 유발 성분 ‘THC’은 전 제품에서 검출되지 않았다.

 

그러나 비타민 E 아세테이트가 담배 2개 제품, 유사담배 11개 제품 등 총 13개 제품에서 0.1~8.4ppm(mg/kg) 범위로 검출됐다. 비타민 E 아세테이트는 미국에서 중증 폐질환 유발 의심 물질로 지목된 물질이다.

 

이날 쥴 랩스의 '쥴팟 크리스프'와 KT&G의 '시드 토박' 제품에서 0.08ppm과 0.1ppm의 비타민 E 아세테이트 성분이 검출됐다고 발표했다. 다만 식약처는 이는 지난 5일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예비검사시 검출농도(23만∼88만ppm)에 비교해 매우 적은 양이라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폐손상 원인물질의 인체유해성이 확인되기 전까지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중단 권고를 유지한다고 밝혔다.

 

현행 제품안전기본법상 제품의 위해성이 과학적으로 규명돼야 판매금지ㆍ회수 등 조치를 취할 수 있기 때문에 관련 연구결과가 나온 뒤에 구체적 조치를 취한다는 판단이다. 현재 질병관리본부가 해당 물질의 폐손상 관련성 연구를 진행 중이며 내년 상반기 중 결과가 발표된다.

 

이에 대해 두 회사는 모두 발표 직후 내부 입장을 정리하느라 한동안 분주한 모습을 보였다.

 

주요 업체들은 저마다 중증 호흡기 질환의 원인으로 지목된 THC(테트라하이드로칸나비놀)와 비타민 E 아세테이트를 함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혀왔기 때문이다. 이번 정부 조사 결과 THC를 함유한 제품은 없었다.

 

쥴 랩스는 "자사의 어떠한 제품에도 비타민 E 아세테이트 성분을 원료로 쓰지 않았다"며 "금일 발표된 검사 결과를 면밀히 분석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식약처에서 시행한 전체 검사 방법과 분석 결과에 대해 관련 부처와 적극적으로 소통하겠다"고 덧붙였다.

 

쥴 랩스 측은 관련 이슈가 불거지던 지난 9월 보도자료를 통해 "THC, 대마초 추출 화학 성분, 비타민 E 화합물이 전혀 포함되지 않았다"고 해명한 바 있다.

 

KT&G 역시 예상하지 못한 결과에 당혹스럽다는 입장을 밝혔다.

 

KT&G 관계자는 "식약처가 검출을 확인했다는 비타민 E 아세테이트 성분을 원료로 사용한 사실이 없고, 자체 검사에서도 이 성분이 검출된 적이 없다"며 "사실 여부를 다시 한번 확인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자체 검사에서 검출되지 않은 이 성분이 식약처 분석 결과에서 나왔다는 데 대해 의구심도 없지 않은 분위기다.

 

회사 관계자는 "식약처도 해당 성분이 '극미량'이라고 표현했다"며 "이 정도 양이면 실험 중에 들어갔을 수도 있고, 분석 방법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도 있지 않나"라고 말했다.

 

또한 "미국과 비교하면 비타민 E 아세테이트 검출량이 비교할 수도 없이 적은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업계는 이번 분석 결과에 따라 정부의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 중단 강력 권고 조치가 유지되면서 영업 타격이 더 커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성분 분석을 통해 유해 물질이 없다는 점이 밝혀질 것으로 기대했는데 의외의 결과가 나왔다"며 "유해 성분을 사용한 적이 없다는 사실이 하루빨리 소명이 되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