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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롯데그룹 인사 ‘초읽기’…세대교체 바람 롯데에도 불까

롯데그룹 다음주 중 2020임원인사 단행 예정
‘성과주의’ 신동빈 회장 유통BU에 칼 빼들까
BU장 교체시 대대적인 인사이동 불가피

 

[FETV=김윤섭 기자] 유통업체들의 인사가 잇따라 발표되는 가운데 다음 주 중 임원인사를 발표할 롯데그룹에 업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특히 지난 30일 진행된 롯데 경영간담회에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대내외 불확실성 대응의 일환으로 그룹 차원에서 '비상경영'을 선포한 만큼 실적이 대대적인 물갈이가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이 속속 나오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다음 주 중 정기 임원 인사를 발표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인사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오너 리스크를 벗고 단행하는 첫 인사라는 점에서 더욱 주목 받고 있다. 지난해에는 신 회장이 집행유예로 출소한 지 약 2개월 만에 진행된 인사여서, 신 회장의 판단이 인사에 제대로 반영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신동빈 회장의 경영방식은 철저한 성과주의다. 이번 인사에서 실적에 따른 인사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다.

 

가장 주목받는 곳은 단연 지난해 자리를 지킨 유통과 호텔&서비스 BU장의 거취다.롯데는 지난해 '뉴롯데'의 시작으로 식품·유통·화학·호텔&서비스 등 4개 부문 BU장 중 식품과 화학 BU장 2명을 교체하고 유통과 호텔&서비스 부문은 유임을 결정했다.

 

유통BU장을 맡고있는 이원준 부회장은 내년 3월 임기가 끝나는데다가 올해 실적도 부진하면서 교체가 유력한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지난해 인사에서 BU장 4명 중 2명이 교체될 때 한번 더 유임하면서 기회를 받았지만 실적 개선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롯데쇼핑의 경우 지난 3분기 연결 기준 누적 매출은 13조3079억원으로 전년대비 0.9% 감소했으며 영업이익은 3843억원으로 24.2% 감소한 실적을 보였다. 3분기 당기순손실은 232억원을 기록해 적자로 돌아섰다. 이는 사드 사태이후 최악의 실적이다. 신동빈 회장이 강도 높은 인적 쇄신 카드를 꺼낼 가능성이 높아지는 이유다.

 

이원준 부회장이 교체될 경우 유통사업부의 다른 계열사들도 대대적인 인사 이동은 불가피 할 전망이다. 유력한 후임으로는 강희태 롯데백화점 대표와 이동우 롯데하이마트 대표가 꼽히고 있다.

 

또 경쟁사인 신세계와 현대백화점이 앞서 발표한 인사에서 인사혁신을 선택한 것도 롯데그룹 인사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0월 이례적으로 이마트의 인사를 한달 이상 앞당겨 실시했던 신세계 그룹은 백화점에 차정호 신세계인터내셔날 대표를 선임하고, 신세계인터내셔날 대표에 장재영 신계계 대표를 선임하는 트레이드 인사를 단행했다. 트렌드 변화에 민감해야하는 백화점에 차 대표를 안정성 강화가 필요한 신세계인터내셔날에 장 대표를 배치하면서 성장속도에 맞춰 인물을 배치했다.

 

신세계 그룹은 지난 10월에는 지난 2분기 창사 첫 분기적자를 겪은 이마트에 외부인사인 1968년생 강희석 대표를 선임하면서 젊은 이마트로의 변화를 선언했다.

 

현대백화점도 지난달 25일 인사를 발표했다. 현대백화점 인사의 키워드는 ‘세대교체’다. 이동호 부회장과 박동운 사장 등 50년대생 사장단이 일제히 경영일선에서 물러나고 60년대생인 김형종 한섬 대표가 신임 대표로 선임됐다. 김 신임대표는 한섬 대표를 맡은 지 4년 만에 온라인몰 매출을 10배 이상 끌어올리면서 경영능력을 증명했다.

 

업계에서는 이들의 인사가 최근 어려움을 겪고 있는 유통가의 단면을 그대로 보여 주고 있다는 지적이다. 오프라인 매장이 점차 한치 앞을 내다 볼 수 없는 상황으로 빠져들면서 대표 교체라는 극약 처방을 꺼내 들었다는 것이다.

 

호텔&서비스 BU를 이끌고 있는 송용덕 부회장은 유임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이원준 부회장과 마찬가지로 내년 3월에 임기가 끝나지만 롯데그룹의 가장 큰 과제인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호텔롯데 상장을 책임지고 있기 때문이다. 송 부회장은 지난 2016년 호텔롯데 상장 추진을 총괄했던 인물이다. 또 롯데면세점이 싱가포르 창이공항 면세사업권을 따내며 가시적인 성과를 보였고 올 연말 인천공항면세점 입찰을 앞두고 있는 점도 유임에 무게가 실리는 이유다.

 

‘뉴롯데’를 천명한 신동빈 회장이 자신의 색깔을 보여줄 첫 번째 인사가 다가온 가운데 신 회장이 ‘안정’과 ‘쇄신’중 어떤 선택을 보일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