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5 (목)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항공·물류


현대상선 배재훈號 8년 적자에도 미소짓는 까닭은?

현대상선, 2008년 금융위기 여파에 8년 연속 적자…2019년도 적자 전망
2020~2021년 초대형 컨테이너선 연이어 인도 예정…유럽시장 본격 공략
디 얼라이언스 가입으로 활동 영역 넓혀…배재훈 사장의 신뢰경영 ‘눈길’

 

[FETV=김현호 기자] 올해 3월27일 새로운 대표이사 체재를 구축하고 ‘항해’중인 현대상선이 내년 흑자 전환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물류 전문가라는 호칭을 달고 있는 배재훈 사장은 실적 개선을 위해 연일 고심이 깊다.

 

현대상선은 컨테이너와 벌크화물 운송 사업을 하고 있는 물류기업이다. 글로벌 물류시장은 전반적인 침체에 좀처럼 업황 회복이 일어나고 있지 않다. 현대상선도 이를 피하지 못하고 흑자 기억이 가물가물 한 채 8년 연속 적자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현대상선은 지난해에도 5587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2017년 대비 영업이익률과 순이익률이 개선됐지만 적자폭은 오히려 확대됐다. 하지만 배재훈 사장이 취임한 이후 적자폭은 소폭 감소하는 분위기다. 2019년 현대상선의 2분기 실적은 1129억원의 적자를 기록했고 영업이익률과 순이익률은 각각 -8.08%, -14.37%를 기록했다. 반면 3분기는 663억원의 적자를 개선했고 영업이익률과 순이익률 모두 끌어올렸다.

 

적자 상태가 지속된 이유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전 세계 산업에 직격탄을 날렸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세계 산업시장을 지배하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이 벌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화물을 실은 컨테이너선과 석탄 등 에너지재료를 실은 벌크화물선이 항해를 나서지 못하고 있다. 물동량이 정상적으로 움직이지 못하자 적자 빈곤의 쳇바퀴가 돌고 있는 것이다.

 

9년 연속 적자가 확실시되는 현대상선이지만 업계에서는 2020년부터 흑자전환이 조심스레 점쳐지고 있다. 배재훈 사장이 집중적으로 살피고 있는 유럽시장 때문이다. 특히 현대상선은 원가 경쟁력에서 앞서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내년부터 인도 받게 돼 기대감이 모아지고 있다.

 

현대상선은 세계 최대 규모인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2020년에 2만3000TEU급 12척, 2021년에는 1만5000TEU급 8척을 받는다. 이 같은 대형선은 중·소형 선보다 원가 경쟁력에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세계 1,2위 선사인 덴마크의 ‘머스크’와 스위스의 ‘MSC'도 1만8000TEU급의 초대형 선박을 이용해 유럽 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선박 크기가 커지면 자연스레 선복(船卜)량도 늘려야한다. 선복량을 확보하기 위해선 전 세계 화주들을 확보해야한다. 이를 위해 배재훈 사장은 취임 직후 유럽으로 날아가 유럽의 선주들과 스킨십을 쌓으며 선복을 공유하기 위해 노력했다.

 

이 같은 노력은 지난 7월 글로벌 해운동맹인 ‘디 얼라이언스(THE Alliance)’ 가입이라는 선물을 챙기게 됐다. 디 얼라이언스 가입으로 대형 선사들과 선복을 공유할 수 있게 됐고 이는 유럽도시 항구를 새롭게 공략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기항지가 늘어나면 화물 임자도 늘어나 실적 개선에 ‘청신호’가 켜질 수 있다.

 

현대상선은 이미 디 얼라이언스를 가입하면서 화주들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해운동맹은 물류기업을 ‘한 몸’처럼 움직이도록 만드는 서비스다. 디 얼라이언스에 가입된 회사는 독일의 ‘하팍로이드’와 일본의 ‘원’, 대만의 ‘양밍’이다.

 

이들 기업은 1만8000TEU급 초대형 선박을 보유중인 현대상선에 희망적 조건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향후 현대상선이 디 얼라이언스를 주도해 유럽시장을 공략하고 이에 따른 높은 수익을 창출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모아지는 이유다.

 

배재훈 현대상선 사장은 취임 이후 6개월 만에 사측을 운항 정시성 1위에 이름을 올리게 했다. 하지만 한진해운 사태 이후 국내 물류 시장이 암흑기에 빠져있다. 글로벌 선사들이 바라보는 한국 물류업계가 안 좋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따라서 한국 1위 기업인 현대상선과 더불어 국내 물류시장의 신뢰 회복을 위한 배 사장의 어깨가 무거울 수밖에 없다.  배 사장이 글로벌 시장의 침체를 극복하고 한국의 물류회사에 '날개'를 달게 할지 주목된다.

 

엄기두 해양수산부 해운물류국장은 현대상선의 2020년에 대해 “대외적으로 큰 변수가 없다면 내년 하반기엔 영업이익 흑자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배재훈 사장을 비롯한 현대상선 임직원이 2020년 새해를 손꼽아 기다리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