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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토종자동차, 인도시장 정벌 나선다

기아차, 아난타푸르에 연 30만대 생산거점 확보…대대적 공략 나서
日-인도 합작사 1위 체제 균열에 현대·기아 두각, 中 업체도 진출 준비

 

[FETV=김창수 기자] 세계 4위 자동차시장인 인도를 향한 각국 완성차 업계의 구애가 뜨겁다. 기아차는 최근 인도 아난타푸르에 연간 생산 30만대 규모의 자동차 생산 공장 준공식을 갖고 대대적 공략에 나섰다. 일본-인도 합작사인 마루티-스즈키가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 업체의 영향력이 커짐과 더불어 중국 자본의 진출까지 예고돼 있어 인도 자동차 시장을 둘러싼 각축전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기아차는 지난 5일 인도 안드라프라데시주(州) 아난타푸르에서 연산 30만대 규모 자동차 생산 공장 준공식을 가졌다고 밝혔다. 연산 70만대 규모의 현대차 첸나이 1·2공장과 함께 현대·기아차가 인도에 연 100만대 생산 설비를 구축하게 된 것이다.

 

인도는 수입차 관세율이 60%에 달해 현지 생산 거점 확보가 필수적이다. 지난 2017년 10월 착공한 아난타푸르 공장은 450여대의 로봇 자동화 설비, 공장 용수 100% 재활용 시스템 등이 적용된 최첨단 공장이다. 직원은 약 3000명으로 향후 전기차·하이브리드차 등을 생산할 수 있는 시스템도 갖췄다.

 

아난타푸르 공장은 지난 7월부터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셀토스를 생산하며 시험 가동에 들어갔다. 이어 8월 출시된 셀토스는 지난달까지 넉 달간 총 4만649대가 팔리며 인도 시장 내 베스트셀링 SUV 모델로 등극했다. 기아차는 내년 상반기엔 고급스러운 실내와 첨단 IT 사양을 적용한 프리미엄형 다목적 차량(MPV)을, 하반기엔 셀토스보다 작은 소형 엔트리급 SUV 모델을 출시하고 인도 공략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계획이다.

 

인도 자동차 시장은 최근 들어 지각변동 조짐을 보이고 있다.

 

 

그간 일본-인도 합작사 마루티-스즈키가 50%가량을 점유한 가운데 현대차가 10% 중반대의 점유율로 2위에 위치했다. 그 뒤로 마힌드라, 타타 등 인도 업체와 혼다, 도요타 등 일본 회사가 포진한 형국이었다.

 

그러나 현지 자동차 시장 부진이 1년가량 이어지면서 마힌드라, 타타의 점유율이 각각 6∼7%에서 3∼5% 수준으로 떨어졌다. 과거 4∼5%씩 시장을 차지했던 도요타와 혼다의 점유율도 11월의 경우 2∼3% 수준으로 감소했다. 반면 마루티-스즈키는 같은 달 52.8%의 점유율을 유지했고 현대차도 16.9%를 기록하며 제자리를 지켜냈다.

 

특히 기아차의 성장세가 무섭다. 지난 8월 셀토스 출시로 인도 시장에 본격 진출한 기아차는 11월 시장 점유율 5.3%(1만4천5대)를 달성하는 데 성공했다. 판매 순위 4위로 3위 마힌드라와 격차가 182대에 불과할 정도로 돌풍을 이어가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차의 점유율을 합할 경우 22.2%에 달한다.

 

다만, 현대·기아로선 강력한 경쟁자로 꼽히는 중국 업체가 ‘대공세’를 준비하고 나선 것이 고민거리다.

 

중국차의 현지 시장 점유율은 아직 미미한 상태지만 가격 경쟁력과 물량 공세로 승부할 경우 시장 판도를 순식간에 바꿀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현지 매체 등에 따르면 최소 6개사 이상의 중국 완성차 업체가 향후 3∼5년간 인도 시장에 50억 달러(약 5조9700억 원)를 투자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업체는 신규 공장 건설은 물론 인도 기업과 합작, 기존 공장 인수 등 다양한 공략 수단을 총동원할 태세다.

 

상하이자동차(SAIC) 소유 MG모터는 이미 진출에 성공해 구자라트주 공장에 이어 제2공장 건립을 추진 중이다.

 

중국 최대 전기차 생산업체인 비야디(BYD)를 비롯해 창청자동차(GWM), 창안자동차, 포톤자동차, 시노트럭, 지리자동차, 체리자동차 등도 인도 시장 진출을 적극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몇 년 후에는 중국 자동차가 인도 시장을 상당히 장악할 것으로 보인다”며 “인도 시장은 이제 마루티-스즈키를 중심으로 한 일본, 현대차와 기아차 등의 한국, 그리고 중국 업체로 크게 삼분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