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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임기만료 코앞인 데"...안재현 SK건설 사장 연임 가능성은?

SK그룹, 사장단 및 임원인사 예정…안 사장, 내년 3월 말 임기 끝
'해외통’ 경영 빛 보여…유럽 벽 높은 FEED 플랜트시장 분야 진입
해외 리스크 아직 높은 SK건설, 수주액·플랜트 매출 모두 하락세

 

[FETV=김현호 기자] 수평적 조직문화를 구축하기 위해 임원 직급을 폐지한 SK그룹이 이번 달 인사를 발표한다. SK그룹은 주력 산업인 반도체 시장이 부진하고 미중 무역분쟁으로 경기악화가 지속돼 ‘변화’보다는 ‘안정’으로 인사를 발표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SK그룹은 이번 달 승진 없이 새로 선임되는 임원과 사장단만 발표할 계획이다. 따라서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경영진의 연임이 가능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내년 3월27일 임기가 마무리 되는 안재현 SK건설 사장도 이에 해당된다. 현재 임기 연장을 두고 ‘가능하다’와 ‘힘들다’는 두 가지 분석이 나온다.

 

안재현 사장은 2018년 1월 사장으로 취임해 SK건설을 약 2년 동안 이끌고 있다. 조기행 전 SK건설 부회장과의 각자 대표 체재 이후 안 사장의 SK건설 성적은 곤두박질 쳤다. 2017년 사측의 매출은 약 6조4398억이었다. 2018년도는 약 6조4357억원으로 크게 차이가 나지 않았다.

 

하지만 영업이익에서 큰 차이를 보였다. 2017년도는 약 200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지만 2018년도에는 860억 수준이었기 때문이다. 악화된 실적은 플랜트 매출의 영향이 컸다. 지난해 플랜트 매출은 2015년 대비 2조원 넘게 하락했고 상반기 해외수주액도 10위권 건설사 중 감소폭이 가장 컸다.

 

하지만 2019년 3분기까지 SK건설의 재무 상태가 전년대비 큰 폭으로 개선된 모습이다. 이미 매출이 5조원을 넘겼고 영업이익은 무려 1600억 수준으로 끌어 올렸다. 4분기 실적이 반영되지 않았지만 2018년보다 두 배 가까이 끌어올린 것이다.

 

안재현 사장은 2018년 최대 악재였던 라오스 댐 붕괴 사고 이후로 가장 큰 곤혹을 겪었다. 또 라오스는 사고를 인재(人災)라고 밝히며 업계에서는 ‘해외통’이라고 불리는 안 사장의 경영에 가장 큰 위기가 닥쳐왔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안 사장은 시장 전망과 다르게 해외시장을 적극적으로 개척하고 있는 모양세다.

 

가장 돋보이는 점은 지난 6월 서유럽 플랜트시장에서 기본설계(FEED) 분야로 진입했다는 점이다. 세계에서 가장 공신력 있는 건설사 평가는 미국 건설전문지 ENR(Engineering News-Record)이다. ENR 순위에 따르면 글로벌 경쟁보다 자국 건설사에 일감을 몰아주는 중국을 제외하면 2018년도 상위 10개 건설사에는 유럽 기업만 포함돼 있다.

 

국내 기술보다 건설 기술이 더 발달된 유럽 국가는 특히 FEED에 특화된 장점을 띄고 있다. 따라서 FEED는 유럽의 장벽이 높아 국내 기업이 진입하기가 상당히 어렵다고 알려져 있다. 이런 벽을 SK건설이 6월에 뚫은 것이다.

 

SK건설은 또 유럽 현지 건설사들과 민관합작투자사업(PPP) 우선협상 대상자에 올라 사업 영역을 유럽까지 확대시키고 있다. ‘해외통’이라는 별칭이 있는 안재현 사장의 경영이 조금씩 빛을 발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에 따라 그룹에서는 안정적인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예상돼 안 사장의 연임이 유력하다고 보고 있다.

 

보통 건설사는 국내 주택시장과 해외시장 수주로 수익을 올린다. 하지만 최근 주택 산업은 부동산 상한제로 인해 재건축 경기 침체가 예상되고 있다. SK건설은 주로 컨소시엄을 통해 재건축 수주에 뛰어들고 있지만 재건축 조합측이 향후 책임소재를 묻기 위해 컨소시엄을 꺼려해 단독 입찰에 참여한 건설사의 손을 들어주고 있다. 여기에 사측의 시공능력 순위가 10위권 밖으로 밀려나 긍정적인 인지도를 받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향후 주택 산업과관련한 수주가 불투명해진 것이다.

 

 

주택산업이 위축돼 업계에서는 안재현 사장이 결국 해외시장 개척을 통한 경영 활로를 열어야 한다고 분석한다. 하지만 SK건설의 유럽시장 개척이 진일보했다는 측면이 있지만 해외시장 리스크는 여전히 남아있다. 상반기 기준 해외플랜트 산업의 매출은 2016년 1조5852억을 기록했지만 올해는 3860억원에 그치며 4년째 하락하고 있다. 또 원가조정 실패로 인한 원가율 초과 상태가 2016년 이후 지속되고 있다.

 

수주도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SK건설의 올해 상반기 해외 신규수주액은 지난해(27억2921만달러) 상반기 대비 1.42%에 그쳤다. 해외수주잔액도 줄고 있어 지난해 4위까지 치솟았던 해외수주액이 20권 밖으로 밀려나게 됐다.

 

해외 수주 부진으로 인해 부채비율, 유동비율 등이 3년째 악화되고 있다. 특히 갚아야 할 빚을 나타내는 차입금의존도는 60%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경쟁사는 25% 수준에 그치고 있어 SK건설의 차입금의존도는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최근 공정거래위원회는 기업집단의 일감몰아주기 규제에 대한 칼을 뽑아든 상태다. 따라서 내부거래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SK건설은 내부거래 비중이 갈수록 늘고 있는 추세다. 그룹으로부터 받은 일감을 통해 수익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10대 건설사 중 1위에 해당된다.

 

현재 SK건설은 최근 두 집 살림을 정리하고 최태원 회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SK를 모회사로 두고 있다. SK건설의 실적은 최태원 회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어 그룹에서 일감을 지속적으로 몰아줄 수는 없는 상황이다.

 

SK는 최근 최태원 회장 등 특수관계인 지분을 낮췄지만 그룹 내부적으로 일감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공정위는 이를 두고 규제 대상 지분을 개정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따라서 SK로부터 받은 지속적인 일감 몰아주기는 SK건설이 공정위의 직접적인 타깃이 될 수도 있다.

 

김장원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SK건설이 호성적을 보이고 있으며 수익여건이 양호해 전망이 밝다”면서 “해외건설 수주가 잇따르고 있어 SK 실적 개선에 보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황덕규 나이스신용평가 실장은 “오래된 자기자본 규모로 해외공사 추가손실과 원가율 상승에 따른 재무구조의 변동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