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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에너지


“환경까지 신경써야” 실적난 정유업계 ‘이중고’

국제유가 하락 등 외부 요인에 3분기 실적 ‘빨간불’
미세먼지 특별법 등 환경규제 ‘코앞’…곤혹감 내비쳐

 

[FETV=김창수 기자] 정유업계의 부진이 좀처럼 회복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석유 사업 부진이 가장 큰 실적 하락 원인으로 꼽힌다. 여기에다 각종 환경 규제까지 더해지며 외부 요인에 따른 불확실성이 더욱 커지는 모양새다.

 

SK이노베이션은 3분기 영업이익이 연결기준 3301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보다 60.5% 감소한 수치다. 매출액은 12조 372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7.3% 줄었다. 특히 석유사업부문은 659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전 분기보다 2134억원이 감소했다. SK이노베이션 측은 “경유를 포함한 석유 제품 마진이 상승했지만 유가 하락에 따른 재고 손실이 늘어난 게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정유사들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현대오일뱅크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은 1578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34.4% 줄었다. S-OIL의 동기 영업이익도 2307억원을 기록,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26.9% 감소했다. 곧 실적 발표를 앞둔 GS칼텍스의 영업이익도 전년과 비교하면 크게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계속된 실적 악화에 국내 정유업계에선 “탈출구가 보이지 않는다”는 탄식이 나온다. 가장 큰 원인은 미국-중국 간 무역분쟁 등 지정학적 위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최근 한국의 최대 원유 수입국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 정유 시설에 대한 테러가 가해지며 지정학적 위기론에 기인한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다.

 

내년 시행되는 국제해사기구(IMO) 규제도 변수다. IMO는 대기오염을 줄이고자 2020년 1월 1일부터 전 세계 선박 연료유의 황 함유량 상한선 기준을 기존 3.5%에서 0.5% 이하로 강화해 규제한다. 정유업계는 이 규제(IMO 2020)가 시작되면 황 함유량이 적은 저유황선박유의 수요가 크게 늘 것으로 보고 투자를 늘리는 등 치열하게 경쟁 중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저유황선박유로 인한 정유사 실적 개선 효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할 수 있으며 오히려 최근의 대규모 투자가 독이 될 우려가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저유황선박유가 IMO 2020을 충족하는 유일한 대안은 아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만약 IMO 2020으로 저유황선박유의 수요가 늘어 가격이 급등하면 선사 입장에서는 차라리 스크러버를 다는 게 이익일 수 있다”면서 “사고를 극도로 꺼리는 선주들이 아직 검증되지 않은 저유황선박유를 선택할지도 미지수”라고 설명했다.

 

국회에 대기 중인 각종 환경 규제 법안도 정유사의 고민을 깊게 하고 있다. 신창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미세먼지 저감 및 관리에 관한 특별법’ 개정안이 대표적이다. 이 법안에 따르면 환경부 장관은 대기오염 배출시설의 가동률 조정 등 강화된 저감 조치를 지방자치단체장에게 요청할 수 있다.

 

여기에 더해 광역시도 조례를 통해 60일 이내에 대기오염 배출시설의 가동률을 조정하거나 차량운행 제한 조치에 나설 수 있다. 또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개정 법안에서는 미세먼지 불법배출 적발에 기여한 경우 포상금 지급이 가능하도록 했다.

 

이에 대해 석유업계는 ‘이중 규제’라며 우려를 표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중앙정부와 지자체의 규제가 각각 작동하게 되면 이중 규제로 부담이 더해질 가능성이 크다”며 “이는 관련 산업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