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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엑셀 당긴 ‘쿠팡이츠’, 우버 교훈 삼고 배민·요기요 추격하나

‘닮은 꼴’ 우버이츠 철수 불구 참전…“로켓배송 접목, 시너지 기대”
‘출혈’ 마케팅 부담에 수수료‧배달비 유료 전환…‘쿠팡’ 이름값 할까

 

[FETV=김윤섭 기자] 쿠팡이 우버의 배달 앱 시장 철수 발표 하루 만인 지난 10일 ‘쿠팡이츠’ 강화를 발표하면서 배달앱 시장 참전을 선언했다. ‘배달의민족’과 ‘요기요’가 사실상 양분하고 있는 음식 배달 앱 시장에 이커머스 1위라는 자신감으로 균열을 일으키겠다는 포부다.

 

쿠팡이츠는 지난 5월 말 쿠팡이 시범 운영을 시작한 음식배달 서비스다. 배달원으로 등록된 일반인이 음식을 배달하는 방식으로 우버이츠와 동일한 방식을 채택하면서 주목받았다. 특히 ‘로켓배송’이라는 쿠팡의 정체성과 다름없는 시스템을 배달 앱에도 접목시키겠다고 밝히면서 쿠팡이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출시 3개월만 서울 17개구, 수지‧기흥까지 확대

 

쿠팡은 출시 3개월만인 현재 서울 17개구를 포함, 경기도 수지와 기흥까지 서비스 지역을 확대하면서 속도를 내고 있다. 내년 초부터는 경기도 가평과 광주, 안성, 양주, 양평, 여주, 연천, 이천, 파주 등 수도권과 경기도 전역으로 쿠팡이츠를 확대한다는 계획도 세워뒀다.

 

쿠팡 관계자는 “쿠팡이츠 서비스 지역을 수도권과 전국으로 넓혀가면서 정식으로 쿠팡이츠를 론칭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재 국내 전체 배달 시장은 20조원 규모로 추산된다. 배달 앱 이용자수도 지난해 2500만명을 돌파하면서 국민 2명 중 1명이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배달 앱 결제 규모도 3조원대를 돌파했다.

 

배달앱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곳은 ‘배달의민족’과 ‘요기요’다. 우아한 형제들이 운영하는 배달의민족이 약 55%,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가 운영하는 요기요와 배달통이 나머지 40%를 차지하고 있다.

 

배달의민족과 요기요가 시장을 사실상 잠식한 상황에서 쿠팡은 쿠팡이츠만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배달 앱 시장에서의 성공을 자신하고 있다.

 

쿠팡은 지난 9월 "음식 배달은 식당에서 만들어진 음식을 배달담당자가 고객에게 전달하는 4가지 단계로 이뤄진다. 이 과정에서 이용자 수가 폭발적으로 늘어난다면 4가지 요소로 구성되는 경우의 수도 폭발적으로 증가한다"며 "이처럼 복잡한 과정에서 최적의 효율로 운영할 수 있는 배달 서비스가 바로 로켓배송"이라고 설명했다.

 

즉 로켓배송을 통해 얻은 경험과 노하우를 쿠팡이츠에 접목시켜 배달 앱 시장에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는 것이다.

 

실제 쿠팡은 로켓배송을 통해 500만종이 넘는 상품을 2500만 고객에게 배송하고 있다. 매일 200만개의 상품을 구매하고 이를 다음 날 혹은 주문 당일 배송한다.

 

쿠팡은 앱 기반 음식배달 서비스에도 이미 로켓배송 시스템을 접목했다. 음식 배달원이 1대1로 주문을 받아 배송하도록 설계해 배달 시간을 30분 안팎으로 줄인 게 대표적이다. 그동안 음식 배달은 음식 3~4개를 묶어 배송하는 형태로 50분에서 1시간의 시간이 소요됐던 것과 대조된다.

 

특히 배달원 배정은 인공지능(AI)이 주문 이후 최단 시간 배송이 가능한 시간을 계산해 이뤄진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또한 자체 배달인력인 ‘쿠리어’를 통해 그동안 음식 배달을 하지 않았던 음식점들을 쿠팡이츠 가맹점으로 모집해 배달 음식을 차별화한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 이는 배달 직원을 자체 고용하거나 배달 업체와 계약한 음식점 수가 상대적으로 적은 지방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아울러 국내 음식배달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는 것도 쿠팡에는 긍정적이다. 공정거래위원회 따르면 지난해 국내 음식배달 앱 누적 이용자 수는 2500만명을 돌파했다. 2013년 83만명에 불과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5년 사이에 배달 앱 시장은 큰 폭의 성장세를 기록 중이다. 같은 기간 국내 배달 앱 거래액도 3347억원에서 약 3조원으로 10배 가까이 늘었다.

 

 

◆ 문 닫은 우버이츠…‘쿠팡이츠’는 다를까

 

쿠팡이츠가 ‘이커머스 공룡’ 쿠팡을 등에 업고 공격적으로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반신반의하는 분위기다.

 

우선 전 세계 500여 도시에서 서비스 중인 우버이츠의 경우 국내에서 후발주자의 불리함을 극복하지 못한 채 결국 지난 14일 사업 철수를 공식화했다. 이는 배달의민족과 요기요가 배달앱 시장에서 차지하고 있는 위치가 매우 공고하기 때문이라는 게 업계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배달 앱 특징 중 하나로 높은 충성도를 꼽는다. 즉 하나의 앱을 사용하면 다른 앱으로는 잘 이동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때문에 쿠팡이츠가 점유율을 확보한다고 하더라고 이미 배달의민족이 55%,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 40%를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는 유의미한 점유율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즉 점유율 확보를 위해서는 이들 1,2위 업체들의 점유율을 빼앗아 와야 하는데 배달 앱 특성상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또한 쿠팡이츠는 출시 초 배달비와 관련해 경쟁업체와 달리 무료 또는 최소금액 0원 등의 마케팅을 펼치며 ‘배송비 무료’를 강조한 바 있다.

 

배달의민족의 경우 배달료 0원부터 배달 거리와 프로모션에 따라 최대 8000~9000원의 배달비를 받고 있으며 요기요 역시 평균 4000~4500원의 배달비를 받고 있다.

 

하지만 쿠팡이츠는 이 혜택을 최근 없앴다. ‘배달비 무료’를 위해서는 최소 1만2000원의 최소주문금액 제시한 것. 이에 사실상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무료’ 혜택이 사라진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무기한 배달비 무료 혜택 제공이 내부적으로 비용을 감내하기에도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이라며 “쿠팡의 출혈 마케팅이 지속 가능하지 않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지적했다.

 

쿠팡이츠는 또 당초 두 달간 수수료 10%, 이후 20%를 부과하겠다고 소개했던 것과 달리 주문중개수수료 1000원, 배달중개수수료 3500원을 비롯해 결제 수수료·부가세까지 받기 시작하면서 수익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 때문에 쿠팡이츠가 수익 창출을 위해 점주들에게 부담을 지우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쿠팡은 지난해 무려 1조원대 손실을 기록하면서 금융감독원으로부터 ‘경영유의’ 조치를 받은 바 있다. 이는 이른바 ‘계획된 적자’ 전략으로 적자를 감수하면서 점유율 확보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쿠팡이 쿠팡이츠에서 조차 출혈 마케팅을 감수하기에는 위험부담이 크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또한 수익 창출을 위해서는 쿠팡이츠가 자랑하는 프로모션 축소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다만 쿠팡이츠를 운영하는 거대 이커머스 업체 ‘쿠팡’은 가장 큰 장점이 될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현재 국내 유통업계의 중심인 쿠팡은 우버와는 달리 인지도에서 압도적인 위치를 자랑하고 있어서다.

 

쿠팡이츠가 우버이츠의 실패를 반면교사 삼아 배달 앱 시장에서도 ‘공룡’의 위치에 올라설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