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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삼성‧LG, 수출규제 3개월만 ‘탈일본’ 성공…새판짜기 돌입

불화수소 국산화 테스트 완료 이어 디스플레이 공정에 본격 도입

 

[FETV=조성호 기자] 일본 정부가 반도체‧디스플레이 핵심 소재에 대한 수출 규제 강화 조치를 시행한 지 100여일이 지난 가운데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가 일본산 불화수소 의존도에서 완전히 벗어나며 새판짜기에 돌입했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파주와 구미 등 국내 OLED(유기발광다이오드)와 LCD(액정표시장치) 생산 라인에 들어가는 액체 불화수소를 일본산 대신 국산 제품으로 100% 대체 투입하고 있다.

 

일본의 핵심소재 수출규제 조치 이후 불화수소 국산화 추진 3개월여만이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7월 4일 일본 소재수출규제 직후 TF를 구성해 국산 불화수소를 발굴하고 성능 테스트를 시작했다”며 “3개월이라는 비교적 짧은 시간 안에 핵심 소재를 국산화하는 성과를 올렸다”고 설명했다.

 

불화수소는 디스플레이 생산 과정에서 불순물을 씻어내는 역할을 한다. 디스플레이 생산 공정에는 기체가 아닌 액체 상태의 불화수소만 사용한다. 디스플레이에 패널 제조 공정에 투입되는 불화수소는 반도체용 공정보다 상대적으로 순도가 낮다. 때문에 비교적 이른 시일 내에 100% 국산화가 가능했다.

 

이에 국산 불화수소를 테스트한 결과 기존 일본산 불화수소를 사용했을 때와 동일한 수준의 품질이 나온다고 판단해 100% 대체를 결정한 것이다. LG디스플레이는 이미 지난달부터 대형 OLED 패널 양산라인 등에 국산 불화수소를 투입해 패널을 생산하기 시작했다.

 

삼성디스플레이도 최근 국내 한 소재업체가 공급한 고순도 불화수소에 대한 최종 테스트를 마치고 중소형 OLED 생산 라인에 적용하고 있다. 특히 국내 불화수소 생산업체는 삼성디스플레이 측에 향후 공급 이슈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품질은 물론 대량 생산에도 큰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이처럼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 양대산맥인 삼성과 LG가 일본산 부품 및 소재에 대한 국산화 대체 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되면서 이를 다른 계열사로 확장하는 모습이다. 또한 일본 의존도를 크게 줄이고 공급처를 다각화하는 등 ‘새판짜기’에 돌입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삼성전자에 반도체 PCB(인쇄 회로 기판) 등을 생산해 납품하는 삼성전기는 최근 PCB 회로에 투입되는 일본산 소재 등을 국산 및 다른 나라 소재로 교체하는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또한 지난달부터 일부 반도체 공정에 솔브레인 등 국내 업체가 만든 불화수소를 대체 투입하고 있다. 국내 업체가 수입한 대만산, 중국산 불화수소도 일부 공정에 투입되고 있다.

 

 

이와 관련 윤부근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 15일 '2019 삼성 협력회사 채용 한마당'에서 “무조건 일본 제품을 줄이기보다는 다변화 차원에서 준비하고 있다”며 “정부와 협력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으며 계획한 대로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윤 부사장은 또 “재료라는 것은 갑자기 공정에 투입할 수 있는 게 아니며 특히 소재는 한 번 잘못 투입되면 공정 전체가 훼손돼 개발이 쉽지 않다”며 “세계 최고 반도체를 만들기 위해서는 최고의 소재가 필요하고 이를 위해 소재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끊임없이 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관련업계 관계자는 “국내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업계가 일본 수출 규제 조치 이후 자생력을 높이는 방안으로 국산화는 물론 공급처 다변화 등에 나서고 있다”며 “대체 소재에 대한 테스트가 완료되고 불량품 비율이 점차 줄어들게 되면 향후 일본산 소재는 배제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