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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제약


"실패 실패 또 실패"...위기의 K바이오, 불신의 벽 돌파할까?

인보사케이주·신라젠 사태 등 잇단 논란에 ‘못믿겠다’ 목소리
국감서도 도마 올라…“검찰 수사 중”

 

[FETV=김창수 기자] 코오롱티슈진·신라젠 등 기대를 모았던 K바이오 대표주자들이 미국 식품의약국(FDA) 임상 3상에서 잇달아 실패했다. 여기에 석연찮은 진행 과정 등이 더해져 생긴 불신을 회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신라젠에 대한 검찰 수사는 최근 진행되고 있는 국정감사에서도 이슈가 됐다.

 

골관절염 유전자치료제 인보사케이주(인보사)의 품목허가가 취소되면서 위기를 맞았던 코오롱생명과학과 코오롱티슈진은 최근 새로운 활로를 모색 중이다. 업계에서는 인보사 사태로 신뢰가 떨어진 만큼 회사의 도전이 녹록치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코오롱생명과학은 의약품위탁생산(CMO) 사업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상장폐지 유보 결정으로 한숨 돌린 코오롱티슈진은 미국 임상 3상 재계를 위해 사력을 다한다는 입장이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최근 국내 바이오 벤처기업 에스엘바이젠과 후보물질 위탁생산 계약을 체결했다. 인보사의 품목 허가 취소 후 가동이 중단됐던 충주공장의 세포 치료제 생산라인을 활용할 신사업에 뛰어든 것이다. 회사는 첫 발을 뗀 CMO 사업에 전사적 역량을 투자할 계획이다.

 

또 코오롱티슈진은 상장폐지 고비를 넘기고 인보사의 미국 임상 3상 재개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양새다.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위원회는 지난 11일 코오롱티슈진을 상장폐지를 유예하며 개선 기간 1년을 부여하기로 결정했다. FDA 측의 인보사 미국 임상 3상 재개를 위해 보완 자료를 제출하란 요청이 주효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코오롱티슈진은 지난 8월 FDA에 미국 임상 3상을 재개하기 위한 자료를 제출했고 이를 검토한 FDA는 임상 중단을 유지하되 재개하기 위해서는 보완 자료를 제출하라고 요청했다.

 

회사 측은 “개선 기간 후 코스닥심의위원회가 상장유지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미국 임상 3상 재개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코오롱생명과학과 티슈진의 행보를 바라보는 전문가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한번 떨어진 신뢰를 다시 회복하기에는 어렵단 이유에서다.

 

실제 제약·바이오기업이 의약품을 개발하고 생산하는 파트너사와 CMO 계약을 체결할 때는 생산과정에 대한 서로간 신뢰가 필수적이다.

 

업계의 관계자는 “CMO 사업이 비전이 있는 것은 사실이나 이 역시 신뢰가 바탕이 돼야 한다”면서 “인보사 문제로 신뢰를 잃은 코오롱생명과학이 CMO 사업에서 성공할 확률이 높다고 보지 않는다”고 밝혔다.

 

인보사의 미국 임상 3상을 재개하려는 코오롱티슈진의 전망도 어둡다.

 

바이오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전문가들은 코오롱티슈진의 임상 3상 재개가 희박하다고 점치고 있다”며 “FDA가 요청한 보완 자료는 처음 임상을 설계했을 때와 세포가 달라진 사실을 조사하는 차원이지 허가해주겠다는 의미로는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런가 하면 지난 8일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은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신라젠의 내부자 미공개정보 이용 혐의와 관련한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의 질의에 “일차적으로 금감원에서 조사한 뒤 패스트트랙으로 검찰에 이첩했다”며 “검찰 수사를 지켜보는 것이 관례지만 좀 더 적극적으로 들여다보겠다”고 말했다.

 

검찰은 신라젠의 항암바이러스 치료제 ‘펙사벡’ 무용성 평가를 앞두고 보통주가 대량 매각됐다는 금감원 자료를 넘겨받아 신라젠에 대한 수사를 진행 중이다.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은 지난 8월 28일 부산 북구 신라젠 본사와 서울 여의도 서울지사에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펙사벡 무용성 평가 관련 자료를 확보한 바 있다.

 

신라젠은 지난달 1일(현지시간) 미국 데이터모니터링위원회(DMC)와 펙사벡의 간암 대상 임상 3상의 무용성 평가 결과에 대해 확인한 결과 임상 중단을 권고 받았다고 공시했다.

 

무용성 평가는 개발 중인 약의 치료제로서 가치를 따져 임상 지속 여부를 판단하는 절차다. 신라젠은 간암 환자 600명을 대상으로 펙사벡의 글로벌 임상 3상을 진행 중이었다.

 

제약·바이오업계의 한 관계자는 “제약·바이오 기업에 높은 도덕성과 신뢰도가 요구되는 이유는 매출이 거의 없는 회사임에도 투자자들이 기업의 기술력만을 보고 투자하기 때문”이라며 “한국의 바이오 기업들이 투자자들에게 사랑 받고 세계적인 K바이오로 거듭나기 위해선 무엇보다 신뢰를 우선 회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