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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클로즈업]<21>김정주 넥슨 대표이사, 매각 실패 후 다음 ‘승부수는?

조직개편 이어 프로젝트 중단, ‘던파’ 아버지 ‘허민’ 영입 기대
전환배치에 커지는 고용불안 목소리…‘코빗’ 인수 배임 논란도

 

[FETV=조성호 기자] 김정주 NXC(넥슨 지주회사) 대표의 행보가 최근 ‘진퇴양난’에 빠졌다. 올해 초 야심차게 추진했던 넥슨 지분 매각 시도가 물거품이 된 데 이어 기대했던 신작들은 연이어 흥행에 실패하고 있다. 더구나 매각 실패 이후 내부 혁신과 조직안정을 위해 외부 출신 인사들을 영입했지만 기대와 달리 노사갈등만 커져가고 있는 상황이다. 매년 참가한 국내 최대 게임전시회인 ‘지스타’도 올해 전격적으로 불참을 결정했다.

 

이렇듯 넥슨은 창사 이래 최악의 한 해를 보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1월 김 대표의 넥슨 매각 결정이 불러온 후폭풍으로 봐도 무방할 정도다. 매각 발표 이후 회사의 미래가 불투명해지면서 게임 개발 프로젝트 중단은 물론 내부 조직 개편에 이은 일부 경영진 사퇴까지 불러왔기 때문이다.

 

넥슨은 올 상반기 1조5852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는 등 반기 기준 최대치를 달성했다. 2분기 매출 또한 전년 동기 대비 13% 증가한 5712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2분기 기준 최고치를 경신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2조5296억원으로 국내 게임 빅3라 불리는 ‘3N(넥슨‧넷마블‧엔씨소프트)’ 중 1위를 차지했다. 영업이익 역시 9806억원으로 넷마블(2417억원)과 엔씨소프트(6149억원)를 가볍게 따돌렸다.

 

출시 10년된 게임이 여전히 ‘캐시카우’

 

넥슨은 이에 대해 “던전앤파이터와 메이플스토리, 피파온라인4, 카트라이더 등 주요 스테디셀러 게임들이 장기 흥행이 실적 상승을 이끌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이 같은 호성적에도 넥슨은 현재 위기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넥슨의 캐시카우 역할을 하는 게임들은 출시된 지 10년 이상 된 게임들이 대부분이다. ‘메이플스토리’는 올해 16주년을 맞이했으며 중국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던전앤파이터’의 경우 2005년 첫 서비스를 시작했다.

 

하지만 이들 게임은 여전히 넥슨을 지탱하는 가장 큰 수익원이다. 특히 던전앤파이터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연 1조원 안팎이다. 매출의 경우 넥슨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을 담당하고 있고 영업이익은 오히려 넥슨 전체 영업이익을 넘어설 정도다.

 

하지만 이는 올 초 김 대표가 넥슨을 매각하려는 과정에서 큰 약점으로 지적됐다. 새로운 대표작이 없는 상황에서 이들 게임만을 믿고 13조원에 이르는 매각 대금을 지불하기에는 부담이 컸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본 입찰에 참여한 투자자들과 김 대표간 매각 대금을 둘러싼 견해차는 끝내 좁혀지지 못했다. 즉, 신규 대표작 등 ‘미래 먹거리’가 부족하다는 한계에 부딪히면서 매각이 불발됐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더구나 넥슨은 올해 ▲트라하 ▲크레이지 아케이드 BnB M ▲고질라 디펜스 포스 ▲런닝맨 히어로즈 ▲린:더 라이트브링어 등을 다양한 신규 모바일 게임을 선보였지만 ‘트라하’를 제외하고는 흥행을 거두지 못했다. 트라하 또한 개발비 150억원이 투입된 대작 게임치고는 저조한 성적을 거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출시 예정된 ▲바람의 나라;연 ▲테일즈위버M ▲시노앨리스 등의 신작 게임들의 일정도 미뤄지는 상황이다. 이는 매각 실패 이후 사업 조직개편과 맞물리면서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대대적 조직개편 이어 ‘허민’ 승부수 던져

 

넥슨은 지난 8월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진행하고 PC온라인 사업본부와 모바일 사업본부를 지식재산권(IP) 중심으로 통합, 산하 9개 그룹을 만들었다. 기존 회사 운영 체제를 개편하고 인사이동을 통해 변화를 꾀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넥슨은 2011년부터 대작 게임으로 개발한 ‘페리아 연대기’ 중단을 전격 발표하면서 본격적인 조직개편의 신호탄을 울렸다. 레리아연대기 개발사 띵소프트는 넥슨의 손자회사이자 7개 개발 스튜디오 중 하나다. 지난 2010년 설립 이후 넥슨이 자회사 네오플을 통해 띵소프트에 투자한 금액은 무려 600억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넥슨레드의 '제노 프로젝트'가 좌초된 데 이어 '데이브', '네 개의 탑' 등을 개발 중이던 네오플 산하 '스튜디오 42'도 해체됐다. 흥행 부진에 허덕이는 게임들도 순차적으로 정리하고 있다. 넥슨은 지난 5월 PC 온라인 레이싱 게임 ‘니드 포 스피드 엣지’를, 7월에는 PC 온라인 배틀게임 ‘배틀라이트’ 서비스를 종료했다. 이어 8월에는 PC 온라인 배틀게임 ‘어센던트 원’도 중단했다.

 

이와 함께 박지원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GCCO)와 정상원 개발총괄부사장 등은 회사를 떠났다. 두 사람은 넥슨의 초창기 인물이지만 매각 불발과 개발 중단 통보가 퇴사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정상원 부사장은 ‘페리아 연대기’ 개발을 이끌어왔다.

 

이처럼 어수선한 상황에서 김 대표는 ‘던전앤파이터’의 아버지라 불리는 허민 원더홀딩스 대표를 영입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허민 대표는 넥슨의 외부 고문으로 넥슨의 전반적인 게임 개발에 참여한다. 김 대표는 그동안 굵직한 인수합병을 통해 넥슨을 성장시켜왔다. 던전앤파이터의 네오플(2008년)을 포함해 2004년 위젯(메이플스토리), 2010년 게임하이(서든어택)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현재 넥슨의 버팀몫이 되고 있는 장기 흥행 게임들을 연이어 배출했다.

 

허민 대표 영입도 이와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김 대표는 원더홀딩스에 3500억원을 투자하고 지분 11.1%를 사들였다. 원더홀딩스는 e커머스 플랫폼 위메프와 게임 개발사 원더피플, 에이스톰 등을 소유하고 있다. 넥슨은 원더홀딩스 산하 게임 개발사에 전략적 투자를 단행할 방침이다. 게임 개발과 라이브 서비스 협력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신규 대표작이 나오지 않는 현 상황에서 조직개편을 통해 허민 대표의 운신의 폭을 자유롭게 해 ‘제2의 던전앤파이터’를 기대하는 모습이다

 

업계에서는 허민 대표가 네오플과 위메프 등을 성공시키며 쌓은 경험을 토대로 내부 조직과 관계없이 과감한 개발조직 개편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흥행에 실패하거나 성공 가능성이 낮은 프로젝트는 과감히 정리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커지는 고용불안 목소리…배임 혐의도

 

하지만 이 같은 조직개편과 잇따른 프로젝트 중단에 직원들의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프로젝트 중단에 따른 전환배치 과정에서 심각한 고용불안을 경험하고 있다는 것이다. 넥슨 노조에 따르면 최근 무산된 ‘제노 프로젝트’ 팀원 80여명 중 30~40%가 아직 전환 배치되지 않은 채 대기 상태에 있으며 개발이 중단된 ‘페리아 연대기’ 팀원 60여명 역시 전환 배치를 기다리고 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넥슨이 조직개편 과정 중 인력 감축에 들어가는 것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되고 있다. 넥슨 노조는 지난 9월 게임 업계 처음으로 장외 집회를 열고 사측에 고용 보장을 촉구하기도 했다.

 

넥슨 측은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없다”고 선을 그은 상태다. 더구나 김 대표는 현재 가상화폐거래소 코빗 운영과 관련해 업무상 배임 의혹으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된 상태다. 투기자본감시센터는 지난 4월 “NXC 임원 김정주와 유정현은 2017년 9월 960억원에 코빗을 인수했으나 코빗에 대한 NXC의 장부가가 2017년 964억원에서 2018년 185억원으로 감소해 779억원이 손상차손 처리되면서 회사에 손실을 끼쳤다”고 주장했다.

 

센터는 고발장을 통해 “코빗을 통해 금융투자상품 거래가 이뤄지는데도 금융투자상품시장을 개설하거나 운영하기 위해 필요한 금융위원회의 허가를 받지 않았다”며 “이는 자본시장법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NXC와 넥슨 관계자는 “사실 무근”이라면서도 “향후 상황을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한편 김 대표의 검찰 고발은 지난 2016년 진경준 전 검사장에게 2005년 넥슨 주식 매입 대금 4억2500만원을 무이자로 빌려준 혐의(뇌물 공여)에 이어 두 번째다. 김 대표는 지난해 5월 파기환송심에서 무죄가 확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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