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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이성근號의 삼중고

현대중공업과 인수합병 문제로 노사간 대립 지속
LNG선 ‘훈풍’ 불고 있지만 대우조선해양 수주 소식 뜸해
공정위, 입찰 제한 예고에…강점 잃을 위기 놓인 대우조선

 

[FETV=김현호 기자] 침체된 조선업 시장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이성근 대우조선해양 사장이 취임한지 6개월이 됐다. 이 사장은 40년간 몸담은 회사의 실적 회복을 힘쓰고 있지만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고 있지는 않은 상황이다. 그는 초대형 조선소 탄생을 예고한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합병을 두고 노사간 대립이 격화하고 있어 중재자 역할을 맡아야 하는 부담도 갖고 있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은 합병을 위해 분주한 상황이다. 이미 현대중공업의 중간 지주사 역할을 맡고 있는 한국조선해양은 공정거래위원회에 기업결합 심사를 처음 제출했다. 이어 독과점 문제를 검토하기 위해 6개 국가에서 기업결합 심사를 앞두고 있다.

 

이성근 사장은 합병 반대 파업을 벌이고 있는 노조에 자제할 것을 요청했다. 그는 “노사간 간극이 노출돼 파업이 발생하고 있다”며 “경영정상화와 경쟁력 확보를 위해 슬기롭게 극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배경에는 양사간 합병을 반대하며 노조가 부분파업과 상경파업을 지속적으로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8월에는 대우조선해양 노조를 포함한 금속노조가 광화문에 상경해 총파업을 벌이기도 했다. 이어 대우조선해양 노조는 기업결합 심사를 앞두고 있는 유럽연합(EU)까지 찾아가 현대중공업의 인수를 불허해 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이 합병에 성공한다면 전 세계 선박의 5분의 1을 차지하는 회사가 탄생한다. 이는 세계 조선시장의 21%를 차지하게 되며 업계 3위에 해당하는 일본의 이마바리조선소보다 3배가 넘는 규모다. 노조측은 양사간 합병이 이뤄지면 구조조정이 불가피해 대규모 실업자가 발생할 수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최근 국내 조선업계는 액화천연가스(LNG) 훈풍이 불고 있다. LNG운반선은 물론 LNG추진선의 수주가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1위 현대중공업은 그리스 선사로부터 LNG 연료추진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14척의 수주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또 현대중공업그룹이 2021년까지 인도할 예정인 척당 건조 가격은 1300억원에 달한다. 삼성중공업도 최근 21억 달러 규모의 LNG선 11척을 수주에 성공했다.

 

LNG 훈풍이 불고 있지만 대우조선해양의 실적은 아쉬움이 남는다. 사측은 8월22일 그리스로부터 LNG운반선 1척을 수주한 이후 눈에 띄는 성과를 내지 못했다. 또 목표 수주액은 절반도 채우지 못하고 있다. 그럼에도 향후 LNG선 수주를 기대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다. 카타르가 연내 LNG운반선을 100척 가까이 발주할 계획을 내놨기 때문이다.

 

대우조선해양은 LNG선 수주를 위해 기술력을 앞세우고 있다. 이미 LNG화물창 설계기술을 자체 개발해 세계적 선급협회인 프랑스BV사로부터 LNG운반선 적용에 적합한 인증을 획득하기도 했다. 프랑스뿐만 아니라 미국, 한국, 노르웨이 등 5대 선급으로부터 인증 받아 동종업계에 비해 기술력 경쟁에서 앞서 있다는 평가다. 최광식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도 “LNG 추진선이 내년부터 환경규제에 따라 발주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인수를 당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기업결합심사를 지켜보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성근 사장은 노조의 극심한 발발을 지켜보기만 할 수 없는 입장이다. 파업이 지속되면 노사간 충돌은 장기화 될 수 있고 업황 회복에 큰 장애물이 될 수 있다.

 

악재는 또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잠수함 수주에 강점이 있지만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입찰 제한 결과를 기다리는 입장이다. 공정위는 지난해 대우조선해양이 하도급법을 위반했다며 과징금을 부여했으며 검찰에 고발하기도 했다. 공정위 결과에 따라 대우조선해양은 공공입찰에 참여할 수 없게 된다. 최대 2년까지 입찰에 참여할 수 없어 실적 회복에 힘쓰는 이성근 사장의 발목을 잡을 여지가 크다.

 

이성근 사장은 취임 이후 “환경 변화에도 흔들리지 않겠다”고 말했다. 노사 대립, LNG선 실적, 입찰 제한까지 대우조선해양의 실적 환경에 영향을 미칠 변수가 많은 상황이다. 이 사장이 경영능력을 발휘해 자사에 낭보를 전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