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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자동차업계 구조조정 ‘먹구름’…판매부진에 위기감 고조

‘10분기 연속 적자’ 쌍용차, 순환휴직 등 고강도 구조조정 추진
‘마이너스 성장’ 한국GM·르노삼성차도 판매감소 경영난 악화

 

[FETV=김창수 기자] 자동차업계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한국지엠(GM)과 르노삼성차, 쌍용차가 국내외 판매부진 수렁에 빠져들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사정이 조금 낫지만 콧노래를 부를 상황은 아니다. 중국 실적이 회복될 조짐이 보이지 않는데다가 세계 자동차 수요 감소가 겹쳤기 때문이다.

 

더욱 문제는 버티면 나아질 것이란 기대도 하기 힘들다는 점이다. 세계 경기가 침체 기로에 있고 장기적으로 전기동력 자율주행차로 패러다임이 변화하면 일자리가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가 많다.

 

경영이 어려운 사측은 구조조정으로 눈을 돌리고 일자리가 불안한 직원들은 대응이 강경해지면서 노사갈등도 격해지고 있다.

 

◆ ‘구조조정의 연속’ 쌍용차, 흑자전환 빛도 희미해져

 

국내 5위 완성차업체인 쌍용차는 올해 16만3000대를 판매해 흑자전환의 원년을 달성하겠다고 밝혔지만 야심차게 내놓은 신차들의 판매 부진에 따라 허리띠만 계속 졸라매고 있다.

 

쌍용차는 올해 들어 8월까지 완성차 판매가 8만8702대로 전년 동기보다 2.4% 감소해 연간 목표는 사실상 달성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내수 판매는 7만2695대로 작년 동기보다 3.3% 늘어 3위를 기록했지만 신형 코란도 수출이 지연되는 등 수출이 1만6007대로 22.1% 급감했다.

 

이에 따라 상반기 영업손실은 769억원으로 작년 상반기(387억원 적자)보다 적자 폭이 커졌다.

 

2011년부터 시작된 쌍용차의 적자 행진은 최대주주 마힌드라가 티볼리 기술료를 지급한 덕분에 2016년 4분기에만 ‘반짝 흑자’를 냈으며 이후 10분기 연속 영업적자가 이어졌다.

 

쌍용차는 재고 부담에 코란도 투리스모를 지난 6월 말 단종시켰지만 전반적인 판매 부진에 따라 지난 7월 역대 처음으로 노사 간 합의를 거쳐 평택공장의 생산중단(셧다운)을 시행했다.

 

쌍용차 노사는 지난달 기본급 4만2000원 인상과 경영위기 타개 동참에 따른 장려금 100만원 지급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임금협상을 무분규로 타결했지만 20일 사무직 순환휴직과 22개 복지 항목의 중단·축소 등에 합의해야 했다.

 

또한 지난달 임원 20% 축소와 임원 급여 10% 삭감 조치도 단행했다.

 

이는 예병태 쌍용차 대표가 7월 말 발표한 임직원 담화문에서 경영정상화를 위한 쇄신책으로 조직 개편과 안식년제 시행 등을 제시한 후속 조치의 하나다.

 

쌍용차는 조직 개편을 비롯해 신입사원과 경력직 채용을 중단하고 비업무용 자산을 매각하는 등 고강도 쇄신책을 추가로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 한국GM·르노삼성차, 판매감소에 경영난

 

한국GM은 올해 들어 8월까지 누적으로 판매량이 28만7540대로 전년 동기보다 6.2% 감소했다. 내수는 4만8763대로 17.2% 떨어졌고 수출은 23만8천777대로 3.6% 줄었다.

 

군산공장 폐쇄 후 급한 불은 껐지만 경영이 정상궤도에 올라서지는 못했다.

 

일자리 불안이 커지며 노사갈등도 고조되고 있다. 한국GM은 지난 추석 연휴 전에 전면 파업을 벌였다. 2002년 미국 제너럴모터스(GM)에 인수된 후 처음이다. 20일부터는 부분파업을 시작했다.

 

한국GM 노조는 기본급 인상, 성과급 지급, 인천 부평2공장의 지속가능한 발전 전망 계획 제시 등을 요구했지만 사측과 입장 차를 좁히지 못했다.

 

노조는 산업은행이 지난해 한국GM에 7억5000만달러(약 8100억원)를 출자했는데도 GM이 2022년 이후 인천 부평2공장에 생산물량을 배정한다는 확답을 하지 않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2공장 폐쇄 후 정리해고 시나리오가 이들이 우려하는 대목이다.

 

반면 사측은 “한국공장에서 파업으로 인해 생산하지 못하는 물량을 다른 공장으로 이전할 수 있다고 본다”는 등의 발언으로 노측을 압박하고 있다.

 

최근 미국에서 GM 노조가 12년 만에 처음 파업에 돌입하는 등 본사 분위기도 어수선하다.

 

르노삼성차도 사정이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르노삼성차는 올해 국내 시장에서는 QM6의 선전 등으로 버티고 있지만 수출이 급감하면서 8월까지 누적으로 판매가 11만4705대로 전년 동기보다 27.1% 줄었다.

 

내수는 5만2585대, 수출은 6만2120대로 각각 5.5%와 38.9% 줄었다.

 

게다가 내년에는 수출용 로그 위탁물량 6만대가 오롯이 빠질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내년 하반기로 예정된 신차 XM3의 유럽 수출물량 생산도 현재로서는 불투명한 상태다.

 

결국 인력 구조조정이 테이블에 올랐다. 시간당 생산량(UPH)이 기존 60대에서 45대로 낮아지면 현재 부산공장 생산직 1천800명 가운데 20%가 넘는 400명이 남게 된다는 분석이 나온다.

 

르노삼성차는 27일까지 생산직 선임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세계 수요가 감소하고 모기업들도 힘든 처지에 미래 산업전망도 밝지 않아 해결이 쉽지 않아 보인다”라며 “게다가 지난해 한국GM에 지원을 해주면서 좋지 않은 선례를 남긴 데다 내년 총선을 앞둔 시기여서 정부가 끌려다닐 우려가 많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