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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배민·요기요 게섰거라“...배달앱 도전하는 ‘쿠팡이츠’ 김범석

정식 출시 앞두고 서비스 지역 확대 속도↑
로켓배송으로 쌓은 노하우 통해 차별화 노린다
최소주문 금액 없애고 빠른 배송으로 승부수
우버이츠 실패 교훈 삼아야

[FETV=김윤섭 기자] 쿠팡이 음식 배달 서비스 ‘쿠팡이츠’ 정식 출시를 앞두고 최근 서울을 중심으로 서비스 지역 확대에 속도를 내면서 본격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현재 서울 송파구와 서초구, 강동구 등 17곳, 경기도 2곳에서 음식배달서비스를 시범운영하고 있는데 30일 이후 서울 강북구까지 서비스지역을 넓힌다.

 

2020년 초부터는 경기도 가평과 광주, 안성, 양주, 양평, 여주, 연천, 이천, 파주 등 수도권과 경기도 전역으로 쿠팡이츠를 확대할 계획을 세워뒀다.

 

쿠팡 관계자는 “쿠팡이츠 서비스지역을 수도권과 전국으로 넓혀가면서 정식으로 쿠팡이츠를 론칭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국내 전체 배달 시장은 20조원 규모로 추산된다. 배달앱 이용자수도 지난해 2500만명을 돌파하면서 국민 2명 중 1명은 배달앱을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배달앱 결제규모도 3조원대를 기록했다.

 

이런 배달앱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곳은 배달의민족과 요기요다. 우아한 형제들이 운영하는 배달의민족이 약 55%, 딜리버리코리아가 운영하는 요기요와 배달통이 약 45%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쿠팡은 쿠팡이츠만의 경쟁력을 통해 성공시키겠다는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쿠팡은 배달앱시장에서 배달서비스는 본질이자 핵심이며, 그 부분에서 쿠팡이츠가 가장 잘 해낼 자신이 있다는 입장이다.

 

쿠팡은 "음식 배달은 식당에서 만들어진 음식을 배달담당자(C)가 고객에게 전달하는 크게 4가지 단계로 이뤄지는데, 이용자 수가 폭발적으로 늘어난다면 4가지 요소로 구성되는 경우의 수도 폭발적으로 증가한다"며 "이렇게 엄청난 복잡성을 띠는 규모에서 최적의 효율을 보이며 운영되는 배달 서비스가 바로 로켓배송"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재 시범사업 중인 쿠팡이츠의 경쟁력도 로켓배송의 경험과 노하우에서 나온다고 밝혔다.

 

실제 쿠팡은 로켓배송을 통해 500만 종이 넘는 상품을 전국에 분포된 물류 거점을 중심으로 2500만 고객에게 배송하고 있다. 매일 200만개의 상품을 구매하고, 다음 날 혹은 주문 당일에 배송하고 있다.

 

또 다른 전략은 우선 자체 배달인력인 ‘쿠리어’를 통해 기존에 음식 배달을 하지 않았던 음식점들을 가맹점으로 모집해 ‘배달음식’을 차별화 한다.

 

쿠팡이 현재 운영하고 있는 쿠팡이츠의 첫 화면에는 ‘우리동네 맛집’이라는 코너가 있는데 쿠팡은 여기에 기존에 배달하지 않던 ‘맛집’들을 추가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특히 서울과 수도권 외 지역에서 쿠팡이츠의 이런 강점이 부각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서울과 수도권에서는 인구가 많은 만큼 배달서비스가 잘 발달한 반면 지방은 상대적으로 배달직원을 둔 음식점이나 배달업체와 계약한 음식점 수가 적다는 것이다.

 

쿠팡에서 물류서비스에 막대한 투자를 해왔는데 이런 점도 배달앱시장에서 차별화된 강점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로켓배송을 통해 쌓아온 데이터를 통해 쿠팡이츠에서 최적의 배송 경로 등에 음식배달을 활용한다는 것이다.

 

쿠팡의 정체성인 빠른 배송과 프로모션 기간 배달비 무료 정책도 차별화 전략 중 하나다. 강력한 자본력을 무기로 마케팅 활동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쿠팡 측은 “현재 베타 서비스 기간이라 향후 정책 변화 등에 대해 아직 알려드릴 수 없으나 배달비는 프로모션 기간 중 무료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쿠팡이츠 정책이 ‘배달 유료화’ 논란을 다시 불러오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최근에는 일상화되면서 자리 잡았으나, 쿠팡이츠 사용자가 늘어날수록 배달비 무료 배달음식 앱을 원하는 고객이 늘어날 것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쿠팡의 이러한 프로모션 전략은 쿠팡의 유료멤버십 ‘로켓와우’를 시장에 자리 잡게 할 때 전략과 흡사하다. 약 8개월의 기간동안 무료 체험 프로모션을 진행하면서 해당 서비스 이용이 익숙해진 이들을 연착륙시키는 전략이다.

 

쿠팡 앱을 통해 연동되는 것도 큰 강점으로 꼽힌다. ‘로켓배송’으로 인지도가 높은 앱을 통해 접근성을 높이고 편의성까지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동남아 지역에서 ‘그랩’이 성공한 이유 중 하나도 앱 하나로 택시호출과 음식배달을 이용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쿠팡이츠가 단번에 배달앱 시장에 자리 잡을지는 미지수다.

 

우선 그동안 배달앱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기업들의 실패 사례가 부담이다. 지난 2017년 우버코리아가 우버이츠를 개시하며 야심차게 도전했지만 배달의민족과 요기요의 아성을 위협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결국 개시 2년만인 지난 9일 회원들에게 메일을 보내 내달 14일부로 사업을 중단하겠다고 공지했다.

 

카카오도 지난해 정식 앱을 출시한 것은 아니지만 카카오톡 내에 ‘주문하기’를 추가하면서 배달시장에 진출했다. 당시 막강한 자본력을 지닌 카카오의 배달시장 진출에 업계에서도 주목을 했지만 지금까지는 기대만큼의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기존 배달 앱들이 다양한 프로모션을 통해 배달비 이상의 할인 혜택을 제공하고 있는 것도 쿠팡이츠에게는 부담이다.

 

요기요는 9900원을 정기 결제하면 월 3만원 상당의 혜택을 제공하는 정기 할인 구독 서비스 '슈퍼클럽'을 론칭했고 그 외에도 여러 할인 쿠폰 이벤트나 요기요 플러스의 배달로 프로모션등 배달비를 상쇄할 만큼의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입점 매장을 확보하는 것도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배달의민족은 11만개 요기요는 6만개의 매장이 입점해있다. 이런 가운데 쿠팡이츠까지 뛰어든다면 가맹점주 입장에서도 마케팅 채널 증가로 비용이 더 늘어나는 부담을 느낄 수 있다.

 

쿠팡이츠로 새 매출이 발생하면 가맹점주도 반기겠지만, 뚜렷한 증가 없이 광고료나 판매 수수료만 가중된다면 가입 동기가 부족하다. 특히 작은 사업체를 운영하는 가맹점주 입장에서는 빠르게 수익성이 나지 않는다면 서비스에 대한 신뢰가 깨질 수 있다.

 

업계에서는 배달앱의 특성으로 고객들의 충성도를 꼽는다. 하나의 앱을 사용하면 다른 앱으로 잘 이동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쿠팡이 자본력을 통해 ‘유통 공룡’이라는 수식어를 들을만큼 압도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배달앱 시장에서의 성공을 보장하지 못하는 이유다. 과연 쿠팡이츠가 쿠팡처럼 공격적 투자와 마케팅을 통해 배달앱 시장에서도 압도적인 성장세를 보여줄지 정식 서비스 론칭 이후 행보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