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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급식의 즐거운 변화가 필요하다.

- 여름방학이 시작 되는 시기에 돌아 보는 학교급식

[푸드경제TV 이정미 기자] 학교급식은 급식을 통하여 필요한 영양을 공급함으로써 건강한 심신의 발달, 올바른 식생활의 이해, 편식의 교정, 위생관리, 공동체 의식 고취 등의 전인격적 교육을 돕는데 그 목적이 있다. 예부터 모든 교육의 시작은 밥상머리에서부터 시작된다고 하였다. 가족과 함께 식사시간을 통해 식사 예절은 물론 가치관을 형성하는데 많은 영향을 받았고 ‘밥상머리 교육’ 이 인격형성에 중요하다고도 하였다.

하지만 바쁜 현대인들에게 가족이 함께 끼니를 나눈다는 뜻이 담긴 ‘식구(食口)’ 라는 명칭을 사용하기에 어색할 정도로, 모여서 식사할 수 있는 횟수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 더욱이 밥상머리 교육의 대상이 되는 학생들의 경우 아침을 거르고 등교하는 경우가 많고 방과 후에도 사교육으로 인해 대충 패스트푸드로 허기를 달래고 늦은 저녁 집에 귀가하게 된다.

그러다보니 가족들과 함께 식사시간을 갖기 힘들어졌고 자연스럽게 교육을 받을 기회도 없어지게 된 것이다. 이제 학교급식을 통하여 학생들이 공동체의 일원이 되어 밥상에 앉고, 음식의 소중함과 건강의 가치를 느끼면서 즐겁게 식사할 수 있는 점심시간이 이루어져야 한다. 즉 교육의 기회를 제공할 수 있는 학교에서 그 역할을 수행해야만 한다.

현재 우리나라 전반에 무상 학교급식이 이루어 지고 있다. 친환경, 로컬푸드 등 우수한 식자재의 도입체계를 달성하였고, 100%의 학교급식을 위하여 교육당국의 노력이 지속되고 있다. 미비했던 급식체계로 시작되었지만 학교 급식이 시작된 지 어느덧 35년이 되었다. 양은도시락부터 보온도시락, 이동식 급식을 거쳐 학교 급식은 35년간 발전을 도모해왔다. 즉 우리의 아이들에게 더욱 위생적이고 건강한 식단을 제공하기 위하여 학교급식은 많은 변화를 거듭해왔다.

하지만 지금의 학생들이 정문에서 두발과 교복 검사를 하던 그 시절, 어머니가 손수 싸주신 책가방 속 도시락을 쉬는 시간에 몰래 꺼내어 먹던 우리만큼 과연 행복한 모습일까? 전형주 장안대 식품영양학과 교수는 학교급식이 학생들의 건강과 먹는 기쁨을 함께 제공하며 올바른 식습관이나 가치관 형성을 위한 체계로 그 기능을 충분히 발휘하기에는 아직 보안해야 할 부분들이 남아있다고 지적한다.

첫째, 획일화가 아닌 다양화, 개별화에 관심을 두어야 한다. 편식 교정이라는 목적만 바라보고 학생들에게 본인의 기호나 체질에 맞지 않는 음식을 억지로 섭취시키는 경우가 많다. 어떤 초등학교에서는 식판에 담은 음식을 하나도 남기지 않기 위하여 식사가 끝나면 식판을 머리위에 거꾸로 들어야 한다는 담임 선생님의 강요로 무조건 숨을 쉬지 않고 음식과 국물까 삼키는 아이들이 있고, 또 어떤 고등학교 학생들은 무조건 좋아하는 반찬만 먹은 후 대부분의 음식을 쓰레기통에 버린다고 한다. 이런 경우 음식쓰레기의 문제 뿐 아니라 음식물 섭취에 대한 반감만 커져 역효과를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 학생들이 편식을 하는 식재료의 경우 다양한 조리법을 적용하여 제공할 수도 있고 식재료에 존재하는 영양성분에 대한 가치를 공지하거나 교육하는 개별화 지침이 요구된다.

둘째, 학생 개개인의 건강상태를 숙지하며 위생관리와 식품알레르기 표시제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급식의 개념을 보다 새롭게 하여 대량의 식사제공에서 시작된 급식이므로 학생들의 안전을 위하여 개개인의 기호와 체질을 세심하게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 학교급식이 사회와 자연, 지역을 살리는 유통망을 형성하였고 국민 복지의 한 차원으로도 많은 기여를 해왔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학생들의 건강과 안전을 챙기는 일임을 명심해야 한다. 몇 년 전부터 급식법 개정안이 만들어져 시행에 들어간 알레르기 유발 식품 공지제도의 경우 학생들 개개인의 체질과 문제점을 미리 고려하여 급식을 시행하고 있는 필수적인 사례가 되었다. 학생들의 기초 조사 등을 통하여 개개인의 다양성을 고려한 학교급식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며 또한 응급상황시의 대처 방안 등도 좀 더 구체적으로 마련되어야 한다. 맛있는 학교의 급식 시간을 기다리는 우리 학생들의 위생과 안전망 구축을 위하여 더 많은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세째, 학교급식의 수행이 성공하려면 영양교육이 활성화되어야 한다. 학교급식을 보면 그 나라의 경제적 상황, 교육에 대한 인식, 산업 형태, 문화 등을 알 수 있다고 한다. 학교급식법을 도입한 학교급식의 목적은 “급식을 통한 학생의 건전한 심신의 발달을 도모하고, 나아가 국민식생활 개선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한다.” 고 명시되어 있다. 학교 급식이 교육의 일환으로 운영되어야 질병 예방교육 뿐만이 아니라 학생들의 식습관 개선과 균형 있는 식사가 이루어질 수 있다. 식사의 소중함과 농부의 수고를 생각할 줄 모르는 것이 교육의 부족이라면 인력의 확충으로 올바른 영양교육을 실시해야 한다. 즉 영양사 및 영양교사의 양적 질적 향상이 이루어져야 하므로 정부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지원해야하는 과제가 남아있다. 영양사 및 영양교사는 급식지도 전문가로서의 역량을 갖추고 학생들의 기호도를 반영한 식단 작성, 소아 비만 등의 질병 예방, 식사 예절, 개인위생, 식문화의 이해 등을 교육할 수 있어야한다. 나아가 음식물 쓰레기 감량, 전통 식단의 해석, 농축산물의 합리적인 소비에 역할하며 사회문화 전반에 기여하는 전문가가 되어야한다.

(사진) 학교 급식 메뉴우리나라의 ‘정주영가’ 는 새벽 5시 가족 식사시간에 경영 수업을 했으며, 정치 명가 ‘케네디가’ 는 리더로서의 필수 자질을 식탁에서 익혔다고 한다. 더불어 하버드대학 연구진의 연구 결과 아이는 책을 읽을 때보다 10배 넘는 어휘를 식탁에서 배운다고 했다. 긴 역사와 많은 연구 결과에 따르면 우리가 예부터 중요하게 여겨오던 ‘식사시간의 교육’ 이 얼마나 위대한지 알 수 있다. 신체의 건강은 균형 있는 식사에서 비롯되는 것이며 이제 진정한 의미의 조기교육은 학교급식을 통하여 사회적으로 의미 있는 인격과 가치관을 형성할 수 있는 것이다.

감사하는 마음으로 기쁘게 식사를 함으로써 학생들의 학교생활은 더욱 활발해 질 수 있을 것이며, 이제는 그 역할을 학교급식이 이끌어 가야한다. 학교급식은 “끼니 떼우기” 가 아닌 소중한 식사 시간을 제공해 주는 작은 행복의 근원이어야 하며, 미래 꿈나무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심어주면서 그들의 건강과 안전을 책임져야 할 것이다. 초중학생들의 여름방학이 시작 되는 시기에 드는 생각이다.



이정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