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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에너지


LG화학·SK이노 대화 물꼬 텄지만…“최고경영자 회동 통해 실타래 풀어야”

16일 양사 CEO 회동 큰 소득 없어, ‘회장님’ 역할론 대두
소송전 장기화할 경우 글로벌 배터리 수주 중국 기업에 넘어갈 수도

 

[FETV=김창수 기자] 전기차 배터리를 둘러싸고 소송 중인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최고경영자(CEO) 신학철 LG화학 부회장과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이 16일 전격 회동했다. 뾰족한 합의점을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각 그룹 총수들의 역할론이 대두되는 모양새다.

 

이날 양사 관계자는 “신학철 LG화학 부회장과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이 오늘 서울시내 모처에서 회동했다”면서 “각사 입장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고 첫 만남까지 산업부의 노력이 있었다. 다만 구체적인 대화 내용은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신학철 부회장은 지난주 미국 사업현장을 방문하고 15일 귀국했고 김준 사장은 20일(현지시간) 미국에서 열리는 ‘SK 나이트’ 행사 참석을 위해 오는 19일 출국할 예정이라 오늘 만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재계 관계자는 “양사가 합의에 이르지는 못했지만 대화의 물꼬를 텄다는 점은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된다”면서 “최고경영자는 전문경영인으로 그룹간 싸움인 이런 중대한 사안에 대해선 결정권이 없어 이제 최태원 SK 회장과 구광모 LG 회장이 직접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SK이노베이션과 LG화학간 자동차 배터리 분쟁이 장기화할 경우 양사는 물론 국익에도 악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실제로 재계 일각에선 SK이노베이션과 LG화학간 배터리 분쟁으로 중국 배터리 업체가 반사이익을 얻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일본의 경제보복과 미·중 무역전쟁 격화로 우리 산업계에 대한 안팎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반도체뿐 아니라 전기차 배터리 산업의 전반적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다. LG화학이 미국에서 낸 소송에서 승리하게 되면 폴크스바겐의 미국산 전기차에 배터리를 공급할 예정인 SK이노베이션 미국 공장은 가동할 수 없는 처지가 된다. 이렇게 되면 폴크스바겐은 2022년 미국 전기차 물량 전체를 공급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결국 글로발 자동차 업체들이 안정적인 배터리 공급처 확보를 위해 소송중인 SK이노베이션이나 LG화학 대신 중국 등 외국 기업으로 공급망을 바꾸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할 가능성을 배제할수 없는 상황이다.  

 

이를 방증하듯 폭스바겐은 최근 중국 배터리 업체의 지분을 인수하거나 합작사 설립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업체로는 궈쉬안이 유력하다는 분석이다. 또 폭스바겐그룹의 아우디는 중국 배터리 업체 비야디(BYD)와 배터리 공급계약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우디와 비야디 양사는 이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국내 기업 대타로 거론되는 중국 궈쉬안은 전기차 배터리 점유율이 3.4%(2.25GWh)로 SK이노베이션(2.4%·1.6GWh)보다 한 단계 앞선 7위 업체다. 비야디는 14.5%(9.5GWh)로 3위를 기록, 4위인 LG화학(12.8%·8.4GWh)을 따돌린 상태다. 

 

이미 중국 업체들은 자동차 배터리 기술이 국내 기업을 위협할 만큼 상당한 수준에 도달했다는 분석이 팽배하다. 중국 배터리 업체들이 글로벌 전기차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잠식하는 상황에서 국내 업체간 소모성 다툼이 장기화할 경우 글로벌 경쟁에서 밀려 나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재계 한 전문가는 “두 그룹의 최고경영자가 하루속히 2차 회동을 갖고 배터리 논쟁의 실마리를 풀어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