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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에너지


LG화학 vs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소송전에 중국업체 "띵호와"

폴크스바겐, 중국 배터리업체와 공급 논의
치고 올라오는 中 기술력…경쟁력 약화 '우려'

 

[FETV=김창수 기자]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전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중국 배터리 업체가 반사이익을 얻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일본의 경제보복과 미·중 무역전쟁 격화로 우리 산업계에 대한 안팎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반도체뿐 아니라 전기차 배터리 산업의 전반적 경쟁력 약화로 이어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LG화학은 지난 4월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기술 영업비밀 침해를 문제 삼아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와 연방법원에 소송을 낸 데 이어 SK이노베이션도 맞소송을 내기로 했다. LG화학이 조건 없는 사과를 전제로 대화를 제안했지만 SK이노베이션은 “사과할 이유가 없다”며 맞서는 상황이다.

 

최근 중국 현지 언론 전원배터리네트워크(动力电池网) 등에 따르면 폭스바겐이 중국 배터리 업체의 지분을 인수하거나 합작사 설립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업체로는 궈쉬안(Guoxuan)이 유력하다는 분석이다.

 

또 폭스바겐그룹의 아우디는 중국 배터리 업체 비야디(BYD)와 배터리 공급계약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우디와 비야디 양사는 이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이 때문에 중국 업체가 글로벌 전기차 시장 점유율을 잠식해가는 상황에서 국내 업체 간의 다툼으로 글로벌 경쟁에서 자칫 밀려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중국 업체의 전체 전기차 배터리 점유율(출하량 기준)은 52.9%(34.62GWh)로 절반을 훌쩍 넘어섰다. 궈쉬안은 전기차 배터리 점유율이 3.4%(2.25GWh)로 SK이노베이션(2.4%·1.6GWh)보다 한 단계 앞선 7위 업체다. 비야디는 14.5%(9.5GWh)로 3위를 기록, 4위인 LG화학(12.8%·8.4GWh)을 따돌렸다.

 

폴크스바겐이 비야디와 손을 잡게 된 데는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소송 결과에 따라 공급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한몫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LG화학이 미국에서 낸 소송에서 승리하게 되면 폴크스바겐의 미국산 전기차에 배터리를 공급할 예정인 SK이노베이션 미국 공장은 가동할 수 없는 처지가 된다. 이렇게 되면 폴크스바겐은 2022년 미국 전기차 물량 전체를 공급하지 못하게 된다.

 

중국 업체의 기술력이 한국 업체들을 위협할 수준으로 올라왔다는 평가도 나온다. 그간 중국 배터리 업체들은 주로 막대한 내수 물량에 의지해 왔다. 수출에 나설 만큼의 기술을 확보하지 못한 탓이었다. 비야디는 한국이나 일본 업체가 주로 생산하는 삼원계(NCM, NCA) 배터리가 아닌 리튬인산철(LFP) 배터리에 집중해왔다. LFP는 삼원계보다 밀도가 떨어지는 기술이다. 그러나 비야디는 내년부터 에너지 밀도를 높인 고성능 NCM811 배터리를 생산할 계획이다.

 

업계의 우려에도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빠른 합의가 가능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서로 대화의 가능성은 열어놨지만 LG화학이 조건 없는 사과를 요구하고 있어 실현 가능성이 크지 않아 보인다. 이에 정부가 중재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배터리 업계의 한 관계자는 “두 그룹의 최고경영자(CEO)들이 만나 극적으로 푸는 방법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